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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안철수 사주를 보니 이번에 단일후보가 아닐 줄 알았다는 글을 봐서 말입니다.
그 사주란게 맞을때는 또 신기하게 맞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주 초보자가 책만보고 짚어내는데, 상당히 비슷하게 맞추어서 놀랐던 적 있었습니다.) 근데 또 영 아닐때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 믿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궁금하긴 하네요. 사주라는게 나름대로 이론이 있잖나요? 생년-월-일-시 딱 네개만 가지고 그 사람의 운을 짚어내는 데요. 그럼 그 이론에서 쌍동이들은 사주가 전부 같게 나오나요? 아니 큰 병원 분만실에서 기다리고 있어보면, 커다란 병실에서 산모들이 줄줄히 앉아서 소리지르고 기다리다가 차례로 아이를 낳잖아요. 사주에서 따지는 단위시는 2시간인데, 그 두 시간안에 열 명도 더 아이가 나오잖아요. 그럼 비슷한 시간에 태어난 그 아이들은 전부 사주가 같다는 이야기인지 궁금합니다.
이쪽 '공부'해보신 분의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확률적 결정론 또는 경향성 정도로 보면 그런 식의 반박은 통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혈액형 A형이면 성격이 똑같나?”라는 반박이 혈액형 성격론에 통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진화 심리학의 남녀의 선천적 차이도 경향성이지 “남자는 항상 이렇다”라는 절대적 명제가 아닙니다.
사주의 문제점은 아무도 사주에 따른 경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혈액형 성격론도 그렇고요. 반면 진화 심리학자들은 상당히 잘 연구된 증거들을 꽤 많이 댈 수 있습니다.
에구... 전 역학 믿지는 않습니다. 과학적으로 쌍둥이는 DNA가 비슷하니까 뭔가 비슷한게 많겠죠.
질문은 소위 "역학"에서도 뭔가 이론이 있을 텐데, 뭐라고 설명하는지 궁금해서요. 특히 쌍둥이는 아닌데 생년월일 시가 비슷한 사람들은 도데체 같은 운명인건지 아닌지 말이지요.
안철수 사주를 봤을 때 올해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 게 전데요... 저를 두고 하신 말씀?
안철수 지지자 중 한 사람이고 SNS에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인데, 올해 초여름, 그 사람이 저에게 안철수 사주를 풀이해달라고 하길래, 대운은 좋으나 세운이 나쁘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기 어렵다고 단언해주었습니다. 안철수는 인중병화(寅中丙火)가 용신인데, 목화(봄여름)기운에 길하고 금수(가을겨울) 기운에 흉합니다. 올해는 임진년이라서 명리학상 수기운이 매우 강한 해죠. 그래서 안철수는 올 여름까지 상승세를 타다가 추석이후로 꺾여서 결국은 탈락한다고 예언해주었는데, 모든 게 제가 말한대로 다 됐습니다.
저도 신기하기는 한데... 이런 일이 한 두번이 아니고 왜 이렇게, 어떻게 다 맞추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고시공부할 때 친구와 후배들 합격할 수 있는지 사주를 봐달라고 해서 다 봐줬는데, 10명정도 봐줬습니다. 다 제가 말한대로 합격할 사주라고 한 친구들은 다 합격했고, 합격못하는 사주라고 한 친구들은 다 떨어졌습니다. 제가 역학 공부를 한 지가 20년 이 좀 넘고, 팔공산에서 삭발하고 입산수도를 1년 정도 했는데 그 때 사주팔자학(자평명리학)과 주역을 공부하고 기도를 많이했습니다. 그 때 실력이 많이 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고로 역학이나 명리학(운명의 이치를 탐구하는 학문)은 믿는 게 아닙니다. 과거나 미래를 맞추는 데 의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적중률이 낮아도 상관없습니다. 역학자들은 역학, 사주팔자학을 과학이고 통계학이라고들 하는데, 제가 봤을 땐 역학이나 사주팔자학은 과학이나 통계학과는 전혀 상관없습니다. 제가 보기엔 역학은 과거를 반성하고 자기 수양을 위한 화두를 던지는 도덕철학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과거와 현재를 찬찬히 차분히 관조하면서 대자적인 시각으로 공평무사한 마음을 가지고 반성하다보면 가끔씩 미래가 보일 때가 있습니다.
시중에 미래를 맞춘다 어쩐다 하고 부적을 쓴다 어쩐다하는 역술인들은 100% 사기꾼들입니다. 역술이라는 것은 천지만물을 사랑하고 공평무사한 마음을 가지도록 하는 도덕철학입니다. 역술인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지 과거나 미래를 맞춰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건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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