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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이 물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뻔한 진리입니다.
연필을 손에 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오른쪽에 놓을지 왼쪽에 놓을지 결정하십시오. 그 다음에 연필을 놓으십시오. 연필을 든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연필은 오른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고 왼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음은 물질에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논란의 초점은 “마음이 물질에 영향을 끼치는가” 여부가 아니라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문제입니다.
과학적 유물론자들은 마음이 근본적 물리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봅니다. 마음이 결국 신경원(neuron)들을 비롯한 물질의 작동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신경원은 물리 법칙을 초월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의 마음도 물리 법칙을 초월할 수 없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을 못마땅해했습니다. 세상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을 거부한 것은 아닙니다. 그도 양자역학이 미시 세계에 대한 당대의 가장 나은 이론이라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는 절대적 결정론에 바탕을 둔 더 나은 이론이 양자역학을 대체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상대성 이론이 뉴턴의 중력 이론을 대체했듯이요. 이것은 일종의 신념이지요.
만약 아인슈타인의 믿음이 옳다면(제가 알기로는 아인슈타인의 절대적 결정론에 대한 믿음이 완전히 반증되지는 않았습니다) 인간의 마음은 물리 법칙에 의해 절대적으로 결정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근본적인 수준에서는 자유 의지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만약 아인슈타인의 믿음이 틀려서 신이 주사위 놀이를 한다고 해도, 즉 절대적 결정론은 틀렸고 확률적 결정론이 물리 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자유 의지가 들어설 수는 없어 보입니다. 양자 역학적 우연도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쇳덩이가 중력에 의해 땅에 떨어지는 것을 인간이 염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사위를 던졌을 때 인간이 염력으로 어떤 숫자가 나오도록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물리 법칙에 따라 작동하는 우주의 필연적인 측면도 우연적인 측면도 통제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과학적 유물론의 입장입니다.
이런 입장을 거부하려면 이원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마음이 신경원의 작동의 결과가 아니라고 보아야 합니다. 적어도 인간의 마음 중 일부는 물리 법칙에 따라 작동하는 신경원과는 독립적으로 작동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결국 데카르트의 송과선(영혼과 물질을 연결시켜주는 기관)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원론이 틀렸다는 점을 확실히 증명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은 “가끔 물리 법칙이 작동하지 않을 때가 있다. 즉 가끔 기적이 일어난다”는 명제가 틀렸다는 점을 확실히 증명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과학자들과 과학 철학자들은 그런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약간 오해하시는데 저는 물질과 마음의 실체이원론으로 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의 기본입자가 전통적인 의미의 물질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전통적으로 물질은 질량과 부피를 가지는 것 마음은 그 반대였잖아요. 그런데 이런 가정이 양자역학차원의 기본입자에서는 틀렸고 오히려 오묘하게도 물질과 마음의 속성을 모두 갖는 것 같은 기본입자를 통해 현재의 물질과 마음의 두 속성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죠.
http://ko.wikipedia.org/wiki/물질
님은 신경작용이라는 물질의 작용에 의해 모든게 결정된다고 하셨는데 신경망은 하나의 물질적 속성일 뿐이죠. 성적인 흥분과정을 보세요. 혼자 상상을 통해서 신경망을 자극하기도 하죠. 여기서 자극하는 주체는 머냐는 거죠. 그건 마음이 속성이죠. 외부의 여성이라는 자극에 의해만 성적흥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상상을 통해 흥분을 일으키는 것에 대한 설명이 절대적 결정론으로 설명하기 난감하지 않을까 해요.
오히려 기본입자가 가지는 속성이 인간을 구성할때 물질의 속성과 마음의 속성으로 분화된다고 보는 게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그런의미에서 물질과 마음은 속성으로 기본입자는 존재라고 봐야 한다는 거죠.
오히려 현재의 물리학은 존재학이라고 봐야 하는 것 아닐까요? 물질이러는게 더 이상합니다. 거시세계의 물리법칙은 그나마 타당할지 모르겠지만 미시세계의 차원은 물질을 떠나 거의 존재학이라고 보이거든요.
현재 기본입자가 거시차원의 물질과 전혀 다른 특성을 보이는데도 물질개념을 쓰는 건 좀 그렇죠. 이건 일종의 신념의 차원이 아닐까 해요
신경망의 자극을 보세요. 외부자극이 주어지지도 않음에도 스스로 흥분하는 건 머냐는 거죠. 상상을 일으키는 주체가 머냐는 거죠. 외부에 주어지는 데이타가 없이도 스스로 성적 상상을 만들어내려는 주체 말입니다. 이걸 설명할 수 없잖아요.
레드문 /
상식적 물질 개념에 어긋난다고 해서 물리학자가 물질 개념을 쓰지 말아야 합니까?
어떤 물리적 자극도 없이 자기 혼자서 발화(fire) 하는 신경원(neuron)의 사례가 있다면 하나라도 대 보십시오. 신경원이 물리 법칙을 초월해서 스스로 발화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과학자들의 믿음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그 믿음에 반대되는 증거를 대지 못했습니다.
“내성을 해 보니 아무 자극 없이 스스로 흥분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와 “아무런 물리적 자극 없이 신경원이 스스로 발화한다” 사이의 차이를 잘 생각해 보십시오.
전통적인 물질개념이 낡았다는 거죠. 오히려 존재라고 부르는게 가장 중립적인 명칭이 아닐까 하는 거죠.
그리고 물리적 자극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절대적 결정론은 결국 전통적인 물질개념에서나 가능하다는 거죠. 마음이 기계적으로 반응하나요? 그렇지 않죠.
우선 컴퓨터의 하드웨이 소프트웨어 구분처럼 기본적으로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은 하드웨어이고 마음은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결국 소프트웨어는 정보가 될 거에요. DNA가 대표적인 것이겠죠. 다만 이 소프트웨어를 분석해보면 단순히 전통적 물질개념하의 기계적 반응 또는 절대적 결정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거죠. 오히려 미시차원의 양자역학적인 특성을 많이 보인다는 거에요. 특히나 누구의 시선을 의식해서 반응하는 그런 부분은 그렇죠. 미시세계에서 누군가 관찰자가 존재할때 다르게 반응하는 것과 유사하죠.
그리고 성욕을 일으키는 어떤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반응도 다양성을 갖잖아요. 마치 미시세계의 양자차원에서 그런 것처럼요. 마음 자체가 확률적 반응을 하면서 어느정도 자유성을 갖는 건 기본적으로 미시적 양자세계와 공유하는 면이 있다는 거에요.
'자유성' '다양성' '확률성' 이런 개념은 지극히 미시세계적인 특성이고 이건 전통적인 마음의 속성과 공유하는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는 기계적인 절대적 결정론하에 더 가깝지만 그것과 비견되는 인간의 마음은 그런 절대적 결정론의 지배하에 있는 것이 아니고 양자세계의 확률성을 기반으로 자유성을 어느정도 가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성적 상상도 하는 것이구요. 꿈도 꾸는 것이구요. 주체성도 여기서 나오는 것이겠지요. 물론 스스로 성적 상상을 하더라도 신경망과 성기등의 물질적 구조물을 사용하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하드웨어와 대비되어서 소프트웨어 자체의 속성상의 독자성을 부정할 수는 없는 거죠.
스스로 생각하는 컴퓨터가 가능할까 이런 걸 생각해보세요. 스스로 전기 스위치를 넣는 컴퓨터는 어떤가요? 이건 전통적인 물질개념하에 이루어진 기계적인 절대적 결정론을 뛰어 넘는 차원이죠
어... 어떻게 이야기에 끼어들어야 될지 모르겠는데... 모든 물질이 질량과 부피를 가지는 것도 아니고요 (광자만 해도 정지질량이 0입니다) 물리법칙은 분명 물질이 아니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확실합니다. 정보(information) 역시 물질이 아니지만 존재하고요. 마음을 일종의 정보 체계로 보는 게 유물론과 이원론을 화해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겨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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