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KTX 기차안에 보면 "공감"이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오늘 출장 다녀오다가 이 잡지를 보았는데 이번 호
이 잡지가 웃기는 것이 6개 꼭지글 모두에 <4대강 사업> 예찬 글이 실려있습니다. 외국인들의 원더풀 소감도 있고요,
그 다음이 더 문제인데, 나머지는 전 글에는 SNS 문화를 무지 까는 글로 도배가 되어있습니다.
SNS에서 인터넷 토론, 그딴 것은 다 헛소리고, 젊은이들이 그런 문화에 빠져드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더욱 웃기는 것은 만화에도 그런 내용인 있는데, 어떤 젊은 이가 <SNS>를 하며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할뻔
한다는, 말도 안되는 삽화를 실었습니다. 정말 우기는 것도 정도껏 해야지...
그건 그렇고, 그 뒷페이지에 보니 에너지 절약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번 여름에는 이런 정책을 한답니다.
백화점과 같은 기관에서 에어컨을 켜둔채 문을 열면 조사해서 과태료를 메긴답니다.
계도기관을 거쳐서, 시작할 기간과 과태료 결정방식과 액수를 정한다고 합니다.
전기를 아끼는 것에 뭐가 문제가 있겠습니까만, 이런 식의 정책은 너무 말이 안되는 정책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non-homogenous한 해법(죄송,, 마땅한 말이 잘 안떠올라서요..)은 해결책이 될 수가
없습니다. 지 돈내고 지가 에어컨틀고, 지가 알아서 문을 열든지, 안에서 난로를 피우든지 그게 무슨상관인가요 ?
더 욱기는 것는, 그 전 백화점이나 음식점을 돌아다니면서 조사하고 과태료 부과하는
노동에 드는 비용은 누가 감당하나요 ?
정부당국에 가끔 자문위원으로 끌려가 보면 참 가관입니다.
아마 이번 에어컨 과태료 건을 이런 식으로 결정이 되었을 겁니다.
장관> 음... 여름철 전기부족이 또 걱정되는데 좋은 아이디어 없나요 ?
사무관1> 예, 장관님, 이번 여름에도 참 걱정입니다. 정말이지...
사무관2> 어제 OO백화점 가보니 별로 덥지도 않은데 에어컨을 가동하더라고요.
입구 문도 활짝 열어두고...
장관> (버럭!!! 화를 내며) 그 어느 백화점이요 ? 그 사람들 에너지 절약정신이 정말없네...
사무관3> 장관님 그런 상점이나 기관에게 과태료를 매기면 어떨까요 ?
장관> 그 참 좋은 생각이요. 공공기관이나 대형업소에서 에너지 낭비사례를 면밀히
조사해서 각 사안별로 과태료 부과학는 방법을 기안해서 시행하도록 하시요.
국민들의 낭비근성을 뿌리채 뽑아야돼.. 정신상태가 말이야.. 모두 썩었에.
사무관1,2,3> 예, 오늘 중으로 기안하겠습니다.
주무> 헤헤... 장관님 오늘은 좀 시원한 곳에서 뜨끈한 삼계탕이나 하죠...
진짜 이런 식으로 한 국가의 정책이 정말 ad hoc 하게 결정됩니다. 비슷한 예로 자동차 공회전시켜두면 벌금때린다는
것도요. 당국에서는 전체 전기요금 인상이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일관된 방법은
전기 요금을 올려야 합니다. 이게 가장 정확한 방법입니다면 그 안에 과학을 첨가하면 더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모두의 마음을 다잡아"야만하는 심리주의적 정책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제가 법가사상의 추종자는 아니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돈으로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전기절약책
1) 일반 가구(하위 25% 정도)에서 전기 사용량이 A kw 이하면 전기료 면제.
2) 사기업: 작년 여름 평균 사용량의 90% 이하 사용시 전기료 대폭인하.
평균치보다 많으면 할증 140% 적용
3) 공공기관: 작년기준으로 전기량 사용을 약정하고 그 이하인 경우 인센티브 제공
(따라서 이 압박이 각 부서별로 골고루 분산되도록 해야 합니다.)
4) 피크타임제: 여름 특정시간에 사용되는 전기료는 load*사용량으로 적분하여 계산
정부당국자는 기본적인 마케팅 교육을 좀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항상 갑의 위치에서 을에게
시키다 보니 항상 정책이 상명하복식으로만 생각합니다. 정책을 따르는 사람에게는 파격적인
이득이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아마 (1)번 정책을 쓴다면 사람들은 기를 쓰고 줄일 겁니다.
개인적으로 초대형 마트의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하면 좋겠습니다. 여름철에는 가능하면 야간 인구이동을 줄여야 합니다
전기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량의 예측입니다. 이 전기란게 남아도 저장을 못하기 때문에
사용량이 일정하다면 얼마든지 전체적인 관점에서 절약을 합니다. 예비율을 아주 작게 해도 됩니다.
제 방법이 좀 말이 되는 것 같습니까 ? ㅎㅎㅎ
아주 좋은 정책입니다
산자부 장관은 좀 그렇고 차관보 정도로 추천합니다
사실 정부 정책이 골때리는 게 많아요
엘리트들인데 들어가면 머리가 돌대가리가 됩니다
이유는 세가지가 있을듯 합니다
공무원들의 주 업무가 관리형이라 창의적인 부분이 아주 약합니다
자문을 받으면 좋은데 자존심때문에 이건 또 잘 안합니다
다음으로는 책임문제인데 책임을 안지는 쪽으로 정책을 하려다 보니 그렇습니다
마지막으로 장관이나 차관등 상관들의 주장에 이견을 낼 수 없는 문화입니다
장 차관들의 잘못된 현황파악이나 인식에 대해서 올바른 정보와 설득을 해야 하는데 이게 어렵습니다
상명하복의 문화라서
어쩔 수 없이 관료적으로 행동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고, 정말로 관료적 폐해가 있기도 하고 그렇겠죠.
갖은 시행착오를 거쳐 나름 최적화된 메뉴얼 하나가 만들어졌는데,
시행착오들을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일반인의 눈에는 '속터지는 관료적 태도'로 비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더라구요.
그런거랑 말씀하신 관료적 폐해랑 그런걸 좀 구분해주고 감시하는 뭐가 필요해보이기도 하네요.
여튼, 국가 정책 하나를 저런식으로 뚝딱 만들어내는거는 정말 없애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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