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내 권력이 폭력의 형태를 띄기도 하는데, 그 폭력이 감내하기 힘들 상황이 되면 경찰이 출동한다. 작은 폭력이 큰 폭력 앞에서 숨을 죽임이다.


부부중 남편이 강제 삽입을 하려고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아직 남한에는 확립된 여러 판례가 없으나, 일부 선진국에서는 "부부 rape"라는 범죄를 구성한다고 한다. ("부부강간"이라는 용어는 형용모순이다. 강간은 강제간음의 준말이며, 간음은 배우자 있는 자가 배우자 아닌 자와 성교함이므로, 부부간에는 간음이 성립하지 아니며, 강간도 성립하지 아니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 외연이 rape > 강간이다.) 성적 권력도 함부로 쓰면 성폭력이 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자. 결혼이란 그 정의가 "합법적이고 연속적이고 배타적인 성교"이다. 결혼 서약을 할 때,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병 들었을 때나 사랑하겠다"고 약속한다면, 그 구체적인 모습은 상대방 배우자가 성교를 원할 때, 가능하다면 그에 응함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가령 남편이 성교를 원하나 아내가 정당한 사유없이 성교를 거부한다면, 그리고 경찰을 부른다면, 이것은 성적 권력을 함부로 남용함이고, 권력 = 폭력이므로, 아내 행 또한 성폭력이 된다. 또한 아내가 물리력을 이용하여 강제 삽입에 저항할 경우, 정당 방위의 범위내에 드는지 여부를 깊이 따져볼 일이나, 이것은 이미 폭력이다.


본래, 그 경중에 있어서 강간(rape) > 강제추행(sexual assault) > 성희롱(sexual harassment)의 층위가 있으며, 앞의 두 가지를 성폭행(sexual violence), 셋 모두를 성적 침해(sexual violation)라고 부른다.


현대 여성주의자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모든 행위가 성폭력"이라고 뭉뚱그리기를 좋아한다. 언어의 인플레이션이다.


직장 회식에서 술 권하는 행위도 성폭력(폭력=권력)이라는 마당에, 배우자의 성교 요구에 불응하는 행위가 왜 성폭력(폭력=권력) 아니겠는가? 부부간에 성적 자기결정권은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