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학 게시판
나는 피카소 추상화외에는 인정할 수 없어요
로트코도 해설을 들어야 뭔 소리인지 아는 것 혼자만의 생각일 수가 있지요
아무리 추상화라지만 다수가 보고 뭘 의미하는지를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공통의 정서적, 미적, 감각을 표현하고 터치해야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색이나 형태를 통해 직관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정도도 괜찮습니다.
다만 로트코의 작품에서 해설을 들어야만 뭔지 안다는 것이 불편할 뿐이지요
마음속에서 그건 니 생각이고
아래 사진은 피카소와 브릿지 바르도
옛날에 제가 이런거 잘했어요
친구가 졸업작품해야되는데 작품설명좀 만들어달라고 부탁하더라구요
전 작품 코딱지도 구경못했는데 대충 몇가지 단서만 전달받고 그거바탕으로 구구절절 그럴듯한 말들을 한페이지정도 만들어서 뚝딱 넘겨줬죠
전 작품을 보지도 못하고 만든거라서 어떠냐고 물어보니 고민 끝났다고 딱이라고 고맙다고 하더라구요
웃기죠 작품을 만든놈이 작품을 설명못해서 낑낑대고(사실 설명할만한 의도라는게 없었던것) 작품을 구경도 못해본놈이 만든사람으로 빙의해서 작품의 의도를 만들어줬더니 그게 딱 어울리더라....
예를 들면 이런식...
저마다의 색으로 살아있다.
우리는 중첩되어있기도 하고 독단으로 떨어져있기도 하다.
우리는 중첩될수록 어두워진다.
누군가와 함께할수록 '나'는 희미해진다.
너또한 홀로일때 가장 강렬한 색이다.
그립지만, 외롭지만
나의 강렬한 자아는 너를 거부하게 한다.
그렇게 우리는 처참하다.
그럴듯하지 않음요?????ㅋㅋㅋ 좀 중2병스럽지만 시치미 딱떼면 은근 잘 먹혀요
저라면 <Black Cave>를 보고 이렇게 쓸 듯.
누구에게나 검은 동굴은 있다.
그러니 그대 가슴속에도.
모른 척 한다 해도
그대 세계의 한 귀퉁이에 존재하며
때때로 물들일 것이다. 어두운 빛으로.
그대가 회피하는 까닭은 두렵기 때문이다.
그대는 미지의 세계를 두려워한다.
발 디딜 곳이 없으니, 단단하여 붙잡을 것이 없으니,
그대를 삼켜버릴 수도 있으니.
마침내 용기를 내어 그 동굴 속으로 내려가면
무엇을 만나게 될까.
어느 늦가을의 슬픔 혹은 아픔, 고흐의 불안, 두려움,
와인보다 붉은 분노, 잿빛 우울,
그런 것들을 맛볼지 모른다.
그러나 파란 하늘은 동굴의 너머에 있다.
굳센 의지와 용기로
그 검은 동굴의 밑바닥까지 내려간 자에게는,
그리하여 그 깊은 터널을 통과한 자에게는
비길 수 없는 보상으로 특권이 주어진다.
파란 하늘이.
새처럼 가벼운 몸과 단단한 두 날개로
하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자유가...
동굴 밖에서는 언뜻언뜻 보일 뿐이던 그 하늘을.
바오밥님/
정말 아름다운 재해석이네요. 어제도 읽고 감탄했지만, 오늘도 읽고 다시 감탄하게 됩니다.
허나 어제와 오늘의 감정이 다른 법. 갑자기 마지막 부분만 이렇게 바꾸고 싶어지네요.
(앞부분 바오밥님이 쓰신 것과 똑같음)
그런데 동굴 밖에 있는 파란 빛은 무엇일까.
자 굳센 의지와 용기로
그 검은 동굴의 밑바닥까지 그 파랑새를 찾아 한번 가볼까.
그리하여 그 깊은 터널을 통과하게 되면
새처럼 가벼운 몸과 단단한 두 날개로
하늘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질까.
아니면, 잠시 하늘을 나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또 다시 날아가버린 파랑새를 찾아
새로운 여행을 할 수 밖에 없는
또 하나의 파란 동굴을 만나게 될까.
이것 또한 가봐야 알게 되는 당신의 선택일뿐이다.
비행소년님/ 민망하네요. 감탄씩이나 하시다니... 그럼에도 바오밥서 2장 13절은 이렇게 되어 있으니,
"네 이웃을 칭찬하라. 그리하면 하는 일마다 형통할 것이요, 자손 삼사 대까지 영화를 누리리라."
예, 가봐야 알게 되겠지만,
동굴을 통과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모든 그림이 그려지고 사라지는 캔버스, 빈 바탕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사람이라면, 아마 파랑새 찾기를 그만둘 것 같군요.
대신, 지금 여기의 삶을 즐길 것 같습니다.
어제 다시 한 번 실감했네요.
여름날의 즐거움 중 하나는 해질녘 석양에 물드는 자연이라는 걸.
산책하다 마주한 어제의 해질녘 풍경이란....
조물주의 그림 실력을 따라갈 자가 또 있을까요.
고마울 따름이죠.
dazzling님/ 소싯적에는 화가들을 단순히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죠. 나중에 만나서 얘기해 보니 그렇지가 않더군요. (물론 구상화가들은 대개 그림 그리는 사람이겠지만.) 글 작가든 그림 작가든 진정한 작가들은 일단 자신을 정직하게 성찰하는 사람들이었고 진지한 철학자들이었습니다. 단지 미술이라는 매체를 사용하여 표현할 뿐. 그러니 이 작가가 Black Cave를 어떤 의도로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진지한 작업이었을 수 있고, 내면에 대한 어떤 통찰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겠죠.
대즐링님 사시는 곳은 어떤 날씨인지 모르겠는데, 여기는 지금 아주 좋습니다. 아직은 너무 덥지 않은 초여름 날씨라서... 우리나라처럼 날씨 좋은 곳은 드물죠.
"길고 가늘게"가 모토시라니 직장도 길고 가늘게 오래오래 다니시길....
이것만 달랑 독립된 게시물로 올리기는 좀 그러니 뜬굼없더라도 여기에 끼워 넣어야겠네요:
http://www.huffingtonpost.kr/2014/05/22/story_n_5369887.html

예술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눔으로써 서로 간의 정신적인 교감은 물론 친목친목 화기애애한 분위기 까지 만들어지는 것을 보니 이거시야 말로 예술의 진정한 힘이구나는 생각이 든다능.. ㅋ
그렇게 생각하니 예술작품이 내게 너무 먼 당신 처럼 느껴지지도 않고..ㅋ

전 예술이란걸 작품을 매개로한 화자와 청자의 소통으로 봅니다.
그런데 하나의 매개로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즐링님이 잘 하시는 번역이나 그 밖에 다른 소통형식과는 좀 다르죠.
그런 의미로다가 위에 몇분들의 해석을 보니까 굉장하시네요.
저도 한마디 보태면
시간은 경험이 중첩된 기억이다.
현재라는 환상을 걷어내면
하늘색의 과거가 드러난다.
그 색은 노랑이나 빨강일 수도 있다.
지나간것은 사라지는것이 아니라 기억되는 것이며,
미래는 다가오는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살려지는 기억의 연속이다.
아! 500원...ㅎ
정작 그렇게 물으시니 그 문장에 대한 제 개념이 그렇게 명확하지는 않다는걸 느끼게 되네요.
한 두가지 관념이 짬뽕되서 아직 질서를 잡지 못했다고나 할까요.
어느 인디오부족은 과거를 공간속에서 표현하라고 하면 정면을 가리킨다고 하죠.
왜냐면 과거는 볼 수 있었으니까 볼 수 있는 위치를 나타내는 정면이 과거라는거죠.
그 볼 수 있었는 과거는 기억이라는 이름의 다른 존재형식으로 자리잡지만, 미래는 보이지 않으니까 의미가 없는걸로
그리고 상대성이론에 대한 제 이해가 맞다면 물체는 모두 미래를 향해 빛의 속도로 이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공간을 동일하게 보는 아인슈타인의 관점이죠.
우리는 시간적으로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대신, 공간적으로 활동의 자유를 얻은셈인데요.
만약 공간적으로 빛의 속도로 이동한다면, 시간적으로, 즉 활동의 자유는 거의 속박당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된다해도, 거의 못 움직인다고 해도 우리의 뇌의 활동, 즉 기억이나 사고까지 속박당하는지 옛날부터 궁금했거든요.
아직도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서요. 저 문장은 그 의문에 대한 물음을 나름 던져놓은걸로.
에고 써놓고 보니 뭔 말인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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