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철수 새정치가 도대체 뭐냐, 한것도 없이 헛바람만 일으켰다라고 비웃어 대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잘 복기해 보면, 안철수는 지난 몇년간 정치판을 계속 역동적으로 움직여 주었고, 그 결과로,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던 박근혜 전대통령이 탄핵되고 100년 집권 어쩌고 하던 새누리당이 몰락하게 된겁니다.

기억하는지 모르겠지만 콘크리트 지지율이라던 박근혜 정부에게 빌빌거리던 19대 국회에서 했던일이라건 고작 '필리버스터 쇼'였습니다. 화장실 안가기 대회. 아무말 대잔치 대회. (그때 필리버스터로 꼭 막으려 했던 법안이 무었인지 기억하시는 분? 그리고 20대 국회 임기가 2년이 지나고, 정권이 바뀌고 국회의장까지 더민당이 먹었는데 그 법안 개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시는분 얼마나 계십니까?)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구 새누리당을 제1당에서 밀어낼 수 있었던건, 안철수가 나와서 국민의당 만들어서, 과거 586 더민당의 무능과 꼴불견에 고개흔들며 새누리쪽으로 쭉 쏠리던 중간층을 다 흡수해 줬기 때문이었습니다. 

안철수가 나와서 국민의당 만들고, 새로운 바람 일으키지 않았다면, 20대 국회의원 선거도 무난하게 새누리가 관성대로 제1당했을 겁니다.  총선 5,6개월 전의 예상은 새누리 과반도 있었던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

탄핵 국면에서 보였던 더민당의 어정쩡한 태도. 지지자들은 억지로 기억에서 강제 소거했지만, 기록은 다 남아있습니다. "영국 여왕처럼", "국정에서 손떼라.", "여야 영수회담 하자.", "책임 총리" .. 
실제 역사도 그랬는데, 만약 더민당-새누리 1:1 구도였고, 새누리가 1당 혹은 과반하고 있는 상태였다면 과연 탄핵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요? 태블릿 PC가 아니라 몸캠 비디오가 나왔어도 어려웠을 겁니다.

더민당은 그냥 관성대로 이걸 빌미로 오랬동안 투쟁 ('너희가 안하면 우리가 한다.') 하면서 길게 질질 끌고 가려 했습니다. (탁핵충 어쩌고 하면서 국민의당 비난하던 더민당 지지자들 기억 안나십니까?)  반면 국민의당이 여론을 먼저 받아서, 탄핵에 동참할 사람들을 당시 여당에서 설득해냄으로서 탄핵이 이뤄진겁니다. 

적대적 공생 관계, 상대 약점 잡아서 질질 끌어서 정치 공세해서 다음 선거에서 써먹기만 바라는 그런 구식 논리였다면, 절대 이뤄지지 못했던 일입니다. 


2. 안철수 새정치 뭐 거창한게 아닙니다. 최근 20년정도 굳어져 가고 있는 적대적 공생 관계 끝내자는 겁니다.

상대방이 실수하면 그걸로 정권이 굴러떨어질 수 있으니까, 건설적인 정책 경쟁보다는 남에 대한 험담과 공작에만 힘쓰면 되는 그런 정치 행태를 피하자는 겁니다.

상대방이 실수하는게 유리하니까, 저쪽에서 만만한 놈이 계속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슬쩍 봐주는 (예 홍준표), 그렇게 되서 양질의 정치인 보다 악질의 정치인이 더 잘 살아남게 되는 정치 행태를 피하자는 겁니다. 

어짜피 이당 아니면 저당이니까, 코어 지지층을 지렛대 삼아 당내 주도권만 잡고 당내 경쟁자만 제거하면, 권력을 계속 좌지우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 행태를 피하자는 겁니다.

어느 한 편의 '(종북짓/독재부역) 악행' 때문에, '자신들은 (산업화의/민주화의) 정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딱히 유능하지도  않지만 '차악'이라며 유권자들에게 강요된 투표를 하도록 만드는 그런 정치 행태를 피하자는 겁니다. 


어떻게? 실질적으로 수권이 가능한 (범)세력이 3개가 되는 것이 훌륭한 솔루션이 된다는 접근입니다. 단순히 상대가 못하는 것 만으로는 안되고, 적어도 '내' 세력이 다른 세력보다 잘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어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안철수가 자기 대통령 되는 것 보다 다당제를 지키겠다고, 배신자 소리 들어가면서 지금 올인하고 있는 게 이부분입니다. 자기가 대통령 되서 자기가 생각하는 정책들을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최근 20년이상 관성적으로 굳어진 적대적 공생 구도를 타파해야 한다는 게 본인 새정치의 핵심중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3. 기존의 정치적 관성에 젖어서, 그 안에서만 안철수를 놓고 벗겨먹으려고 하니 안철수의 이런 성과와 노력에 폄하와 조롱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폄하와 조롱에는 기존의 적대적 공생 구도가 주는 '안이함'을 유지하고 싶은 욕망도 함께 있습니다. 저쪽 넘들은 100년이 지나도 친일독재 부역세력이고, 우리는 정의의 민주 세력이므로 우리가 아무리 무능해도 우리를 찍어야 되지 않겠냐? 종북 빨갱이들에게 나라를 맡길수는 없으니,  냄새나게 썩었더라도 우리를 찍어야 되지 않겠냐? 

정치적 관성, 기존 구도로 돌아가고자 하는 유혹도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특히 이제 기껏 정권도 '저쪽' 아닌 '우리쪽'에서 잡았겠다 하니, 그냥 퉁치고 합치고 우리도 여당하면 안될까라는 유혹말입니다. 반대로 구 새누리측에서는 몇년전 잘나가건 때를 그리워하며 '보수 단일화'라고 하는 구심력도 만만치 않게 존재할테니 말입니다.

안철수의 합당 추진. 승부수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과거 회귀의 복원력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나온 과감한 결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합당해서 몸집 키우고, 의미있는 세력을 만들지 못한채 '범여권 위성정당'으로 남아 버린다면 다음 선거를 거치면서 그냥 소멸해 버리고 만다는 위기 의식 말입니다.  그래서 과감한 결단을 하는 겁니다. (안철수가 별로 수익성도 없는 '안티바이러스' 벤처를 가지고 기업을 키우면서 어려운 위기상황을 숱하게 버텨낸 사업가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유승민을 위시한 지금 바른정당 사람들, 기존 적대적 공생 구도로만 봤을 때는 결이 맡지 않고 뱉어버리고 싶은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이 사람들 들어오면, 지금 여당 더불어민주당과 합당하는 길은 닫혀 버릴 것입니다. (사실 그게 합당 추진의 핵심입니다. 양당구도 회귀를 피하는 것)

유승민들어오고 바른정당 합당하면, 결국 자유당까지 3당 합당한다고 비난합니다. 적대적 공생 구도로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쪽 아니면 저쪽인데, 이쪽을 선택하지 않았으니 저쪽이라는 겁니다. 

그런데 그럴거면 애초에 자기 전재산과 명성을 바쳐가며 안철수가 지금까지 이 고생을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첨부터 새누리당에서 정치하지. 그리고 그랬으면 위에서 말했듯 20대 국회 구성도 판이하게 달랐고, 대통령 탄핵도 없었을 것이고 말입니다.

4. 쉽게 말하겠습니다.

문재인 정권 망하면, 누가 정권 잡는게 좋겠습니까?

(지금처럼 인기 관리해서, 다음번엔 미남 민정수석 조국 내세워서 '이대로' 정권 잡는 다는 단꿈 꾸시는 분들은 비웃겠지만 말입니다. 박근혜 정권 1년차때 본인이 탄핵당할줄 알았을까요? 지금처럼 외교, 경제, 전부 엉망으로 끌고 가다, 만약 미국이 자국민 철수령이라도 내리면, 과연 고작 '이니 굿즈' 가지고 대통령 지지율이 유지될거 같습니까? )

양당 구도로 회귀한 상태라면 말입니다. 성완종 리스트도 무죄 받았겠다, 홍준표가 이끄는 자유 한국당이나 그 후신입니다.

의미있는 삼당 구도가 유지된다면, 안철수가 데리고 있는 국민의당과 그 통합 세력이 대안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어느쪽 미래를 택하고 싶습니까?

'자기들에게 익숙한 과거'에 안주하고 기성 구도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것은 게으른 타성의 정치입니다. 지금까지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는게 진보이고 새정치입니다. 기존 체제를 거부함에 있어서 많은 고난과 충돌이 있을 것이 충분히 예상되지만, 그 어려운 그렇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자 하는 국민의당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