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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에 때아닌 노무현 논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흐강님의 '노무현 십원 발언' 관련 발제문을 제외하면, 제가 직접 내용상으로 참여하고 있지는 않고 있죠 (그런데 이 '십원짜리' 발언만큼은 흐강님과 얽킨 추억?이 조금 있는지라 한마디 하고 넘어 가고 싶더군요 ^^).
불구경하듯이 구경해온 입장인데요.
그런데 전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이라고. 그리고 이게 문재인의 문제를 보여주는 한 징후라고.
이게 무슨 말인지 좀 풀어 설명하죠.
문재인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노세력이 현실에서 유의미한 힘을 가진 정치세력이 아니라면, 아크로에서 이렇게 10년이 지난 일로 시시콜콜 지리하게 다툴 일 자체가 애시당초 벌어지지 않을 겁니다. 흐강님 같은 분이 관성적으로 툴툴거릴 수는 있겠죠. 이러나 이렇게 훅 하고 달아오르지는 않을 거에요. 지금 현재 아크로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은 껍데기만 노무현 논쟁일 뿐 사실은 2013년 현 시점에 존재하고 있는 '문재인 세력'의 정치적 정당성, 혹은 정통성을 둘러싼 대립이라고 봐요.
문재인 세력의 정치적 정당성/정통성을 다투는 논쟁에서 왜 10년도 더 지난 노무현이 불쑥 등장하는가?
그거야 문재인의 정치적 자산이 "노무현의 후광"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아무 것도 없다는 게 지나치다면, 내세울 게 그다지 많지가 않고 빈약하다란 말로 바꿔도 전 개의치 않습니다.
씨너님 식의 표현을 빌리면, 관장사죠.
그러니까 서로 머리 속 진짜 관심사는 2013년 현 시점의 친노세력인데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소재는 10년 전의 노무현에 관련된 일화로 뒤범벅이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논쟁 구도가 대단히 퇴행적입니다. 제가 예전에 썼던 표현을 다시 써먹으면, 이게 일종의 '제사정치 증후군' 같은 겁니다.
되풀이하지만 이게 다 제가 보기엔 문재인의 존재 탓입니다. 적어도 일차적인 원인을 찾자면 그래요.
제가 아크로적 의미에서의 반노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는 점이야 아크로에서 아실만한 분은 이미 다 아십니다. 단적으로, 전 지금도 최악의 노무현이 최선의 이회창보다 대한민국이라는 정치공동체의 공공선을 위해 0.0001%나마 더 나았다고 봅니다. 지금이라도 타임머신 타고 그때 그 당시로 돌아가면 이후 일어날 모든 일을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망설임없이 노무현 다시 찍습니다.
그러나 저러나, 역시 문재인은 빨리 유시민을 뒤따라 일선에서 물러나는 게 한국정치(혹은 야권)의 발전에 기여하는 길인 것 같습니다.
서로가 빤히 문재인의 존재를 의중에 두면서도 문재인 및 그 세력의 정치적 아젠다, 정책, 노선에 관한 논쟁은 보이질 않고 10년 전 노무현의 일화를 둘러싼 인성평가를 가지고 다툴 수 밖에 없게끔 유도되는 상황.
이런 상황이 일어나는 소이연은 문재인이란 정치 (및 그 정치세력)의 성격이랄까 행태, 즉 사회경제적 혹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에 근거한 이념과 정책 대안에 힘쓰고 호소하는 일보다는 이미 지나간 노무현이란 한 일개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호감에 호소하고 부각시키는 일에 더 열중하는 그 세력의 성격에서 우선 찾아야 하는 게 맞을 겁니다.
올해 들어 일어 커졌던 대화록 폐기 대소동만 해도 그렇죠. 노무현의 한 개인의 정치적 평판에 행여 흠결이 미칠까 급급해하는 모습만이 주로 비추어졌을 뿐이지 (물론 이런게 전혀 없을 순 없겠죠. 어느 정도야 저도 이해합니다 ^^) 대북정책 및 NLL에 관한 국민의 지배적 인식에 배짱좋게 의문을 표하거나 도전하면서 그 사안에 관한 발전적인 재성찰이나 논의를 이끌어보겠다는 노력을 해보는 모습은 문재인 세력으로부터 찾아보기 어려웠죠. 전혀 없다시피 했던 것 같아요. 물론 개판의 시작은 개누리당에 있었음은 당연한 전제로 깔고 하는 말입니다.
하여 이런 이유로, 문재인 가지고선 야권이 답이 안 나와요.
지난 대선 때도 그랬지만.

이런 식의 논지는 자칫 작성자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던 간에 '노무현은 옳았으나 종교적 근본주의 행태를 보이는 아랫것들과 지지자들이 문제였다'로 귀결되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근본주의란 것은, 후베르트 슐라이헤르트의 말을 빌리자면 "실용적으로 부드러워진 정통이 겪는 양심의 가책"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몇몇 광신적 행태를 보이는 소위 노빠와 친노 정치인들을 타박할 것이 아니라 노무현 그 자체를 가능한한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것이 낫습니다.
미뉴에님은 본문에 ,
"문재인이란 정치 (및 그 정치세력)의 성격이랄까 행태, 즉 사회경제적 혹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에 근거한 이념과 정책 대안에 힘쓰고 호소하는 일보다는 이미 지나간 노무현이란 한 일개 정치인에 대한 대중의 호감에 호소하고 부각시키는 일에 더 열중하는 그 세력의 성격에서 우선 찾아야"
라고 말씀하셨으나, 노무현이라고 사회경제적 혹은 계급적 이해관계의 대립에 근거한 이념과 정책 대안에 힘쓴 정치인이 아니지요. 그러한 이념에 감정적으로 호소하여 집권에 성공한 것은 맞지만 말이죠. 문재인이 미뉴에님의 주문대로 정책가적 면모를 보이면서 노무현에서 비롯된 교조적이고 불관용적인 모습을 희석시킨다 한들, 노무현이 대통령 재임시절과 퇴임 후 보여주었던 교조적 행태에 이미 젖어들 대로 젖어든 근본주의 노빠들은 언제든 기승을 부리게 마련입니다. 왜? 노무현 본인이 비정책적이었고 지지층에 대한 배반을 보였기 때문이죠. 이럴 때 과연 실용적이고 정책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것 처럼 보일 뿐인) 문재인과 그 일당들이 근본주의자들의 발호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이는 비단 노빠뿐 아니라 박빠에게도 똑같은 메커니즘으로 작용합니다. 노무현을 박정희로, 문재인을 박근혜로만 바꾸면 돼요.^^
올돌골 / 말씀하신 점에 관해선 제가 사실 글에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이회창과의 비교에 관련해) 노무현 평가에 관한 제 입장은 기본적으로 "차악론"입니다. 저 역시 노무현이 사회경제 혹은 계급적 이해간계의 대립에 근거해 이념과 정책대안의 개발에 힘쓴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에는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사실 이건 노무현과 관련해 제 평소 지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 입장에서 볼 때, 그 당시와 지금(작년대선)과 관련해 변하지 않은 점이 있다면, 똥밭에 굴러도 이회창/박근혜보단 무현/재인 차라리 덜 나쁘다라는 것이었고,
변한 것이 있다면, 노무현은 민주/반민주 구도의 동원만으로도 이회창을 꺽는 게 가능했던 시대의 정치인이었던 반면 ('참여'정부라는 노정권의 별칭 자체가 이를 잘 드러냄), 지금은 그게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것'만'으론 부족해도 많이 부족하다라는 겁니다. 지금도 그것만해서 문재인 세력이 새누리를 꺽을 수 있다면 전 문재인 크게 안 깝니다. 문재인이 사회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운운하는 정책대안의 개발에 소홀하더라도 말이죠. 동의를 구하는 게 아니라 이게 제 입장이라는 설명입니다.
해서, 제가 쓴 저 글은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제 입장이 더 상세한 부연설명으로 제대로 잘 전달이 된다면, 적어도 "작성자가 의도했건 하지 않았던 간에 '노무현은 옳았으나 종교적 근본주의 행태를 보이는 아랫것들과 지지자들이 문제였다'로 귀결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생각난 김에 좀 다른 얘기 하자면, 소위 안철수 현상이 일어난 데는 이런 상황변화도 크게 한 몫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이 문재인을 나꼼수에서 어떻게 띄웠는지 아시나요?
노무현 장례식장에서 이명박에게 예를 갖추며 정중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진정성을 찾았답니다...
정말 이 양아치들은 선택적으로 진정성을 잘도 찾아냅니다..특히 영남사람에게는^^
나꼼수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으면서 김어준의 문재인 발언 빈도도 높아지며
급기야 유시민 문재인 초청해서 착한 FTA 개수작으로 선동질 시작했죠...그당시 깊이 관여했던 FTA반대전문가
정태인같은 사람은 졸라 생까면서요..
개바기 만장일치 통과설 같은 개구라 까지 치다가 개망신도 당했구요..
딴지일보에서 김용철이 노무현 관련 이야기 하려니 다음에 이야기 하자며 뭉개던 그 모습이 딱 현재의 노빠이자 친노의 모습입니다.
닝구들? 모순 당연히 있죠..
김대중 흠결 별로 말 안하는데 누가 정론으로 좀 까줬으면 좋겠습니다..디시 정사갤이나 일베 옹알이 정신병자들 말구요..
솔까 원칙과 상식..반칙과 특권없는 사회를 부르짖던 노무현이 임기내내 하던
개짖거리는 차마 눈뜨고 봐줄수가 없었습니다..분양원가 공개거부부터 X파일..삼성인맥 알박기등 아주 가지가지 하더군요..
도올이 말했죠..진보의 가치로 당선이 된 시밸놈들이 현실과 타협하며 개 뻘짓을 하니 현실이 시궁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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