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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L 관련 노무현 발언은 확실히 위험합니다. 그건 김정일 위원장과 생각이 같다라고 말한 대목에서 결정적으로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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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 그 발언이 굉장히 경솔했지만 진심이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볼 때 NLL 관련 회담 핵심은 이겁니다.
1) 일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동그라미 두개있는 공동 어로 수역은 북한에서 거부했을 겁니다. 북한이 서해에서 도발한건 꽃게 좀 더 잡겠다가 아닙니다. 그거라면 진작 해결됐겠죠. 꽉 막혀있는 황해도 일대 해군 작전망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최소한 남한 해군은 황해도 인근에서 뒤로 확 물려야합니다. 연평도 쪽으로 남한 해군의 작전 반경이 줄지만 북한 해군이 원하는 작전 반경 수준은 아닙니다.
2) 노무현은 NLL에 대해 북한안 비슷하게까지 받아줄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냥은 아니죠. 그 대가로 최소한 해주 개방 정도는 염두에 두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집요하게 해주 문제를 거론하죠. 김정일은 이리저리 핑계대며 뺍니다. 정몽헌이 검토했는데 별로 돈 안된다해서 개성으로 갔다고 대꾸합니다. 그러자 노무현은 정몽헌씨보다 우리 정부에서 여러 사람 모인거라 더 똑똑하다 그럽니다. 그 뒤에 노무현은 이리저리 보라빛 경제 그림을 그리며 장광설을 늘어놓지만 김정일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서해 경제 특구 합의했다고 해달라는 노무현 발언에 대해서까지 '그건 정전, 평화 협정 해결 이후에 논의하자. 그 전단계까지만.'하고 선을 쫙 그어버리죠.
3) 김장수가 총대 메라고 했다고 하죠? 전 그거 사실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즉, 노무현 측의 협상 전략은 서해경제 특구를 받으면 NLL 양보 가능 이었던 것 같습니다. 북한은 해주 개방은 절대로 막으면서 NLL을 비롯한 경제 지원을 얻어내는 거죠. 여기에 대한 마지막 대비책으로 김장수를세운 것 같습니다. 즉 서해경제특구가 틀어지면 마지막 주자로 김장수가 나서서 NLL 파토내자는 전략.
4) 결론적으로 NLL은 나가리.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북은 얻었죠. NLL이 언제든 협상 가능 대상임을 공식화하는 성과를 거뒀으니까요.
5) 핵 문제에 대해서 아예 처음부터 남한 측은 뭘 요구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일방적으로 북한 이야기를 듣다가 변죽 맞춰주는 정도였죠. 물론 이 과정에서 일부 보수 인사들을 분격케한 발언도 튀어나왔습니다. 저 또한 상당히 놀랐습니다. 표현이...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6)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해가 안됐던게 한강 모래 채취입니다. 그거 환경단체에서 굉장히 반대하는 사항입니다. 그걸 수십억불어치 캐내자는데요. 이건 아무래도 건설업계 쪽에서 강력한 로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솔까, 4대강 준설도 반대하던 사람들이 모래 채취는 좋다고 한다면...아무리 남북 협력 사업이라 하더라도...글쎄요.
7) 전체적으로 뭐 실속은 없었던 회담 같습니다. 노무현은 보라빛 장광설은 늘어놓는데 뭔가 강의하는 느낌입니다. 반면 김정일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핵심을 빼먹네요. 제가 볼 때 압권은 현정은 여사 관련 입니다. 현대가 관련해서 북이 갖고 있던 빚을 쳐버리네요. 노무현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하면서 앞으로 현정은 여사는 남한 정부와 협의한 뒤에 제게 오도록 하겠다는 부분이 압권입니다.
아무튼...김정일은 임기 얼마 안남은 노무현에게 별 기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시적 혹은 과시적 성과만 내주고 실속을 챙기겠다는 속셈이었던 것 같고 반대로 노무현 측은 그냥 넘어가진 않겠다, 최소한 해주는 얻어내겠다고 했지만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김정일을 설득하겠다는 계산이었겠지만 문제가 되고 잇는 발언들, 솔직히 사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역량의 문제로 나왔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2013.06.26 00:59:16
시닉스님/지금 이러고 있는데 김정일이 양보하겠나요?



그리고 노무현이 제안한 해주 서해안 특구 개발 계획도입니다. 도대체 숨바님은 이걸 문제없다고 하시니 참....
2013.06.26 01:12:29
서울이 너무 가까이 있고.... 서해에 배치된 부대와 함선과 무기들이 우리가 그저 휴전 상태인 것을 실감 나게 합니다 그런데 해주라는 이름이 이쁘고 가보고 싶어지네요 ㅎ
2013.06.26 01:23:41
사상의 문제가 아니라 역량 부족의 문제라는 총평에 동의합니다. 협상 실력만 놓고 보면 프로와 아마추어같다는... 김정일이 노무현의 의도를 훤히 들여다보면서 거의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에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릴 지경.
아무래도 노무현이 김정일에 대해서 굉장한 오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NLL에 대해 전향적 입장표명을 해주면 김정일이 감격해서 해달라는데로 해줄 사람으로 여겼던 것 같아요.
2013.06.26 01:30:12
믿진 않겠지만, 이번 일은 새누리당이 친노들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켜주려고 고의로 꾸민 공작이었다는 음모론이 나온다 하더라도 놀라지는 않겠습니다. 이번 일로 결정타를 못 날린 이상, << 수꼴들에게 핍박당하는 불쌍한 노무현 >> 이란 야권 지지자들 정서를 더 한층 강화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노무현 퇴임 후 노무현의 (생물학적 생명이 아닌)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결과론적으로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우는 쪽은 확실히 새누리당이에요.
이건 아래 고종석의 트윗을 봐도 그렇습니다.
""" 박근혜가 실수한 거다. 대선 뒤 '무위의 위'를 통해 지지율을 한껏 올렸는데, 국정원 공작 물타기하려고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반을 다시 적으로 돌렸다. 박근혜의 좋은 점을 보려 무진 애쓰고있는 JS에게마저 친노 스탠스를 강요하고 있다. """
다만 새누리당 열성 지자자들에게 노무현의 종북 이미지를 더 한층 깊이 각인시켰다는 점이 새누리 입장에서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도.
이렇게 보면 노무현 퇴임 후 노무현의 (생물학적 생명이 아닌) 정치적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결과론적으로 가장 혁혁한 공을 세우는 쪽은 확실히 새누리당이에요.
이건 아래 고종석의 트윗을 봐도 그렇습니다.
""" 박근혜가 실수한 거다. 대선 뒤 '무위의 위'를 통해 지지율을 한껏 올렸는데, 국정원 공작 물타기하려고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반을 다시 적으로 돌렸다. 박근혜의 좋은 점을 보려 무진 애쓰고있는 JS에게마저 친노 스탠스를 강요하고 있다. """
다만 새누리당 열성 지자자들에게 노무현의 종북 이미지를 더 한층 깊이 각인시켰다는 점이 새누리 입장에서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도.
2013.06.26 01:57:56
별로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녹취록 읽은 누구도 노무현의 역량에 대해 의심(?)하는 발언은 하지 않습니다. '포기'는 과장이다, 왜곡이다, 정치 공작이다 이런 비난은 있어두요.
그 다음, 전 정말로 노무현의 협상 태도엔 문제가 심각했다고 봅니다. 해주 받으면 다 해결된다, 그 과정에서 말은 '올인'이다 뭐 이런 태도인데 이거 국가 원수로서 굉장히 위험한 태돕니다. 당장 노무현의 발언중에는 나중에 북한에서 써먹을 수 있는게 많습니다. '봐라, 남한 대통령도 NLL에 대해선 김정일 원수에게 전적으로 동의했다.' '미군 주둔이 자주권 침해라는건 남한 대통령도 인정했다' 등등. 반면 김정일이 한 말 보세요. 나중에 남한에서 써먹을 만한게 없어요. 누구 말마따나 김정일이 갖고 논 수준이죠.
전 슬슬 미스터리가 풀리는 느낌인데..... 전 새누리가 이겼다고 봅니다. 그리고 더워서 한 미친 생각이라고 봤는데...정말로 박근혜 측에선 정상회담에서 나온 부분들, 이 기회에 털고 가자는 계산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확율은 낮다고 봅니다만...
2013.06.26 02:06:41
시닉스 / 그게 노빠들의 노슬람교 숭배와 야권의 노무현 긍정 정서는 좀 구분해서 봐야합니다. 그냥 평범한 야권 지지자들 가운데 노무현이 능력있는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솔직히 보기 드뭅니다. 예전부터요. 아니, 그 사람 재임시절부터.
노무현의 정치적 위상은 거의 전적으로, 반사효과 혹은 반사이득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즉, 반새누리당 정서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다음같은데서, "그 분이 그립습니다", 이런 댓글 날리는 사람들을 야권 지지자의 일반적인 전형으로 볼 순 없거든요.
한줄 요약 : '죽은 노무현'은 야권 유권자들에겐 더이상 위험한 존재가 아닙니다. 죽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죽은 노무현을 자꾸 새누리당이 때리면...
노무현의 정치적 위상은 거의 전적으로, 반사효과 혹은 반사이득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즉, 반새누리당 정서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다음같은데서, "그 분이 그립습니다", 이런 댓글 날리는 사람들을 야권 지지자의 일반적인 전형으로 볼 순 없거든요.
한줄 요약 : '죽은 노무현'은 야권 유권자들에겐 더이상 위험한 존재가 아닙니다. 죽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죽은 노무현을 자꾸 새누리당이 때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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