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마겓돈(spermageddon)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2017년 뉴욬 마운트 사이나이 병원의 역학자 샤나 H. 스완의 논문에서 비롯된 말이다. 스완은 그의 논문에서 1973년 대비 2011년 서구의 평균적 남자의 정자 숫자가 59% 감소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즉, 과거의 절반에 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기형 정자 비율의 증가, 무운동성 정자 비율의 증가, 여자들의 초조 연령 감소, 생식기 기형 증가, 난자 질의 저하, 유산의 증가등의 관찰되었다. 관찰 결과는 마치 카운트 다운처럼 바닥을 향한 단조 감소 함수를 보이는데, 마침 스완의 최근 책 제목이 「Count Down」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이른바 "내분비 교란 물질"의 증가이다. 내분비 교란 물질중에는 콩처럼 자연계에 존재하는 것도 있으나, 대부분 지구인들의 활동의 결과물이다. 디옼신이 그중 가장 저명하고 유독한 물질이기는 하나, 디옼신이 아니더라도 비닐, 플라스틱, 샴푸, 화장품, 살충제, 쿠션 충전재, 감열 복사지등 이름도 없이 여기저기에 숨어 있다.


내분비 교란 물질은 몸에 축적되며, 세대를 거듭할수록 점점 악역향을 발휘한다. 생쥐에 대한 실험이기는 하나, 세 세대에 걸쳐 연속으로 이 물질에 노출시킨 결과, 대상 수컷 생쥐중 1/5이 불임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물질중 프탈산의 경우 특히 남자 영아에게 노출되었을 경우 잠지가 작아지는 부작용이 있음은 최근 육아를 해본 여자들이라면 상식적으로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젖병 하나도 잘 골라야 한다는 이야기로서.


남성이 여성화되며, 그 결과 여장남자가 증가할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성욕 감소, 사회 활동에 대한 성취욕 감소가 일어나고; 남성성이 거세된 초식남/절식남들이 게임이나 하고, 유튭이나 보고, 배달 음식이나 먹고, 공시 준비나 하며 시간을 보내니; 연애-결혼-출산-육아의 연쇄 반응은 그 시작부터 없는 것이다. 이른바 "괜찮은 남자"가 이토록 희귀하거늘, 괜찮은 남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는 여자들 또한 연목구어에 다름 아닌 셈이다.


지나 당나라때 왕적신이 요약한 "위기십결"이라는 것이 있다. 바둑을 잘 두기 위한 열 가지 비결이다 이건데, 이중 제2결 입계의완(入界宜緩), 제3결 공피고아(攻彼顧我), 제6결 봉위수기(逢危須棄), 제9결 피강자보(彼强自保)를 한 마디로 줄여서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고 하기도 한다. "내가 살고 난 연후에 남을 죽인다"는 것인데, 만일 바둑이 아니라 일반 사회 생활 관련이라면, 아생연후생타(我生然後生他)로 조금 바꾸어 말할 수도 있으리라. 즉, "내가 살고 난 연후에 남을 살린다" 이것이다. 이 말은 마이모니뎃의 "자선(tzedakah)은 동심원 모양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가르침과도 일맥상통한다.


일반적으로 유성 생식의 본질이란, "수컷은 죽더라고 박고, 암컷은 죽더라도 낳는다"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원이 충분할 때의 이야기이고, 자원이 부족하거나 부족할 것으로 예상될 때는 달라진다. 수컷이든 암컷이든 아생연후생타로 바뀐다.  아생(我生)이 아니 되는데 어찌 생타(生他)를 좇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텟톳테론이 폭주하면, 죽는 줄 알면서도 마치 불나방처럼 암컷에게 들이대거나 아예 덤벼드는 박원순같은 수컷들이 있을 수 있기는 한데, 현대 지구인의 창조 활동의 결과물인 내분비 교란 물질들이 그 가능성마저 앚아가고 있음이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이라는 것을 어제 발표된 2020년 남한 합계 출산율 0.84 소식이 여실히 알려준다.


2015년 기준으로 미국에서도 평균 출산 자녀수는 흑인 1.56명, 히스패닉 1.52명,  백인 1.37명으로 저조하다. 한인 이민자들의 그것은 더욱 비참하여 0.82명으로 채 1명이 아니 되니, 이민자들이 본토인들을 선도하고 있다고나 할지...


그러니 출산율 저하를 무슨 정신적 나약함이나 세대 갈등이나 남녀 갈등이나 민족성의 저열함으로 설명해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기후 변화 문제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과학적, 합리적, 체계적, 총체적, 전체주의적 접근으로만 해결의 전망이 조금이라도 보여질 것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지구인들은 이렇게 끝나는 게 아닌가 싶다,  자기 자신의 창조물, 자신으로부터 소외된 물질에 의하여 정신을 지배당하는 신세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