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병원 불법의료 원인은 의사 부족때문이라고?

 

2020.10.06

 

나는 언론이 경향성(정파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사실에 입각하고 논리적 정합성을 갖추었다면 기사에 언론의 색깔(정파성)이 들어간다고 해서 비판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기계적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겨레를 언론으로 보지 않는 이유는 그 정파성 때문이 아니라 사안을 종합적 입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1차원적 사고에 머무는 유치함 때문이다.

한겨레는 오늘, 의사가 부족해서 국립대병원이 불법의료가 일상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기사 제목과 내용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겨레가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것은 한겨레와 한겨레 구독자의 몫이니 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문재인 정권을 비호하고 정책을 지지하더라도 사안의 근본적 문제를 통찰하고 현상을 분석해서 현실적인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한다.

한겨레 주장대로 공공의대 설립하고 의대 정원 증원해 의사가 많아지면 국립대병원에 의사가 많아져서 불법의료가 사라질까? 한겨레는 우리나라 의료문제의 핵심에는 건보수가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알까? 한겨레는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증원 문제는 결국 건정심 문제와 의료수가로 귀결된다는 것을 모르거나 알면서도 진영에 경도되어 애써 이를 무시하고 있다.

한겨레는 국립대병원에 의사가 많아지면 국립대병원 운영비가 증가하고, 그 증가한 운영비는 결국 수요자인 국민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은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만큼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잊은 채, 그것이 공짜이거나 누군가 대신해 부담하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국민들 역시 건강보험공단에서 대부분 의료비를 내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의료비를 부담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 공급자(의료기관)의 비용을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다.

국립대병원의 불법의료를 없애려면 국립대병원의 의사수를 늘리면 된다는 한겨레의 주장은 맞다. 그런데 국립대병원이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 이상 고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사를 늘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의사가 있어도 더 고용을 못한다. 현재의 의사수를 고용하면서도 대부분의 국립대병원은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데, 추가 고용된 의사의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의원, 병원 폐업하는 곳도 많고, 대도시에는 건물마다 의병원이 입주해 있고, km2당 의사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국립대병원이 의사를 모집한다면 지금도 구름과 같이 몰릴 것이다.

국립대병원의 불법의료 문제는 우리나라의 의사수가 모자라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의료수가가 너무 낮아 국립대병원이 의사를 지금보다 더 고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 국립대병원 불법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의대 설립하고 의대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더 웃긴 것은 국립대병원 의사가 부족해 불법의료가 성행한다고 하면서 의대생의 거부로 올해 의사고시(국시) 응시자가 적어 내년도 국립대병원 및 종합병원의 인턴 부족이 심각해진다는데도 문제없다며 의사고시 추가 응시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한겨레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겨레가 부산대병원의 불법의료 사례를 기사화하면서 그 원인을 국립대병원의 의사수 부족이라고 진단했다면, 국시 응시생이 적어 내년에 의사(인턴) 배출이 적어지게 되면 국립대병원 인턴(의사) 수급이 심각해진다는 것을 지적하고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한겨레는 현상 파악은 제대로 했으면서 그 해결책은 엉뚱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렇게 논리적 정합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는 현상에 따른 문제점을 진단하고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사의 목적을 미리 정하고 그에 맞는 현상을 찾아 기사화하기 때문이다.

 

뱀발 : 한겨레가 지적한 국립대병원 불법의료 사례 중 일부는 과연 불법의료라고 해야 할지도 따져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호사가 컴퓨터에 처방전을 입력한다는 것을 불법의료라 하는데, 상황에 따라서 의사가 직접 컴퓨터에 처방전을 입력하지 못하는 경우, 의사의 지시로 간호사가 대신 컴퓨터에 처방전을 입력하는 것을 불법의료라 해야 할지 의문이다.

 

[단독] 간호사가 의사ID로 처방의사부족 국립대병원, 불법의료는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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