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좀 타락한 모양이다.

회사가 그깟 코스닥 상장하는 것보다 M&A 당하는 경우 내 지분의 돈가치는 훨씬 더 크고 당장 환전(?)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가 M&A 당하기를 비니 말이다.

M&A만 되면 그동안 억울하게 코스닥 상장 문턱에서 두번 좌절했던 쓰라린 경험을 잊어버리고 어디 따스한 나라로 이민가서 이 도대체 논리적으로 이해 안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와 내가 싫어하는 '민족성'이라는 단어지만 '노예 근성이 덕저덕지한 저주받은 민족성을 물려받은 한민족'하고는 연을 끊고 살텐데 말이다.


예전에 San Jose(산호세)에서 몇개월 같이 협업하면서 혹시나 한국 사람을 만나면, 'Sorry, I'm Japanese'라고 말했던 기억이 새롭다. 해외에서도 호적조사는 물론 초등학교부터 어떻게든, 전혀 잘난 것이 없는 나인데도, 연을 만들어볼려고 30분은 고문에 가까운 질문을 해대는 한국인들을 보며  질려서 다음부터는 일본인 행세를 했었다. 물론, 일본인 척 할 수 있을 정도의 일본어는 한다. 독일어도 좀 하는데 외모가.... ㅜ.ㅜ;;;


그 에피소드에서 나는 '동남아 혼혈 일본인'이라는 별명 아닌 별명을 얻은 기억이 난다.


이제는 은퇴를 하고 싶다.


한가한 소리가 아니라, 산업화에 밀려 삼포로 떠났던 작부 백화처럼 4차산업의 물결은, 비록 그동안 자만에 빠져 개인능력 배양을 등한시했던 것을 감안해도, 더 이상 엔지니어링 분야는 버틸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conceptual 부분에서 엄청 달린다. 그런데 그동안 나와 나이가 비슷하면서도 나보다도 최소 한등급은 난이도가 높은 엔지니어링을 했던 회사 동료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는다. 즉, 내가 Linux를 만져보면서 충격을 받았듯, 기술적 요소보다는 그 기술의 엔지니어링 문화가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추하게 남는 것보다는 박수칠 때 떠나는게 낫지 않겠는가? 아직은 그래도 박수치고 있으니 말이다. 엔지니어링을 하면서 많이 묵었으니 더 묵을 것도 없다. 그냥 조용히 지켜보는 수 밖에. M&A나 당하길 고대하면서.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