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貨幣)란 무엇인가? 

여자적으로 화는 '재화 화'자이고, 폐는 '비단 폐'자이다. ("결혼식 폐백 드린다"고 할 때의 폐이다.) 재화 화가 '될 화'자와 '조개 패'자의 형성 문자이니, 고대 지나인들에게는 조개 간 것과 비단이 돈 구실을 하였나 보다.

사전에서 화폐를 찾아보면 (1) 가치의 척도, (2) 지불의 방편, (2) 축적의 목적물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가진 물건이라고 나온다. 인간 정신의 삼요소인 이성, 덕성, 감성에 각각 대응하여 만족시키는 기능들이라고 여겨진다. 영어의 currency는 라틴어 currens에서 나온 말이고, 이 말은 curro(나는 달린다)의  현재 분사이니, 여기서는 거래의 지불 수단이라는 측면만 강조된 느낌이다.

가사(假使) 미 연방 정부가 막대한 매장량(예컨대 수백만 톤)을 가진 로키 금광을 '그냥 갖고만 있다'고 가정해 보자. 금이 금괴의 형태로 퐅 놐스 미군 기지에 보관되어 있건 금광석의 형태로 땅속에 있건 겉에서 보기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물론 후자라면 "Show me the money."는 안 될 것이다.) 

이제 그 금광이 로키 산맥에 있지 않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벅에 있는데,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무제한 금-돌라 스왚 협정을 체결해 놓았다고 추가 가정해 보자. 이 역시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한발짝만 더 나아가 보자. 미국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하시(何時)라도 무제한 금-돌라 스왚 협정 체결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즉, 폭력)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지금 당장 그런 협정이 실재(實在)하느냐 부재(不在)하느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소위 "신용 화폐"란 것이 사실상 지금(地金) 본위제와 크게 다를 바도 없다. 게다가 미국은 전세계로부터 '보호비'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뜯어가고 있으니, 돌라를 팔아 물건을 사들임이 바로 그것이다. 일종의 현물세이다. 

경찰차가 순찰을 다니면서 문구점에서는 만년필 받고 순찰필증 내주고, 햄버거 가게에서는 햄버거 받고 순찰필증 내주고, 옷 가게에서는 모자 받고 순찰필증 내주고, 주유소에서는 기름 넣고 순찰필증 내주는 셈이다. 그리고 상인들끼리는 그 순찰필증 가지고 상거래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그렇기때문에 미 연방 정부나 미국  자체에게는 "파산(bankruptcy)"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지구라는 별이 사라지거나 미국의 군사력이 석기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 순찰필증만 찍어내면 되는 것이므로. (이쪽 방면 전문 용어로 주조 이익(seigniorage)이라고 부름. 엄밀히 말하면 주조조차 아니고, 그냥 인쇄임.) 그리고 방자하게 감히 "Show me the money."하는 놈들에게는 큰 주먹을 대신 보여주면 된다. 그러고도 찌그러지지 않는 놈에게는  뭐가 기다리고 있다?

이 권한에 도전하는 핵돼지 새끼가 있다면 그의 운명은 명약관화하다아아~~~



라는  것이 바랔 오바마까지의 미국의 정책이었는데, 어느날 나타난 트럼프가 (1) 순찰 안 하고, (2) 물건은 자급자족하고, (3) 순찰필증 교부도 안 하겠다는 것이니, 그렇게 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질 부자 미국인들 손에 트럼프 목숨이 남아날지 장담 못 한다, 제갈량의 "천하삼분지계"야 유비라는 약소 군벌의 필연적 선택이었으나, 트럼프의 "천하이분지계"는 미국에게 필연이 아니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