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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 1665년은 과학사에서 기념되는 해이다.
이 해에 영국에서는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났는데, 평생 원수지간으로 지낸 두 사람이 각각 이루어냈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 첫번째 사건은 뉴톤의 운동 방정식 발명이다. 이 방정식을 도입하기 위하여 미적분이 발명되었고, 이 방정식의 결과 만유인력의 법칙이 탄생되는데, 이 방정식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F = ma
이 아름다운 수식은 뉴톤의 세 가지 운동 법칙을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나는 오일러의 공식보다 이 방정식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지 않겠지만.)
제1법칙: m ≠ 0일 때, F = 0이면 a = 0이다.
제2법칙: F ∝ a, F ∝ m
제3법칙: F = - F' (질량-에너지 보존 법칙으로 이어진다.)
이 운동 방정식은, 고타마 붇다의 연기론과 실상론만큼이나, 삼라만상에는 인과 법칙이 있으며, 제법의 실상은 늘지도 줄지도 않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 결과 지구인들은 내삽법을 통하여 과거를 이해하고 외삽법을 통하여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두번째 사건은 로버트 훜이 현미경을 이용하여 세포를 발견하고,명명한 것이다. 그가 발견한 것은 물론 살아 있는 세포가 아니라 코르크 마개의 죽은 세포였고, 그것도 껍질뿐이었지만, 여하튼 코르크가 세포라는 기본 단위로 환원될 수 있다는 사실은 중대한 발견이었고, 이 지점이 서양 고대 의학과 서양 현대 의학의 분수령이었다. 자연발생설의 부정 및 세균도 세포이며 세균에 의하여 아주 많은 병들이 발생한다는 발견은 이 관찰의 필연적 귀결이다.
병리학(pathology)이라는 학문이 있는데, 이 학문에는 몇 개의 층위가 있다.
제5층 음영 병리학(shadow pathology): 진단방사선과(=영상의학과)의 영역
제4층 거시병리학(macropathology): 내과, 외과의 영역
제3층 조직병리학(histopathology): 해부병리과의 영역
제2층 세포병리학(cytopathology): 해부병리과 및 임상병리과(=진단검사의학과)의 영역
제1층 분자병리학(molecular pathology): 임상병리과(=진단검사의학과)의 영역
이 다섯 층위중 황금 기준이 바로 세번째 층인 조직병리학인데, 훜은 바로 그 코르크 조직(tissue)을 본 셈이다. (그냥 "병리학"하면 바로 조직병리학을 의미한다.)
훜 이전에도 거시병리학은 있었다. 히포크라테스나 갈레노스의 시대, 화타나 편작의 시대에도 눈으로 사람 몸, 벌거벗은 몸을 관찰함은 가능하였으므로. (지금도 피부과, 안과 및 이비인후과는 거시병리학에 특화된 과이다.) 그때는 그러나 거기까지만이었다.
서양 고대 의학은 더 이상 의학으로서의 가치가 없다. 역사학의 대상일 뿐이다. 이 구시대의 유물은 서양 현대 의학으로 진화 혹은 대체되었다. (그러므로, 의학 = 현대 의학 = 서양 현대 의학)
그러나 이 글의 제목이외에 "동양 현대 의학"이라는 단어 들어본 적 있는 사람 있는가? 평생에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며, 금시에 초문일 것이다. 왜냐?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콩트는 그의 「실증 철학 강의」에서 인류의 지성이 세 단계로 진화한다고 주장하였다. 모든 것의 배후에 하나의 초월적인 존재가 있다는 "신학의 단계", 모든 것이 몇 몇 요소로 환원될 수 있다는 "형이상학의 단계", 목적과 근원에 대하여 묻기보다는 법칙과 원리, 그리고 사물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묻는 "실증 학문의 단계"가 그것들이다.
서양 현대 의학은 실증 학문의 단계에 접어 들었다. 그러나 동양 고대 의학(남한에서 "한의학", 북한에서 "동의학"이라고 불리는 그것 말이다.)이 실증 학문의 단계로 진화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오운육기(五運六氣)와 십이정경과 기경팔맥대신 그들이 세포와 세균과 바이러스와 DNA를 선택할 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하면 더 이상 사기(詐欺)를 못 칠 테니까.
누구에게나 밥이란 소중한 것이다. 특히 "밥파(밥派)"에게는 더더욱.
남북한 인민들의 공통점이 보인다. 바로 미개(未開)하기 그지 없다는 점. 혹은 관대(寬大)하기 그지 없다는 점.
(※ 오일러의 공식: e^iπ + 1= 0, 혹은 e^iτ = 1
오운: 오행(목화토금수)이 상생 상극하는 운행
육기: 천지간의 여섯 가지 기운. 곧, 음양풍우회명(陰陽風雨晦明), 혹은 풍한습조서화(風寒濕燥暑和))
2019-01-14
2019.01.17 17:39:55
어떤 사람은 한의학이 과학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저는 한의학은 아직 과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기초가 되는 과학에 근거해야 할 것입니다.
의학도 다른 기초 과학을 근거로 성립되었다고 짐작합니다.
전에 남산당에서 나온 [동의보감]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여기는 주로 증상과 처방이 나옵니다. 이론(가설)은 안 들어있죠.
한의학의 여러 가설들 중에서 음양오행론 같은 경우는 아주 간단하게 부정됩니다.
음양오행으로 인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 게임 셋이죠.
그러면 음양오행을 한의학에서 들어내 버리게 됩니다.... 뭐가 남을까요? ^ ^
저는 진맥과 침술과 탕약이 남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한의학 진맥에는 신기한 면이 있어요.
여러분이 간밤에 열심히 밤일을 했다면, 그게 진맥으로 바로 뽀록이 납니다....ㅋㅋㅋ
한의학 침술에도 신기한 면이 있어요.
제가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침을 맞은 적이 있는데요, 손날 부분과 발의 어느 부위에 침을 놓더군요.
그리고 제자리 걸음으로 걸어 보라고 해서 한 5분 걸었어요.
한 1분쯤 지나자 허리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더군요.
허리에 침을 놓았다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충 이해가 되었을 텐데,
엉뚱한 부위에 침을 놓았는데 통증이 사라지니까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탕약도 효과가 있다고 많이 들었는데, 저는 구체적인 경험은 없습니다.
그래서 플라시보 효과라고 보기에는 이상하고,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019.01.18 07:27:14
안면마비는 현대 의학의 수술중 인위적으로 유도하고 복귀시키는 일상사입니다.
중의학의 침술 마취하 수술은 널리 알려져 있고, 키신저나 닉슨에게도 자랑되었던 사항이지요. 그러면 걔네들이 침술 마취하에서 실제로 대부분의 수술을 진행하느냐? 모택동과 베순의 '적각 의생' 시대에는 그러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아닙니다. 성공 확률이 70% 정도이고, 마취 깊이도 얕고, 마취 지속 시간도 일정치 않고, 시술자 능력에 따른 차이가 크고... 한 마디로 복불복인 겁니다. 수술이 점치기도 아닌 것이고, 강아지 새끼 수술도 아닌데 말이지요.
F = ma에 따르는 총포의 시대에 활이나 창도 참 좋은 무기라고 자랑하는 격이지요. 국소마취제로 널리 쓰이는 리도카인이 1cc에 한 50~60원 할 겁니다. 그것 아끼자고 최소 10년간 내공을 쌓아야 한다면 이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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