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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치나 외교를 주로 소설 [대망]과 사마천의 [사기 열전]으로 배웠습니다. 나머지 이곳저곳에서 배운 게 조금 있고요.
소설 [대망] 9권에는 도꾸가와 이에야스가 오사까로 상경하여 도요또미 히데요시를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오다 노부나가 사후에 히데요시가 군사력을 대부분 장악하여 오사까에서 정권을 잡기 직전이고, 이에야스와 히데요시는 한 번 대판 싸우고 종전한 사이입니다. 히데요시는 동쪽의 이에야스가 다른 영주들과 모의하여 빈집털이를 할까 싶어서 서쪽 지방 직접 공격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히데요시는 이에야스가 오사까로 와서 신하로 인사하기를 원했죠. 그래서 상경하라고 외교를 벌입니다. 이에야스는 상경 전에 온갖 외교 밀당을 했죠. 그 결과 상경 전에 히데요시의 누이동생과 결혼하고, 히데요시의 어머니를 인질로 받아 놓고, 2만 명의 병력을 대동해서 상경하게 됩니다. 교또에서 짐을 풀고 있는데, 히데요시가 느닷없이 나타나서 둘이 대작합니다. 그 자리에서 이에야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번에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할 때 김정은이 한 말 중에 비슷한 말이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보고, '김정은이 소설 [대망]을 읽고 따라 했나 보다'라고 생각했죠.
http://www.viewsnnews.com/article?q=156949
김 위원장은 웃으며 "우리 때문에 NSC에 참석하느라 새벽잠을 많이 설쳤다는데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되셨겠다"고 조크를 던졌고, 문 대통령은 "우리 특사단이 갔을 때 선제적으로 말씀을 해주셔서 앞으로 발 뻗고 자겠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자 "대통령께서 새벽잠을 설치지 않도록 내가 확인하겠다"며 향후 핵-ICBM 실험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우호관계의 두 나라가 협상을 할 때도 밀당이 있고, 때로는 협상이 결렬되고, 지지부진하고, 다시 협상하여 완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두 나라가 각자 바라는 것이 있는데, 일부분을 양보하면서 협상하는 게 쉽지가 않습니다. 하물며 적대관계의 두 나라가 협상을 하는데, 스무스하게 진행이 될 리가 없다고 봐야죠.
트럼프 대통령이 느닷없이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편지를 공개하자 홍준표는 자신의 예상이 맞았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랬는데, 김계관이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호응하였습니다. 원래의 예정대로 회담이 성사될지 여부는 두고 봐야 되겠습니다. 웃음을 주신 홍준표 대표님, 사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무슨 운전자라고 치켜세웁니다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그냥 뒷자리에 앉은 승객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운전석에는 트럼프가 앉았고, 조수석에는 김정은이 앉았고, 뒷자리에는 문재인이 앉았다고 보는 것이죠. 그러니 뭘 대단한 걸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나중에 대단한 결과가 나올지라도 그게 문재인의 성과라고 보기도 어렵고요.
전에 일본만화 [정치9단]을 보니, 서미트(summit)라는 게 사전에 다 조율된 의제를 정상들이 만나서 사인하는 행사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은 아마도 이 사전 조율이 잘 안 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는 북핵밀당은 이제 결론을 낼 시기가 되었습니다. 전쟁이든 평화든 결론이 나온다는 거죠. 김정은도 죽기는 싫을 테니, 아마도 평화로 결론이 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그러니 당분간 일희일비하지 말고 기다려야 합니다.
1. 이에야스가 상경하여 히데요시를 만나려고 할 때는 escrow가 필요했지만,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나는 데에는 다른 escrow가 없어도 될 것입니다. 비행기의 호위는 중국 전투기들이 해 줄 것으로 보이고, 누가 그 비행기를 노리고 미사일을 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회담 자체에는 escrow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옛날 같으면 인질을 보내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 시대에는 인질을 보내는 것이 인권을 침해하는 처사라고 비난을 받을 테니, 트럼프의 어머니를 평양에 보낼 일도 없고, 이방카를 정은이에게 시집보낼 일도 없습니다. 트럼프에게 여동생이 있을는지 모르지만, 나이가 너무 들어서 정은이가 안 받을 겁니다.
3. 북핵과 미사일의 완전한 폐기가 어떻게 하면 가능할 것인가를 놓고 사람들마다 생각하는 방법이 다 있을 겁니다. 지금 이 방법을 놓고 북한의 외교관과 미국의 외교관이 남 모르는 협상을 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협상이 잘 되면 원래 예정대로 회담이 성사될 것이고, 협상이 잘 안 되면 얼마쯤 더 기다려야 회담이 성사되겠죠.
4. 제가 보기에 이미 만들어진 핵과 미사일은 북한이 중국이나 미국에 팔고, 그 댓가로 돈을 받는 방법이 가장 좋을 듯합니다. 윈윈이죠. 핵폭탄을 만들던 인력과 미사일을 만들던 인력이 있을 텐데, 얘네들은 북한의 특정 지역에 매일 출근시키고, 미국은 얘네들을 감시할 인력을 파견하면 될 듯 합니다. 숨겨 놓은 핵이나 미사일이 없는지 여부는 미국이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해서 모든 인원(핵/미사일 개발 관련 실무진)의 조사를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 나중에 숨긴 핵이나 미사일이 발각되면, 그 지역은 미국이 공격해도 된다는 조항을 추가하면 될 듯합니다.
정말 남북의 미래에 관심이 있는 건지 의심스러운 진영논리의 끼워맞추기 해석이 범람하는 느낌이라 보고 있기도 피로하네요...
반엘리트님/
④ 남과 북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였다.
남과 북은 북측이 취하고 있는 주동적인 조치들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단히 의의 있고 중대한 조치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앞으로 각기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하였다.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정기적인 회담과 직통전화를 통하여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진지하게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 위하여 함께 노력하기로 하였다.
판문점선언 내용 중 일부입니다.
진영논리라?
그것으로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을까요?
내일 결과를 발표한다니, 그 발표내용이 이에 대한 일정한 결론을 내려주겠지요?
저로서는 풍계리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올 들어 사람들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좀 부지런해진 모양이다.
얼추 5월 단오도 한달은 남았을텐데, 벌써부터 널뛰는 연습들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부지런히들 하니 말이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뭘 하냐고? 널뛰다가 멀미가 나서 본 것도 기억에 없는 모양이다. 최선희가 시전하지 않았는가?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를 고작해서 얼마 되지 않는 설비들이나 차려놓고 만지작거리던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인가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중략)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에 이어 이번에 또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하였는데 바로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힘을 키웠다.
(중략)
그들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
(중략)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
그들이 드러낸 핵발톱의 일면이 최선희의 위와같은 담화에 그대로 나타나있다.
이젠 여의치 않다고 보고 다시 집어넣은 모양이다.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그래서 때에 따라 대상에 따라 어떻게 변형될지는 각자가 판단해보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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