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정국입니다.

대통령께서 개헌안을 발의할 예정입니다. 21일 발의 예정이었으나, 야당의 반발과 국무회의 절차 문제 등이 문제가 되어서 26일로 늦춰졌습니다.

대통령이 발의하면 국회는 원안대로 가부만 결정하는 처지가 됩니다. 국회는 개헌의 주체여야 하는데, 이미 들러리가 됐습니다. 자칫하면 개헌을 무산시키는 역적으로 덤터기 마저 쓰게 생겼죠.

맨날 쌈박질만 하더니 쌤통이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다고 대통령 개헌안 발의가 내용과 방법에서 온당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의원 밉다고 대통령 응원도 못합니다. 응원할 내편이 없네요.

여당인 더민당은 원안의 문구만 다듬자고 합니다. 여당은 행정권력을 만들어낸 여당이니까 그렇게 하자고 할 수도 있지만, 개헌의 경우는 사실 여당이든 야당이든 청와대 주도의 개헌안 발의에 대해서 쪽팔려해야 마땅합니다.

국회는 정치의 주체입니다. 국민들의 마음, 생각을 조율하고 합의하는 정치행위의 대리자죠. 대통령은 안살림의 주체지, 정치적 합의와 결정의 주체가 아닙니다.

물론 헌법에 대통령도 발의 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의 주체인 국회가 정치 역할을 못할 때 최후의 수단으로 정해놓은 것입니다. 그러니 더민당은 입법부인 국회 전체의 입장에서 이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부끄러워 함이 먼저죠.

대통령 발의안은 내용과 방법에서 온당치 않습니다. 내용에서는 대통령 권한 축소라는 시대정신을 버리고, 도리어 미국식 대통령제를 채택한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연방제 국가 같은 대제국이 아닙니다. 직접민주주의도 가능한 규모의 국가죠.

경제적 양극화, 시대적인 세대갈등과 남녀격차, 도시와 농촌 등등 갈등의 구조가 넓고 깊습니다. 우리는 승자독식의 대통령제보다는 합의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시대정신이고요, 정치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당장은 의원내각제 할만한 정치수준이 안됩니다. 쌈박질만 하죠. 그래도 그것을 지향하는 중간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쌈박질만 한다고 의회를 패싱하고 대통령제를 강화하는 것은 다양한 사회 갈등구조의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개헌안에 여러 좋은 시대정신의 가치들이 담긴다해도 권력구조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이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고, 우리 사정에 맞지 않기에 온당치 않다는 것입니다.

방법도 참 아쉽습니다. 물론 정부여당의 입장에서는 좋은 수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합의가 개헌이고, 대선 직후 지방선거와 개헌국민투표를 연계하는 것이 필연적인 정치일정으로 받아들여졌죠.

때문에, 국회가 먼저 개헌안을 내지 못한 것을 기회로, 정부여당주도로 개헌발의를 하는 것이 정치적 유익이 큽니다. 그것을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유리할 때 하는 것이죠.

그러나 개헌안의 내용이 국회권한의 일부강화와 대통령 권한의 일부 실권의 내용이 담겼다 하더라도, 궁극에는 대통령제의 고착과 미국식 정치제도의 수용 측면에서 양당제로 귀결되는 개헌이라면, 국회를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것은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개헌을 하자는 합의를 한것이지 국회를 양당제로 만들고 대통령제를 고착하자고 합의하지 않았습니다. 고로 개헌저지 의석을 확보한 자유한국당이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빌미를 주는 방식으로 개헌 발의가 되는 것이죠.

더욱히 토지공개념을 가지고 빨갱이냐 아니냐의 논란으로 비화됐습니다. 이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민당과 자유당이 서로에게 지지세력 결집의 빌미를 주는 적대적 공생의 기득권 양당의 선거전략일 뿐이죠.

청와대와 더민당의 개헌압박, 개헌전략이라고 언론이 표현해주지만, 그렇게 보기 힘듭니다. 그냥 양당이 지선을 독점하는 카르텔이라고 평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면 개헌은 국회합의가 어려운 대통령 중임제를 키워드로 하고 있고, 또 양당의 프리미엄을 내제한 빨갱이 어젠다 '토지공개념'을 이슈화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 바른미래 인재영입위원장은 권력집중 해소에 반대되는 '청개구리 개헌안'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국회가 개헌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면서, 국회에게 정치력 발휘를 주문했습니다.

안철수 위원장의 생각이 정답입니다. 그러나 결국 더민당과 자유당의 주거니 받거니 핑퐁게임으로 나라의 미래가 달린 개헌이 정치코메디가 될 판입니다.

토지공개념은 이름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핵심은 토지가 소유의 목적물이 아니고 생산의 목적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모두 땅을 딛고 삽니다. 땅을 이고 살면 안됩니다.

자유시장경제에서 땅이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은 신진대사가 급격히 낮아지는 노인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모두가 힘차게 땅을 딛고 활기차게 살아야 합니다. 헨리조지가 주장한 토지공개념은 자유시장경제를 살리는 것입니다.

헨리조지를 말하기 전에, 이미 우리나라는 건물주를 조물주라고 하는 상황이니, 땅값과 땅빌려쓰는 값이 경제를 늙고 병든 경제로 만드는 핵심 원인입니다.

무능한 정치가, 지금 당장 동맥경화를 뻥 뚫어야 될 상황에서 공개념하면 빨갱이고, 왜 빨갱이냐고 하냐고 하는 무능한 말싸움만 하고 있으면 안됩니다.

새정치부터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