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반도 안보 문제에 대하여 박하사탕님과 의견을 주고 받으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트럼프도 아니고 김정은도 아닌, 보수/우익의 이중적 태도와 진보/좌파의 대북올인이라는 철딱서니 없음이라고 봅니다.


이국종 사태는 저의 주장을 그대로 적나라하게 입증해주는겁니다. 북핵문제에 대하여는 보수/우익이나 진보/좌파나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기생충을 보유한 귀순용사라는 '안보적 딸딸이용'으로 아주 적합한 아이템을 득템합니다. 그리고 보수/우익이나 진보/좌파나 '집단 안보적 딸딸이'를 쳐대기 시작합니다. 


어휴~!!! 밤꽃냄새가 한반도를 진동합니다.


자한당 한 의원은 '기생충이 득실득실한 귀순용사는 북한의 현주소를 말하는 것이고 아주 중요한 정보이다'라며 이국종을 쉴드칩디다.


제가 그 글을 읽으면서 현욕이 터졌습니다. 그대로 활자화하면,


"어휴, 이 씨발 새끼, 꼬라지 보소"


그 자한당 의원의 뇌리에는 YS 정권 때, 그리고 이명박 정권 때 그리고 폐비박씨 정권 때 CNN을 위시한 미국언론들이 창조 유포한 '북한 붕괴론'이 실현될 중요한 증거 쯤 된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는 안보가 왜 이렇게 저질스럽게 형성이 될까요. 보수/우익은 북한 도깨비론, 그리고 진보/좌파는 철딱서니 없는 민족론.




1970년대의 신문 기사를 여러번 통독하면서 당시 박정희가 내렸던 '긴급조치'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1970년대 중반으로 옮겨지면서 한반도는 위기상황이 닥칩니다. 미증유의 석유 파동을 두번 겪어야 했던 한국경제. 영국을 살렸다는 대처도 북해유전 때문에 기사회생한 것일 뿐,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보다 훨씬 경제적 강국이었던 영국조차 침몰했을 그 석유. 우리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는데 파동을 두번이나 겪었으니 이제 막 시작한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없는데다가,  독재정권들의 경제정책의 필연인, 역사적 증명이 된, 경제 파탄이라는 요인이 겹쳐 국내 경기는 불안했고 끊임없는 민주화 요구로 인한 소요사태, 동남아시아의 도미노 붕괴, 미군 철군 압박 등, 긴급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기도 합니다.


이런 나의 생각을 펼쳤다가 인터넷에서 난도질 당한 것은 양념. 저는 '펼칠수도 있었다'라고 주장했지 '펼친 것이 옳았다'라고 하지 않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강준만의 글을 접합니다.


"당시 시대상이 긴급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게 최선이었는지는 미련이 남는다. 오히려 민주주의를 강화해서 우리가 하나되는 안보를 구축할 수도 있었지 않았겠느냐?"



맞는 말입니다. 긴급조치를 100% 인정해도 당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가장 하책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책이 2017년 대한민국에서 더욱 꼴사나운 행태로 재현이 됩니다.


이국종 사태에서 논의될 것은 '기생충이 뱃속에 있는 귀순용사를 보면서' '남한이 북한보다 체제적으로 더 우월하다'라는 집단 안보 딸딸이를 치면서 밤꽃 냄새를 피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되는' '개인정보 유출'이었어야 합니다.


한국사회는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민감한 논점은 도외시하고 'to be vulgar',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더 촌스러워질지' 발광하는 것 같습니다.


김종대의 발언도 그렇습니다. 너무 촌스럽습니다. 신랄한 비판을 논리적 구성에 의존하지 않고 자극적인 표현에 기대는 한국 진보/좌파는 한국 보수/우파만큼 촌스럽다는 것을 또 한번 증명시켰으니 말입니다.



명백한 인권침해인 개인정보유출을 놓고 이어지는 촌스런 말들의 향연. 이참에 대한민국의 국시를 '홍익인간'이 아니라 'Let's be vulgar'(촌스러집시다)라고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뭐 하긴, 폐비박씨 정권 당시 총리라는 인간이 금융정보사고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 때 '약관에 동의했으니까 소비자들 책임'이라고 하고 그 발언을 비판한 적이 없었던 나라이니 뭘 더 말하겠습니까만?



예. 개인정보 유출보다 귀순용사 뱃속에 기생충이 더 중요한 나라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입니다. 더 이상 이야기해봐야 의미없고 한마디만 하고 끝내겠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귀순용사'라는 표현도 상당히 거슬립니다. 월남한 한명을 두고 체제우위를 과시하려는 촌스러움 때문입니다. 그런데 개인정보 유출보다 귀순용사 뱃속의 기생충이 더 중요한 나라이니 '귀순용사' 대신에 '귀순병'이라고 쓰면 바리 빨갱이로 몰리겠죠?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