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을 누가 욕 보이는가


                                                                 2017.09.27



노건호(노무현 아들)가 자유한국당의 정진석이 “노무현은 권양숙과 부부싸움 끝에 자살한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한다.

필자는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거품이 많이 낀 사람이 노무현이라고 생각하고, 전직 대통령이 자살한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개인 노무현이나 가장 노무현의 입장에서 자살이라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는 편이다.

노무현은 가족들의 뇌물수수로 인해 자신 뿐아니라 참여정부가 지향했던 가치까지 깡그리 부정당하는 상황이 되는 것에 절망했던 것 같고 이에 대해 죽음으로써 책임지려 했다고 본다. 그리고 아내 권양숙과 자식들인 노건호, 노정연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감옥까지 가야 하는 상황은 막아야겠다는 가족사랑(?)도 스스로를 자살로 내몬 한 이유였을 것이다.

노무현은 실패한 대통령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으며 내려왔지만 마지막 자존심인 도덕성 하나로 그 비난을 견뎌내고 있었다. 그러나 스스로 자위하고 자신했던, 그리고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자신의 도덕성과 정권의 도덕성이 그 누구도 아닌 부인과 자식들에 의해 산산히 부서져 버린 것을 보고 생에 대한 미련도 접지 않았나 싶다.

노무현의 자살은 외부(당시 이명박 검찰)의 압박이나 정치적 보복이 아니라 이렇게 가족들에 의해 노무현이 소중히 여기던 가치가 무너져 내린 것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권양숙과 노건호, 노정연, 조카사위 연철호는 박연차로부터 640만불을 받아 미국에 집을 사고 사업자금으로 썼다. 이것은 검찰 수사로 드러난 사실이고, 사법부의 판단도 일부 끝났으며, 권양숙과 노건호도 인정한 fact이다. 다만 노무현의 자살로 이 사건 수사가 완결되지 못하고 대충 묻혀진 것일 뿐이다.

노무현도 박연차로부터 가족(권양숙)들이 돈을 받았다는 것을 시인했다.

2009년 4월 7일, 노무현은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한 문제로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는 다음과 같이 권양숙이 박연차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노무현이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린 후 병원으로 이송될 때에 권양숙은 이송 차량에 함께 탑승하지도 못했을 뿐아니라 노무현이 1차 병원을 거쳐 2차 병원에 도착하여 사망할 때까지도 나타나지 못했다. 사고(노무현 자살)가 발생한 시점이 새벽이었지만 권양숙은 오전 10시경에야 병원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당시에도 노무현 자살을 둘러싼 여러 소문들이 나돌았다. 노무현과 권양숙이 전날 밤에 대판 싸우고 권양숙은 술에 만취해 다음 날 아침까지 깨어나지 못해 비서관들이 노무현의 자살 소식도 뒤늦게 전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권양숙은 병원도 따로 뒤늦게 왔다는 것이다.

노무현이 권양숙과 자식들의 비리를 인지하고 매우 당혹스러워 하며 힘들어 했던 것은 문재인의 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이 사망한 뒤, 2009년 6월 1일 문재인은 한겨레 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권 여사가 처음에 유학비용 정도로 이야기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집 사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알고 (대통령이) 더욱 충격을 받았다. (이 때문에) 여사님도 대통령 있는 자리에 같이 있으려 하지 않고 대통령이 들어오면 다른 자리로 가곤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은 당시 상황을 “(노 전 대통령이) 탈진 상태에서 거의 말씀도 제대로 못했다“고도 했다.

이러한 사실을 볼 때, 노무현과 권양숙은 당시 극도로 좋지 않은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있으며, 항간의 불화설과 자살 전날 밤의 대판 싸움설이 근거가 없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정진석도 당시의 기사들로 유추해 보아 노무현의 자살은 권양숙의 뇌물수수로 인한 둘 간의 불화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이 다소 정제되지 못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필자는 오히려 노건호와 권양숙에게 묻고 싶다.

당신의 남편과 아버지는 왜 자살했다고 생각하는가?

지금 누가 당신의 남편과 아버지를 욕보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들은 권력을 이용해 뇌물을 받은 범죄자였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혹 당신들의 행위가 남편과 아버지의 자존심을 짓밟고 자살로 내몬 패륜이 되지 않았는지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 

당신들은 반성하면서 근신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