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안철수가 SOC 예산 삭감을 들어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더니 대구에 가서는 영남홀대론을 주장하여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 동영상은 여기를 클릭)


안철수의 발언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논하기 전에 우선, 안철수의 발언이 당론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한 발언이라는 점은 비판하고 싶다. 왜냐하면 링크한 동영상에도 나왔듯이 안철수의 호남홀대론을 주장할 때 박지원은 '호남홀대론'을 주장하면서 '영남에는 예산폭탄을 맞았다'고 발언한 직후 대구에 가서 '영남홀대론'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호남에 인사폭탄은 때리지만 예산폭탄은 영남으로 때리고 있다”며 “영남에서는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에스오시 예산 3053억원을 귀신이 배정해놓고 있다”며 영호남 차별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출처는 여기를 클릭)


물론, 후술하겠지만 '영호남 차별론'이 반드시 '호남홀대론 및 영남홀대론' 주장과 상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 주장은 최소한 표면적으로 지역감정에 염증을 느끼는 유권자들에게 '지역감정을 우려먹는다'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민의 당 내부에서 경제정책에 대한 당론이 정해져 있지 않고 즉흥적이고 즉물적인 구호만 있으며 당내의 질서가 아직도 일관성을 갖추지 못해 '정책의 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 호남의 SOC 예산 삭감의 부당성에 대하여는 이미 내가 글에서 언급을 한 적이 있고 (너희들은 미분도 모르냐? 안철수 SOC 호남홀대 주장이 맞고 KTX 해저터널 건설 주장도 근거가 있음) 또한, 문재인 정권의 복지정책에 대하여는 덴마크의 황금 삼각형 정책이며 '돈 쓸 곳만 정해놓고 돈 벌 곳을 언급한 것은 미약한 염려'에도 불구하고 일단 지켜보겠다라는 입장을 피력한 적이 있다. (문재인 정권의 '황금 삼각형 정책' 과연 한국에서 달성 가능할까?)


그런데 케인즈식의 경제 관념, 그러니까 '일자리가 최대의 복지'라는 개념에서 보자면, 직접적인 복지보다는 SOC 예산을 확충하여 (임시직이나마)일자리를 늘리는 것도 복지의 한 방법으로 특히, SOC 기반이 허약한 호남의 입장에서 보면 직접적인 복지보다는 SOC 예산을 확충하는 것이 '꿩 먹고 알 먹고'일 수도 있다.


이런 사정은 영남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대구지역이 외지에서 대구지역으로 송금되어 오는 돈이 각 지자체별 순위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것은 영남패권의 실재를 증명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GRDP에서 각 지자체별로 수년간 꼴지를 다투고 있다는 것은 영남, 최소한 대구 역시 홀대를 당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3. 나는 영남패권을 언급하면서 누누히 영남패권의 문제점들 중 호남차별 및 실제 경제적 이익을 얻지도 못하면서 중앙정부, 즉 수도권의 정치 경제적 헤게머니를 강화시키는 (구)새누리당에 표셔틀러로 전락한 영남 유권자들을 언급한 적이 있다.


내 주장은 결국, 지방홀대론으로 안철수의 '호남홀대론'과 '영남홀대론'의 주장과 맥을 같이하며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할 지방분권이 이행되기는 커녕 수도권의 집중화 비대화가 가속된다는 현실에 비추면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호남홀대론'과 '영남홀대론' 주장의 끝 중 하나는 '그럼 충청도는?'이라던가 '그럼 강원도는?' 등의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충청권 지역언론들에서 박근혜 정권 당시 'SOC 예산은 영호남이 독점하고 충청은 차별받는다'라는 사실과는 다른 주장들이 기사화되면서 충청 지역 여론이 비등했었는데 '호남홀대론'과 '영남홀대론'은 이 두 지역 이외의 국민들에게는 '그럼 우리는?'이라는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 쉽다.


즉, 핵심은 '직접적인 복지를 늘릴 것인가? 아니면 SOC 투자를 확충하여 일자리를 늘려 간접적으로 복지를 늘릴 것인가?'에 대한 고찰이 없었으며 또한, 나날히 비대해져가는 수도권 집중에 대한 타개책이 없는 즉 국가운영에 필요한 전략부재로 판단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이다.


4. 나는 일찌감치 노무현의 '군대는 썩으러 간다'라는 발언에 '내용은 맞지만 군수권을 가지고 있는 국가수반으로서는 부적절한 표현'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었다. 군대는 썩으러 가는거 맞다. '신의 아들'이라는 비야냥이 있듯 극심한 병역비리가 팽배한 현실에서 국가를 위하여 2년을 봉사한다는 사명감은 커녕, '돈없고 빽없어서 군대에 끌려간다'라는 것이 우리 사회의 국방의 의무에 대한 통념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다고 국가수반이 그렇게 내놓고 ㅍ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얼마든지 미래지향적으로 발언할 수 있다.


안철수의 발언도 마찬가지이다. 그 취지가 아무리 옳고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도 '영남홀대론'이나 '호남홀대론'은 발언이 부적절하다. 아무리 주장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이 발언은 지역감정에 기댄 발언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국민의 당이 아직도 국가운영을 위한 정책 발굴을 하지 않았으며 그런 정책들을 만들어내는데 필요한 조직화가 요원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안철수와 국민의 당은 갈 길이 한참 멀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서 '정책의 당 면모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감정이 점점 커지는 것은 나 뿐일까?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