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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크로에 영남패권주의에 대한 학술적인 논의는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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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경험한 사례들이 좀 부족한 듯해 제 경험담을 하나 말해 봅니다.
대학생 때, 대화 중에 여자 후배 한 명이 다른 여자애한테
"너 고향이 어디야?"라고 묻더군요. 머뭇머뭇하더니 "어.. 어... 음.. 광주야"
대답을 들은 여자애가 잠시(1초 정도)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급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 전라도 좋아해 ㅋㅋ 완전 잘됐다"는 뭔가 연극 대사같은
톤으로 얘길 하더군요. 순간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참고로 저는 타인의 고향이 어디인지 별로 관심이 없는 편이라 묻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만약 묻게 되더라도 "아 그래?" 하는 정도로 별 감흥이 없습니다.
암튼 저 사건 때 제가 느낀 '위화감'은
마치 백인이 흑인에게 "나 흑인 좋아해 ㅋㅋ 완전 잘됐다"는 대사를 치는 걸 들었을 때의
위화감과 비슷했습니다.
지역감정의 강도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건 엄연한 현실 같네요.
2016.06.20 11:16:53
夜의 走筆// 솔직히 제 친척 분도 경상도 토박이라 전라도에 대한 편견이 심하신데
제가 대놓고 "솔직히 전라도 싫어하시죠?"라고 콕 찝어 물어보면 당황하시면서
"그... 전라도 음식이 맛있지"라고 대답하십니다.
마치 백분토론에서 통진당 의원이 "북한 정권에 대한 통진당의 입장이 뭡니까?"라는
질문에 말을 더듬으면서 "그... 북한에서 고량주를 마셨는데 썩 좋진 않더군요"
이딴 동문서답을 한 심리와 유사하달까요 ㅋㅋ
2016.06.20 12:10:27
이러한 현실적인 사례를 수집하는 일은 아주 의미있는 시도입니다.
현실성 없는 고원한 탁상이론으로 백날 떠드는것보다 마음을 울리는 강도가 강하지요.
2016.06.20 15:01:55
몇번 게시판에 적은적이 있는 내용입니다.
막내 처제(사촌처제)가 수도권의 대학신입생으로 오티에 참석했는데요.
처제가 자기 소개를 하며 고향이 목포라고 소개를 했습니다.
사회자를 맡은 남학생 선배가 바로 "전라디언 이군요"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더군요.
처제는 목포에서만 살다가 수도권으로 왔던지라 그 말이 무슨말인지 몰라 가만히 서 있었다네요.
교수 중 하나가 적절하지 않다...정도로 말하고 넘어갔다고 하더군요.
처제의 부모와 제가 처제를 데리고 집에 오는 길에 들었어요.
담담한 처제의 말에 다 함께 경악했고...
그분들 표정이 참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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