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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ㅈㄴ 예전에 끝났어. 돈 때문에 같이 하고 있는 거지" -- 노엘 갤러거 (오아시스)"

(1) 처음 이야기가 나올때 부터 여러가지 이슈를 불러일으키던 새정연 혁신위원회였습니다. 김상 곤 위원장 휘하 선임된 위원들의 면면에서 부터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오더니, 아니나 다를까 출범 직후 부터 삐걱거리는 파열음만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김상곤 위원장 부터가 먼저 오락가락 하는 발언으로 초두를 열었었습니다. 먼저 김상곤 위원장 초기에 흘러 나왔던 이야기는 계파등록제 라고 하는 아이디어였습니다.
기사링크 (YTN)... 그다음에 나온 이야기가 계파등록제입니다.... 이 계파등록제는 저는 참 생뚱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뭐냐하면 지금 혁신위원회가 구성이 된 게 친노패권주의를 없애고, 뭔가 계파를 없애자고 한 거 아니겠습니까? ... 그러기 위해서 바로 혁신위원회를 했는데 여기서 현실적인 계파를 다 인정하자고 돼 버리면 완전히 역행하는 거고.... 지금 계파등록제 비슷한 것이 일본내각제입니다...
근데 초장부터 반응이 안 좋았는지 이 아이디어는 이내 부정되고, 정반대로 계파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선언을 합니다.
기사링크 (연합)-- 계파별 모임도 중지하겠다고 했는데, 계파별 의견 수렴은 안하나▲ 국민과 당원 의견수렴을 다양하게 하지만, 계파별로 매여서 의견수렴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김상곤 위원장이 이렇게 왔다갔다 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괄적으로 혁신위가 하겠다고 밝히고, 그 방향으로 꿋꿋하게 걸어가고 있는 것이 한가지 있습니다. 바로 "호남 중진 퇴출 및 호남 물갈이" 입니다.
(2) 애시당초 재보선 이후 지도부에 붉어진 책임론과 망가진 당을 수습하고자 출범시킨 혁신위었는데, 어느새인가 본질은 사라지고 "내년 총선에서 누구를 자를 것 인가" 하는 공천권 문제로 슬그머니 바뀌어 있는 것입니다.
애당초 처음부터 싹수가 노랗게 보였습니다.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당내 분노의 목소리에 대해 "원하는 것이 공천권이냐?" 라며 강력히 반발하던 현 지도부 문재인 대표가 아니던가요?
기사링크 (연합)4·29 재보선 패배 책임론을 두고 촉발된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의 불길이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간 전면전으로 옮겨붙고 있다.친노(친노무현)그룹이 비노(비노무현)진영의 '친노패권 청산' 주장을 "지분 챙기기 요구"로 규정하고 역공을 벌이자 비노그룹은 "공천권을 요구한 적 없다. 이런 태도야말로 패권주의"라고 반발, 양측은 정면 충돌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먼저 혁신위원의 면면 자체가 현 문재인 지도부의 의사를 대변하는 인사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는 평가 였습니다만, (기사) 그중에서도 특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계시는 분은 김상곤 위원장이 아니라 조국 교수님이시지요.
혁신위원회 들어가기 전부터 조국 교수님 께서는 "호남 40% 이상 물갈이"등을 골자로 하는 어드바이스를 하시고 계셨으니 (기사) 그 혁신위원회에서 아니나 다를까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역시 호남 중진 물갈이론이고, 당연하게도 당내 호남, 비노등 비주류 계에서는 시작부터 혁신위의 방향성에 불만이 터져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기사1 프레시안, 기사2 시사플러스 )
생각해 보면 이 얼마나 웃기는 일입니까?
애당초 혁신위원회가 대체 왜 생겼습니까? 재보선에서 민심을 확인해 보니 한석도 건지지 못할 정도로 민심이 떠나 있었다는 것 때문에 생긴거 아니었습니까? 4:0 선거 패배를 지도부가 책임지기 위해서 만든 조직이 아니었던가요? 그리고 실제 선거에서 왜 졌습니까? 서울내의 호남이라던 관악 (이해천 의원이 내리 5선인가 하고, 김희철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왔음에도 통진당 단일 후보가 여유롭게 이기던 지역구)에서도 지고, 지난번에 마찬가지로 통진당 후보가 먹을 정도로 대체로 야당이 우세했던 성남 중원에서도 지고, 마지막으로 야당의 심장인 광주에서도 비주류 호남 중진이라도 타박해서 쫒겨나가다 싶이해서 무소속으로 나선 천정배 전의원에게 졌기 때문에 충격이 컸던거 아닙니까?
결국 문제는 전통적인 지지층에게서 지금 새정연은 지지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근데 그런 상황에서 "호남, 중진 물갈이" 라는 말이 솔솔 새어나오고 있다는게, 논리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어서 이빨이 썩었다 => 큰일이다! 혁신하자! => 그러므로 앞으로 하루에 세번씩 콜라로 이빨을 세정하자.. 응? 뭐라고?"
아니 사실 이해가 잘 됩니다. 위기는 기회라고, 이를 틈타 반대 파를 숙청하고, 그 자리를 자기들 말 잘듣고 눈치보는 인형 같은 사람(이를테면 국정 감사중에 뜬금없이 '그래서 문재인이 대통령 되야 합니다'라고 했던 김모 의원같은.... 관련기사) 들로 채워서 당을 자신들의 것으로 굳건히 하겠다는 현 지도부의 강한 목적의식에서 나오고 있는것이 아니겠습니까?
(3) 같은 맥락에서 혁신위의 활동은 현재 친노/친문 주류 지도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점점 더 비쳐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의원이 진정으로 책임지려 한다면 당대표를 사퇴하는 것이 좋았다는 인터뷰(기사 )에 정면으로 반박이라도 하려는 듯, 이동학 혁신위원은 당대표를 사퇴한 김한길, 안철수 전대표가 더 무책임하다고 말했습니다. (기사)
참고로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사퇴했던 7.30 재보선 이후 친노계 의원의 반응은 "사퇴는 당연하다" 였고 "처벌하라고 까진 안하겠지만, 안철수 얼룩을 청소 해야 한다." 고 까지 말했었습니다. (기사 )
그러는 한편 또다른 친문계 의원인 김경협 의원은 "친노 패권은 실체가 없다" 면서도 "비노는 당원 자격이 없고, 새누리로 가실 분이 잘못 오신분"이라고 까지 말하면서 계파 갈등을 고조 시키는 발언을 트위터를 통해서 내뱉었습니다. (기사 )
이렇게 노골적으로 혁신위를 사이에 둔 계파 갈등이 불거져 나오는 가운데, 박지원 의원은 혁신위를 돕겠다고, 혁신위가 잘되어야 한다면서도, 잘못되어 분당의 빌미를 주면 안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기사
(4)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사건의 흐름은 사실 결국 분당이 피할 수 없는 귀결이라는 것을 가르키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것보다 더 해서 분당해서 정식으로 투표를 통해서 국민들의 직접 야권의 향방을 결정하도록 하는게, 야권 지지자 및 무당파, 중도 국민들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지금 야권의 문제가 무엇입니까?
먼저 하나의 문제는 서로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이질적인 집단들이 억지로 한지붕 안에 얼기설기 묶여서 억지춘향으로 굴러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야권의 문제는 단순하게 계파 갈등이나 분열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짜피 계파간 갈등은 언제나 있어왔고, 어느때가 되어도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노동계, 자영업자, 공무원, 서민, 화이트 컬러, 운동권 ... 등 다양한 계층을 대변해야 하는 야권에서 그런 갈등은 언제까지나 이어질 겁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진 야권, 새정연 안에서 주도권,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주류 집단"이 현재 진정으로 야권 지지자들의 다수 의견을 대표하는 자들인가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탄핵 총선이었던 17대 총선이후 현야권(당시 여권)은 분열되어 있었지만, (진영 내부에서) 별 어려움 없이 당시 열린우리당 세력이 진영의 주도권을 잡고 정국을 운영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총선을 통해서 힘의 우위라던지 야권 유권자들의 뒷받침을 확인 할 수 있었으니까요. 또 친노 정치인들의 귀환의 발판이 마련되었던 것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정국과 그에 이은 2010 지방선거에서의 투표로 들어난 야권 지지자들의 실질적인 지지세가 밑바탕이 되었던 겁니다.
그런데, 2015년 현재에서도 과연 그런 지지세가 남아 있는 것일까요? 지금 야권 주류 -- 친노/친문과 486들이 과연 야권 지지자들을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일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SNS나 포털에서 특정 지지자들이 내뱉는 글만 보면 모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재보선 결과가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치 게시물이 금지되고, 그에 대한 반응들도 무언가를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뭐라고 딱 잡아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지만, 계속된 야권의 행보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는 사람들의 반응에서도 움직임과 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지금 시점에서, 친노/친문 지지세는 혹은 486 정치인들에 대한 반응은 2002년이나 2010년에 비할 바가 아니고, 야권 지지자들의 주류 정서를 대표한다고 보기도 힘들다고 생각하는 말입니다.
친노, 친문 지지자들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도 사실 궁금합니다.
그러니, 실제로 한번 선거를 통해 확인해 봐서, 실제 야권 지지자들이 어느쪽의 손을 들어주는 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확인을 통해서, 야권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선택권을 소수의 정치 엘리트가 독점하는게 아니라 지지자들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야권을 오랜동안 지지해온 국민에 대한 예의이자 도리일 것입니다.
(5) 지금 야권 주류 세력들은 위의 김경협 의원이 말했던 것 처럼 "친노 반노 프레임으로 나누고, 야권을 분열 시키는 것은 새누리의 스파이다. 적 앞에서 우리를 분열 시키려는 획책이다. 새누리를 이기기 위해서 우리에게 힘을 몰아달라" 라고 말하고 나옵니다.
한두번도 아니고 너무나 가증스럽습니다.
일단 논리의 구조 자체가 7,80년대 독재세력의 논리와 너무 닮아 있습니다. "강력한 리더쉽이 필요한 분단국가의 현실속에서 독재와 민주주의를 이야기 하는 것은 북한의 스파이고, 적전 분열 행위이다. 통일을 위해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는 논리 말입니다.
거기에 정작 자기들은 같은 패거리 주류 세력이 아닌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리더쉽을 발휘하려고만 하면 뒤에서 그들을 쓰러뜨리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하지 않았던가요. 정청래 막말은요? 김경협 트위터 파문은요? 안철수/김한길 대표때 아니면 박영선 비대위때 연판장 돌리던 친문, 비례, 강경파, 초선위원들은요? 이랬던 사람들이 "새누리를 막기 위해 분열하지 말고 힘을 몰아 달라"라고 말하면 거기에 도대체 무슨 설득력이 있습니까?
무엇보다도, 지금 주류 친노/친문 세력은 계속적으로 새누리에게 패배해온 세력입니다. "니들 까불면 새누리가 정권 잡는다."라고 지지자들을 인질로 잡고 있지만, ㅆㅂ 어쩔껀데, 이미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어버렸단 말입니다. 맨날 그렇게 협박하면서 지들끼리 야권 기득권 챙겨먹고, 정작 새누리당은 막아 내지도 못하고 있단 말입니다.
(6) 탄핵 정국 17대 총선의 선거 결과와 그 이후 2007년 대선의 선거 결과 (호남의 고립으로 비추어 졌던) 지금까지도 일부 호남지역 유권자들과 정치인들에게는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있습니다. 그게 지금 분당을 두려워 하고 머뭇거리는 이유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트라우마에 빠져서 머뭇거리면서, 기저에 깔려 있는 민심을 따라 잡지 못한다면, 그건 위정자들의 직무 유기일 것입니다.
제일 야당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건 쉬운일이 아닐겁니다. 지구당 조직이니, 당원이니 하는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당사 및 사무실을 비롯한 그 모든 인프라 스트럭쳐에 대한 부담도 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도 많을 것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 지지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로, 야권 지지자들이 스스로 야권의 헤게모니 세력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그게 이루어 지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전체에 있어서 큰 불행이기 때문입니다.
2015.06.14 08:58:21
글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사실 이제는 누가 잘했고 못했고를 따져서 논리적으로 이해시키고 양보와 타협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분당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것은 호남에 빨대를 빨고 기생하는 친노를 향한 말이기도 하지만, 홀로 서기와 왕따가 두려워서 궁시렁만 거리기만 하는 비노들를 향해서도 하는 말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비젼과 실력을 가지고 유권자 앞에 서 주었으면 합니다. 그것이 무너진 진보의 철학을 되 돌리는 길인 것 같습니다.
2015.06.14 10:24:27
근데 그렇게 되기 전에, 일단 야권의 키를 어느 세력에게 맡기겠냐는 걸, 국민들이 직접 선택하게 만들어 줘야 하는게 아닌가 합니다.
투표함을 열어보고 선택을 받은 쪽이 야권을 이끌어 나가고, 선택 받지 못한 쪽이 와해되어 개별 흡수 되는 방향이, 지금 얼기설기 억지로 붙어있는 야권이 굴러 가는 방향보다 100 배는 더 나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야권 주류, 친노/친문에 486들이 그 선택을 받을 거라는 생각은 잘 안듭니다.
2015.06.16 11:45:33
사실관계가 너무 많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쭉 짚으면요.
김상곤 위원장은 계파등록제를 추진한다고 인정한 적 없습니다. 추진하다가 반응이 안좋아서 접었다는건 사실이 아니고요. 호남-486 물갈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두가지 이슈에 대한 태도가 일관적인데, 하나는 긍정하고 하나는 부정하는 식으로 선택적으로 활용하는건 이치에 맞지 않고요.
http://www.mediapen.com/news/articleView.html?idxno=77816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21239
계파등록제란 제도는 없습니다. 정확히는 정파등록제고, 계파와 정파는 서로 다른 개념이기 때문에, 계파를 없애고 정파로 재구성하자는 말도 전혀 하자가 없습니다. 안한다고 하지만, 한다해도 이상할건 없죠. 다만 빅텐트 유인으로 제안된 거라, 현 국면에서 필요성은 적습니다.
더불어 김상곤과 조국의 객관적 직책이 있는데, 그걸 주관적으로 역전시킨 사고방식도 틀렸고요. 특히 조국 위원이 호남 물갈이만 말한게 아니라 전면적인 기득권 혁신을 말했으니, 한쪽만 피해받는 것처럼 오버할 필요도 없겠죠.
http://www.moneyweek.co.kr/news/mwView.php?no=2015051910228025900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519500103
혁신위의 활동기간이 있기 때문에, 내년 총선 공천에 직접적 영향을 줄거란 것도 착각입니다. 공천의 제도디자인을 할수는 있겠지만, 전혀 다르고요. 그리고 대체로 인적 쇄신으로 결론을 맺고 있는데요. 본문의 근거가 부실할 뿐더러, 의원 쳐내기는 원래 언제나 판단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혁신에 가장 필요한건 정당조직의 관점에서 구조개혁을 하는 작업입니다. 이를 추진하는데서 과도기적으로 인물 교체가 필요한 셈이니, 일의 선후는 좀 구분하면 좋습니다.
혹시 합리적 의심이라고 논지를 끌어가실 수도 있는데, 그러려면 보도 매커니즘, 위원회 기능, 제도의 성격, 정무적 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해서요. 제가 전부 설명드리긴 힘드니, 의심하는 분께서 기본적인 논리구성을 짜면, 그에 맞춰 몇가지 추가부연을 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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