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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읽은책에 '전문가 TV'라는 실험에 대한 이야기가 있던데 단박에 요즘 화두가 되는 '학력위조'가 생각나더군요
실험군을 두부류로 나누어서
같은뉴스내용을 한쪽은 '뉴스전문채널'이라는 타이틀로 한쪽은 '일반채널'이라는 타이틀로 보게했을때
실험참가자들에게 뉴스의 신뢰성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뉴스전문채널'이 훨씬 높았다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똑같은 오락프로도 '예능전문채널'이라는 타이틀로 보여주면 '일반채널'에서 똑같은 내용을 본 참가자들보다
'재밌었다'라는 답변이 훨씬 많았다고 하더군요
웃긴건 '전문'이라는 타이틀 하나만 붙었는데 내용을 넘어서 '화질도 더좋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더라는겁니다.
'어차피 완벽한 도덕성을 원하는게 아니다. 학력위조가 고의가 아닌 단순실수나 오해일수도있는거아니냐'라고 말하는사람들도있지만
도덕성기준으로는 실수로 부풀려진 학력위조는 큰 흠결이 아닐수도있지만
그 부풀려진 학력위조가 가져오는 대중에 대한 설득력과 이미지는 '고의/실수'와 상관없이 큰 파괴력을 가질수있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학력명찰을 주렁주렁 매달기위해 동분서주 여기저기 다니면서 '학력수집'에 열을올리는것같기도 하구요.
'인권 변호사'
'현대건설 신화'
'시민운동가'
'세계적 석학'
이런것들도 모두 같은 범주의 '전문가 명찰'효과를 불러오지않겠어요?
인권변호사와 현대건설 신화라는 명찰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히 헛것이었음을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그책내용을 본후로는 '앞으로는 정치인의 이력은 보지도 말아야겠다'라고도 생각해봤습니다.
이세상에서 제일 믿지못할거는 제 머리인거같습니다.
2012.01.16 07:03:47
EBS 다큐인가에서 비슷한 실험을 하는 걸 본 적 있는데요^^. 지하철역 광장에서 클래식 전공자들이 즉석 공연을 하는 실험이었죠. 그런데 '줄리아드 졸업, XX 콩쿠르 우승' 이라는 현수막이 있냐 없냐에 따라 청중들의 숫자와 공연에 대한 만족감같은게 굉장히 차이나더라구요. 현수막 없을 때는 청중 달랑 한 명, 현수막 건 뒤에는 광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과 박수 갈채;;
그 프로에서 비슷한 내용의 실험을 여러차례 실시하던데, 이런 것도 있었죠. 똑같은 여자아이의 사진을 뒷배경만 부자동네와 가난한동네로 바꿔서 보여주는데, 사진상의 여자아이에 대한 인상이나 평가가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더라는;; 부자동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본 사람들은 '아이가 참 밝고 명랑해보인다, 적극적인 성격으로 보인다' 등등 긍정적 평가를 하고, 가난한동네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에는 '왠지 고집이 쎄보인다, 침울해보인다' 등등 부정적 평가를 하더라구요.
사람이 얼마나 속기 쉬운 동물인지, 대중들의 판단을 정말로 신뢰해도 좋은건지 그야말로 의심스럽죠.
2012.01.16 07:16:38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
학력위조를 괜히 하는 게 아니겠죠. 명품에 사족을 못쓰는 것도 괜히 그런 게 아니겠고..
씁쓸하지만 나 자신까지 포함하여 이런 현실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잘 없지 싶네요.
이런 세태에 무감각하다고 해서 그것을 마냥 욕만 할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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