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글 수 20,294
저는 1년에 영화관에서 한 100만원어치 정도를 봅니다. 지난 주에 더 이상 볼 영화가 없어서 '내가 사는 피부'를 봤습니다. 엽기적이더군요.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강간당한 충격으로 자살한 딸의 복수를 위해 강간범을 납치해서 강제로 거세하고 성전환 시켜버립니다.
성전환만 시켜버렸다면 영화는 단순한 치정복수극으로 끝났을텐데,
성전환으로 그치지 않고 강간범의 얼굴까지 성형해서 자기가 사랑했던 아내의 얼굴로 바꿔버리면서 얼굴과 피부에 대한 세계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흔히들 "얼굴 이쁜 거 그거 시간 지나면 아무 소용없다. 얼굴 뜯어먹고 살 거냐?"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저는 "얼굴 뜯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나는 애인 얼굴 뽁뽁 뜯어먹으면서 좀비처럼 평생 살 거다"라고 대답합니다.
제게는 얼굴이 이쁜 것은 평생 갑니다. 그녀가 쭈그렁 파파 할머니가 돼도, 선풍기 아줌마처럼 얼굴이 부풀어 올라도, 화상을 당해 얼굴이 녹아버려도 그녀의 이쁜 얼굴은 평생 제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사람이 죽으면 지옥에 가든, 천국에 가든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하늘에 올라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버트는 이처럼 '얼굴과 살 껍질에 대한 세계관'이 얼굴, 살껍질에 대한 저의 세계관과 같은(?) 탓에 두번의 배신을 당합니다. 저도 로버트도 참 어리석지요. 하지만 그렇게 삽니다.
'내가 사는 피부'에 대한 제 점수는요~ 별 넷 (별다섯 만점에)
★★★★
Tweet
성형외과 의사 로버트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강간당한 충격으로 자살한 딸의 복수를 위해 강간범을 납치해서 강제로 거세하고 성전환 시켜버립니다.
성전환만 시켜버렸다면 영화는 단순한 치정복수극으로 끝났을텐데,
성전환으로 그치지 않고 강간범의 얼굴까지 성형해서 자기가 사랑했던 아내의 얼굴로 바꿔버리면서 얼굴과 피부에 대한 세계관을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흔히들 "얼굴 이쁜 거 그거 시간 지나면 아무 소용없다. 얼굴 뜯어먹고 살 거냐?"는 말들을 하곤 하는데...
저는 "얼굴 뜯어먹으면 얼마나 맛있는데... 나는 애인 얼굴 뽁뽁 뜯어먹으면서 좀비처럼 평생 살 거다"라고 대답합니다.
제게는 얼굴이 이쁜 것은 평생 갑니다. 그녀가 쭈그렁 파파 할머니가 돼도, 선풍기 아줌마처럼 얼굴이 부풀어 올라도, 화상을 당해 얼굴이 녹아버려도 그녀의 이쁜 얼굴은 평생 제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사람이 죽으면 지옥에 가든, 천국에 가든 그 사람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모습으로 하늘에 올라간다."고 믿고 있습니다.
주인공 로버트는 이처럼 '얼굴과 살 껍질에 대한 세계관'이 얼굴, 살껍질에 대한 저의 세계관과 같은(?) 탓에 두번의 배신을 당합니다. 저도 로버트도 참 어리석지요. 하지만 그렇게 삽니다.
'내가 사는 피부'에 대한 제 점수는요~ 별 넷 (별다섯 만점에)
★★★★

2012.01.09 11:09:05
뭐 여기엔 이 영화를 보실분이 거의 없어보이지만 그래도 과감한 스포일러시네요 ㅎㅎ
전 원작소설 <독거미>나 읽어보려다가 너무 스포일러가 퍼져서 볼맘이 없어지더군요^^
2012.01.09 11:58:01
솔직히... 스포가 좀 있기는 합니다 ^^ 내가 사는 피부라는 영화가 반전 영화라고 하는데 반전이라고 하기엔 줄거리가 너무 뻔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영화에 대해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영화 초반 한 1/4 정도 보고나니까 스포가 없더라도 결말을 거의 다 알 수 있게 되더군요.
영화의 핵심은 로버트가 복수를 할 때, 성전환수술로 그치지 않고 왜 안면성형술까지 해버렸느냐인데 이 부분은 영화관에 가서 직접 확인해보시라고 소개하지는 않았습니다.
스토리 전부 다 예상되는 영화 많잖습니까. 예를 들어 '엘비라 마디간'... 아주 간단한 스토리인데... 줄거리를 (실화인줄) 모르더라도 척 보면 줄거리 다 압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그런 영화를 보게 되는 이유가 바로 영상 문법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사는 피부도 스토리를 다 알더라도 두번 세번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여주인공 베라 (엘레나 아나야) 안면과 전신 성형한 모습에 중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영화는 그게 핵심입니다. 외모와 중독 뭐 그런 것들이 영상 문법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저는 외모지상주의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뻔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끝까지 재미있게 봤습니다.
정치/사회게시판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