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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 시절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냈고 지금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소' 원장인 정태인이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에게 무료로 경영컨설팅을 해주었군요. 중국과 저가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한진중공업의 특수선박 건조 기술력을 이용하여 크루즈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도전해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크루즈 선박 건조는 현대, 삼성도 겁먹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을 요한다 하는군요. 경영적인 측면에서 보면 현재 한진중공업이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만일 영도 조선소 부지에 주상복합아파트를 지을 것이라는 풍문이 사실이라면 한진중공업이 망할 것이라는 조언도 함께 주었군요.
[정태인] 한진중공업 조남회 회장께 - 미디어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933
2011.08.08 10:28:33
한진중공업이 바보들만 모인 회사는 아닐진대, 사실 정태인이 하는 말 정도는 익히 알고 있을 테고 이미 충분히 검토해보았을 것입니다. 현실적인 여건이 따르지 않아서 못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죠. 그 현실적 여건 중의 하나에는 대주주의 리더십과 능력, 의지도 포함됩니다. 조남호가 정주영 정도의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면 한진중공업이 지금 저 상태로 머물러 있지는 않겠지요. 그런 것들이 큰 제약조건이 되는 거죠. 몰라서 그런 게 아니라... 정태인은 경제평론가 출신이라 그런지 글들이 상당히 평론가스러운 듯 합니다.
2011.08.08 11:18:04
강제매각같은 걸로 조남호의 대주주 자격을 없앨수는 없나요? 그동안 한진중공업, 그 전신까지 합해서, 정부에서 받은 특혜같은 거 찾아보려면 어디서 찾아요?
2011.08.08 11:53:33
문제는, 아시다시피 정부가 기업프렌들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노사관계 불개입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는 거죠. 개입할 뜻이 없는 거예요. 게다가 법원과 노동위까지 사측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공권력을 이용해 제약할 방법이 없죠.
남은 방법은 야당과 시민들이 95명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도록 사측에 압력을 가하는 건데, 이건 어쨌든 사측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 거죠. 사측이 폐업을 목표로 의도적으로 인원감축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더 어찌해 볼 여지가 있을 텐데, 그런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는 없거든요. 폐업을 목표로 의도적으로 수주를 안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수주를 진행하고 있음이 입증되었고...
산별노조와 사측의 협상, 한진청문회 등 좀더 지켜볼 여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사측이 끝내 완강히 버틴다면 더 어찌하기는 어려울 듯 싶네요. 7개월째 전면파업으로 조업을 못하고 있었고 협력업체들도 인력을 절반 이상 감축하는 등 파산상태에 이른 것 같은데, 더 밀어붙이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부산 시민들로부터 회사를 죽일 셈이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죠.
저도 조남호가 영도조선소에 대한 비전과 의욕이 없다면 차라리 매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지금 대체로 상황이 애매한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보면 사측의 잘못은 정리해고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것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나머지에 대해서는 크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약속을 지키라는 건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권력 자체가 자본가에 우호적이라서...
남은 방법은 야당과 시민들이 95명 정리해고자를 복직시키도록 사측에 압력을 가하는 건데, 이건 어쨌든 사측의 선의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얘기인 거죠. 사측이 폐업을 목표로 의도적으로 인원감축을 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더 어찌해 볼 여지가 있을 텐데, 그런 명백한 증거를 찾을 수는 없거든요. 폐업을 목표로 의도적으로 수주를 안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수주를 진행하고 있음이 입증되었고...
산별노조와 사측의 협상, 한진청문회 등 좀더 지켜볼 여지가 남아 있긴 하지만, 사측이 끝내 완강히 버틴다면 더 어찌하기는 어려울 듯 싶네요. 7개월째 전면파업으로 조업을 못하고 있었고 협력업체들도 인력을 절반 이상 감축하는 등 파산상태에 이른 것 같은데, 더 밀어붙이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부산 시민들로부터 회사를 죽일 셈이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는 거죠.
저도 조남호가 영도조선소에 대한 비전과 의욕이 없다면 차라리 매각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만,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지금 대체로 상황이 애매한 것 같아요. 객관적으로 보면 사측의 잘못은 정리해고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은 것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나머지에 대해서는 크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약속을 지키라는 건데, 그게 참 쉽지 않네요... 권력 자체가 자본가에 우호적이라서...
2011.08.08 16:12:30
예, 그걸 말하는 건데, 그 6척 수주가 수빅조선소로 받은 물량인가요? 수주했다는 사실을 고의로 숨긴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인데, 그게 수빅조선소의 수주 물량이라는 건 처음 듣는군요.
읽어볼 만한 두 개의 글을 소개합니다.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내용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경영상의 긴급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주었지만, 진보진영 쪽에서는 경영상의 긴급한 이유가 있었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의 글들에 따르면, 장하준이나 부산지역 진보쪽 인사들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장하준 교수가 생각하는 한진중공업 문제의 해법
http://www.welfarestate.net/
-> 홈피에서 <성명>으로 들어가면 글이 있습니다.
[부산일보 이호진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요건 안 된다
http://news20.busan.com/blogNews/blogNewsController.jsp?sectionId=1_4&newsId=20110730000051
하나 더 소개합니다.
[민중의 소리] 한진중공업, '수주제로' 이면의 '이상한' 지배구조
http://www.vop.co.kr/A00000414011.html
그런데 6척 수주 사실은 왜 공개했을까요? 조선소 폐업에 대한 의심을 무마시키려고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조업을 해야 한다는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6척을 수주했다면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는 것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텐데 말입니다.
읽어볼 만한 두 개의 글을 소개합니다.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내용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경영상의 긴급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해 주었지만, 진보진영 쪽에서는 경영상의 긴급한 이유가 있었다는 데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아래의 글들에 따르면, 장하준이나 부산지역 진보쪽 인사들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장하준 교수가 생각하는 한진중공업 문제의 해법
http://www.welfarestate.net/
-> 홈피에서 <성명>으로 들어가면 글이 있습니다.
[부산일보 이호진 기자]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요건 안 된다
http://news20.busan.com/blogNews/blogNewsController.jsp?sectionId=1_4&newsId=20110730000051
하나 더 소개합니다.
[민중의 소리] 한진중공업, '수주제로' 이면의 '이상한' 지배구조
http://www.vop.co.kr/A00000414011.html
그런데 6척 수주 사실은 왜 공개했을까요? 조선소 폐업에 대한 의심을 무마시키려고 그런 것일까요? 아니면, 조업을 해야 한다는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6척을 수주했다면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는 것이 부당하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근거가 될 텐데 말입니다.
2011.08.09 03:09:50
예, 아마 그런 얘기겠죠. 이게 조남호가 악덕기업주라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단면인 것 같습니다. 정리해고를 밀어붙일 때는 수주를 하나도 못해서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면서 7개월째 버티다가, 노조가 어쩔 수 없이 파업을 철회하고 사측에 유리한 합의를 해주었지만 야당을 포함한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이게 뒤집어지게 생기니까, 이 세력 때문에 이미 받아놓은 수주물량 6척까지 날리게 생겼다며 언론플레이를 하는 거겠죠. 이런 기업주 밑에서 일해야 하는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불쌍하네요.
사측에게 좋게 해석을 해보자면, 수주가 아직 확정된 게 아니고, 계약이 된다고 해도 해고대상 노동자들이 실제 작업에 투입되기까지는 1-2년이 걸리며, 그 사이에는 아무 일감이 없으므로 정리해고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래서 정부에서 무급휴가 방식을 중재안으로 검토하고 있나 보던데, 설령 사측이 그 방안을 받아들인다 해도, 번번이 약속을 뒤집는 사측을 노동자들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그런데 사측에서는 조선소의 규모 자체를 축소하려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 6척을 수주한다 해도 이 인원은 해고하려 할 겁니다. 22개월치 봉급까지 주어가면서 희망퇴직을 받은 건 그래서이기 때문이겠죠.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듯이 점차 규모를 축소시키다가 결국 폐업하고 부동산 쪽으로 돌리겠다는 심산 같아요. 건설부문을 보유하고 있다면 부동산 쪽에는 훤할 거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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