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글 수 19,958
1. " 정통 민주당 지지자 분들이 중도강화론을 폈다. 지난 대선에서 좌클릭을 안해서 민주당이 죽을 쒔다면 민노당은 왜 망했냐는 게 논리."
Tweet
민주당 내에서 현재도 노선투쟁은 진행중이다. 양극화 문제, 중산층 붕괴, 청년실업 문제, 고령화 저출산 문제에 대한 자연스러운 흐름으로서의 복지정책에 대한 강화논리가 좀 더 힘을 받았다고 해서 좌클릭했고, 그것이 중도층 유권자의 포기나 중도노선의 포기라는 판단은 섣부르다. 손학규가 상징하는 중도우파적, 보수층 유권자를 타겟으로 하는 세력과 정동영의 진보적, 좌클릭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복지정책 등의 확대를 놓고 중도노선의 포기라는 언급은 경솔하다. 그런데, 친노들이 대거 손학규로 몰리는 것은 좌클릭일까?
"지금 민주당이 유시민 따라서 중도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마시라."
유시민은 보수든, 중도든, 진보든 이념지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내 주장의 요지다. 따라서 민주당 지지자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생각해보면 민주당내에서 누가 헤게모니를 쥐던 그것은 유시민 같은 기회주의자를 따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에 대한 이런식의 표현은 적절치 않다. 점잖게 표현했지만, 가만히 보면 악의적인 조롱에 불과하다. 바이커님이 먼저 지적해야할 것은 유시민에 대한 비판이다. 그가 제시하는 정치적 정책적 지향에 일관성이나 구체성이 있던 적이 있던가? 유시민의 지난 행적을 굳이 들고 나온 것은 그 점을 지적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그냥 기회주의자일뿐이다.
거꾸로 정말 유시민이 중도시장으로 뛰어들었다고 생각한다면 바이커님은 왜 유시민이 드넓은 왼쪽을 포기하는지, 그래서 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것인지 그게 더 이상하다. 민주당은 좌클릭하지 않으면 망하는데 유시민은 중도로 뛰어들어도 안망하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것일까? 바이커님의 정치적 노선과 신념에 맞다면... 중도로 뛰어들어간 유시민에 미련두지 말고, 바이커님의 말대로 과감하게 좌클릭한 정동영을 칭찬하고 격려해주시기 바란다. 근데... 부유세 문제등을 놓고 정동영은 탐탁치 않게 평하시더라. 유시민에게 보여주는 관대함의 반반이라도 좀 보여주시길 바란다.
이명박 정권에서도 충분히 드러났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의 핵심은 여전히 특정지역세력의 패권적 권력독점이다. 그것은 예산과 인사에서, 정치권력으로 언론권력과 결탁하고 경제권력과 유착되어 명확히 나타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유시민이 최근 유행하는 '정의'와 '국가'를 키워드로 들고나온 것은 감각있는 '지식소매상'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정치인 유시민에게 '정의'와 '국가'를 기대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민주당은 여전히 반한나라당, 반영남패권주의, 남북문제, 경제정의 실현 등을 위해서 싸워야 할 일이 많고, 바로 이런 것들이 우리사회의 진보고 개혁이다. 그것은 '복지국가'로의 전환으로 달성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사회의 이런 진보적 의제들에 대해서 유시민은 한번도 심각한 문제인식을 보여준적도 없고, 그것을 실천할 역량도 전혀 없다. 이미 10년 가까이 과분한 기회가 주어졌고, 누구보다 많은 스폿라이트를 받았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연예인이 아니다.
"정통 민주당 지지자들도 지방자치제 선거 이후로 슬그머니 복지 얘기하는데"
김대중때부터 생산적 복지개념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것을 반대한 사람은 없다. 내가 아는 범위내에서 정통민주당 지지자들이 복지를 부정하거나 복지를 반대한 것은 없다. 국가경제의 발전, 사회상황의 변화에 따른 복지의 확대는 자연스러운 것이니 좌클릭이니 좌파로의 전환이니 호들갑 떨일도 아니다. 또, 그것을 중도층에 대한 포기로 보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계층적인 요구들에 좀 더 충실하고 지지층을 강화하는 것을 마치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적 노선을 바꾼 것처럼 표현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2. 노풍의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 노무현의 유산이라는 것은 노무현에 대한 동정적 여론이다. 실제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노풍이 불었다는 근거는 찾기 어렵다. 오히려 진영읍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김해에서조차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노무현의 고향에서조차 불지 않는 노풍을 찾는 것은... 민주당이 배출한 전직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필요하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의 계승은 굳이 노풍, 노무현 정신 운운하지 않아도 당연한 것이다. 기존의 민주당 지지자 중 누가 김대중 정신 운운하나? 인물에 집착해서 판단을 그르치지 말고, 정당의 노선과 정책, 업적에 집중하시기 바란다.
이런 불화의 원인은 민주당 지지자나 범민주당 지지층에 있지 않다. 노무현에 매몰되어 노무현을 비판하는 것을 두고 견디지 못해하는 사람들이 문제라는 것을 언제쯤 깨닫게 될지... 소위 '영남'개혁세력이라는 자들이나 친노성향의 논객들은 김대중 비판은 자유롭게 하면서 노무현 비판에는 유독 못견뎌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비판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민주당 정권이 아닌 것이 아니다. 많은 친노정치인들이 분열의 시간들을 뒤로 하고, 지금은 통합하여 다시 '민주당'의 이름으로 정권창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이 누군지를 기억했으면 한다.
오히려 유시민의 사기질을 가장 비판해야 할 사람들은 '노무현 정신' 을 말하고 '노풍'을 말하는 사람들이다. 어째서 유시민에게만 관대한가? 서프의 변화를 보면, 친노들이 뭐가 잘못됐는지 깨달은 것 같아서 반갑다. 이런 것을 두고 '노풍은 없다더니 노무현의 유산을 사기로 가로챘다고? 아햏햏...'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바이커님의 수준에 맞지 않다. 본인도 쓰고도 후회할 것으로 믿는다.
3. 아크로에서는 유시민의 국참당 창당(이걸 밑에 댓글단 길손님은 국참당을 창당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웃기는 얘기다. 이런 분들이 유시민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하지 않았다면서 천신정을 까곤 한다. 참... 대단하신 분들이다) 뿐만 아니라 유시민의 정치적 선택, 결과등에 대해서 이미 오래전부터 꽤 정확한 수준의 예측을 보여줬다. 그건... 한국에 계신 분들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난 이 부분에 대해서 인정한다. 바이커님도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현장에서 직접 느껴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현실정치는 논문이나 학문이 아니다.
4. 빅텐트론 나왔을때부터 바이커님은 신속한 입장표명과 함께 일관되게 지지의사를 밝혀왔다. 나 역시 다른 글들을 통해 수차례 언급하면서 바이커님의 의견이 타당함을 밝혀왔다. 유시민 빼면, 바이커님의 의견들이 그리 나쁜것은 아니다. 운동으로서의 정치도 그렇다. 더도 덜도 말고 유시민만 빼고 생각하시길 바란다. 그럼 꽤 훌륭한 정치논평을 해주시는 분으로 매우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것으로 생각한다.
2011.03.22 18:10:36
유시민은 그렇게가면 망한다고 분명히 말했죠. 다만 일부 분들의 바램과는 달리 그렇게 빨리 몰락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 이유에 대해 나름 제시한거고요. "유시민은 이제 쫄딱 망했어요"라고 말하는 것과, "내리막길을 타겠지만 금방 몰락하지는 않을"거고 그 이유는 이러저러하다라고 말하는 것의 유사성과 차이를 구분하지 않고 자꾸 인상 비평을 하니 (게다가 제가 지금 놀고 싶은 마음이 강하니) 이런 식으로 논의가 흐르는거죠.
정치적 입장과 감정의 차이는 대략 인정하고 존중한 후 여러 사안에 대해 따지는게 명랑한 논쟁에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유시민에 대한 바람계곡님의 생각은 잘 아는데, 그 분석대로 하면, 유시민은 금방 몰락해야 정상이고, 유시민이나 그 지지세력과의 연대도 미친 짓이죠. 하지만 현재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죠. 이 갭을 메꿀 설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치적 입장과 감정의 차이는 대략 인정하고 존중한 후 여러 사안에 대해 따지는게 명랑한 논쟁에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유시민에 대한 바람계곡님의 생각은 잘 아는데, 그 분석대로 하면, 유시민은 금방 몰락해야 정상이고, 유시민이나 그 지지세력과의 연대도 미친 짓이죠. 하지만 현재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죠. 이 갭을 메꿀 설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2011.03.22 18:49:38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이번 김해을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서 어느쪽이든 결론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시민이 금방 몰락해야 정상이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어야 맞다는 당위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희망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미 몰락했어야 할 유시민이 지금껏 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바이커님의 말씀이 이미 맞을수도 있겠죠. 어차피 언젠가 결론은 날 문제이고, 그 결과를 보고 다시 리뷰해볼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시민 개인은 어떤 식으로든 쉽게 몰락하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하고, 그점이 두렵기도 합니다. 유시민이 가져오는 우리사회의 사회적, 정치적 부작용과 낭비가 싫거든요.
제가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는 것은 바이커님이 철저한 관찰자의 입장이 아닌 적극적으로 훈수를 두는 쪽에 가까우신데... 정의의 문제, 공정성의 문제, 한국정치의 진보와 개혁 등과 깊은 관련이 있는 유시민 문제에 있어서는 유독 유시민에게 너무 관대한 잣대를 들이대시는 것은 아니냐는 점입니다. 유시민 개인에 대한 호불호는 말그대로 개인적 취향의 문제이므로 제가 상관할 바는 아닙니다. 하지만, 많은 글에서 한국정치에 대한 일정정도의 방향성을 제안하시고 비판적 의견을 내시는 것들을 생각하면, 유시민의 정치행위는 정치발전, 정치적 진보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고, 우리사회의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기도 하기때문에 좀 단호한 태도를 보여주시는 것이 맞지 않은가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커님과는 좀 다른 입장을 가지신 김대호님도 그렇구요. 이런 부분에선 관점의 차이, 감수성의 차이, 세대차이도 좀 있는거 같습니다.
참고로 유시민이 허구에 기반한 민주당 호남당 비판, 지역주의 양비론 등을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면 연대를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제가 싫은 것은 유시민 개인이 아니라 그가 벌이고 있는 치킨게임과 같은 기회주의적, 파괴적, 분열적 정치행위니까요.유시민은 호남유권자들만을 모욕하는게 아닙니다. 저와 같은 수도권 유권자들을 모욕해왔고, 반한나라당세력의 집권을 바라는 사람들의 희망을 꺾어왔다는 점때문에 이렇게 격렬한 반대를 하는 것입니다...그가 정계은퇴하고 생활인으로 살아간다면 제가 굳이 이런 비판을 할 이유는 없겠죠.
2011.03.22 19:22:30
"노풍에 대한 입장 차이는 노풍의 유무가 아니라 강도에 대한 것이다. 더 정확히는 평가에 대한 것. 노통 사거 후 그 영향력이 폐족이라고 얘기되던 세력의 부활로 이끌었다는 면에서, 민주당에서도 노통과의 단절보다는 계승을 천명하다는 면에서는 노풍은 강력했고, 그 영향력이 독자적인 전국 선거의 승리로 이끌 정도는 아니라는 면에서 약했다. 이 정도 동의 하에서 그 영향력에 대한 분석을 하는게 적절할 것이다. 그래야 뭔가 생산적인 얘기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한 번도 노풍의 의미를 후자로 쓴 적이 없다. 노풍이 후자를 의미하는 거라고 산정하고 노풍이 없다고 얘기하는 건, 견강부회다."
바이커님의 이 부분에 대해...
1) 노무현 서거 전에 폐족이란 말이 있었고, 노무현의 자살이 그 폐족들의 숨통을 틔여준 것이 맞겠죠. 이런 노무현의 극단적 선택이 가져올 결과는 예상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노무현 서거로 폐족이 된 친노세력이 선거 즈음에 형성된 '노풍'을 통해 부활했다고 보시는 것은 좀 맞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2) 민주당의 노무현과의 단절보다는 계승을 천명했다는 것 역시, 대통합신당-통합민주당으로 전개되는 일련의 과정상 지극히 당연한 귀결입니다. 일부 친노들은 평가를 거부할지 모르겠지만, 이미 정동영은 대선후보시절부터 자산과 부채를 모두 승계하겠다고 했는데 새삼스럽게 이걸 '노풍'으로 정의하거나, 강력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3) 실제로 많은 친노논객들은 노풍을 바이커님이 말씀하시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 그대로 선거에서 노무현의 영향력이죠. 그걸 기대한 국민참여당은 친박연합처럼 선거플랭카드에 후보사진은 없어도 노무현의 사진을 실었다고 하더군요 (들은 얘기라 정확하진 않습니다).
2011.03.23 06:10:32
바이커님과 레드문님의 댓글 토론 중 일부.
레드문:성장 대 분배의 이분법은 전 좀 반대하는 편이라서(예를 들어 한나라당 성장/민주당은 분배 이런 식)
성장담론에서도 강만수식 성장담론이 있을 수 있고 민주당식 성장담론이 있을 수 있다고 보거든요.(또는 산업별로 나뉘어질 수도 있구요) 다만 참여정부에서는 잠재성장률문제로 한때 논쟁이 있었구요.
분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구요. 복지의 확대 폭이랄까 범위랄까 이런 면에서 나아가 시장모랄을 취할것인지 연대모랄도 가미할 것인지 등등.
나아가 성장과 분배를 상호 연결하는 과정도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제거 보기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 즉 조기숙씨로 말하면 중산서민층이 돌아온 배경에는 민주당이 분열에서 통합으로 복원되는 과정에 더 무게를 두는 편입니다. 처음 민주당이 막 통합했을때 지지율을 보면 15~20프로였는데 이게 지방선거등을 계기로 25~30프로대로 올라갔거든요.
****
민주당 지지층의 복원에 있어서는 바이커님과 레드문님의 절충안에 한표.
노명박이란 말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지표상으론 성장했다는 것. 문제는 IMF 이후 지속적으로 중산층 붕괴되어왔고, 성장의 열매가 공정하게 분배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가중되어왔다는 것. 민주당을 지지했던 중도, 중산층의 이탈은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불만이었지만 이명박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노명박'이란 말에 포함된 것으로 보임.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반MB 정서, 반한나라당 정서가 분열에서 통합으로 복원되가고 있는 민주당에 대한 기대로 표출된 것으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 후자의 경우, 김대중 정부에서 미진했던 경제개혁을 이어받아 좀 더 진행시키고 고통분담에 대한 약간의 보상을 받길 바랬던 중산층의 기대를 저버리고 정치투쟁에 골몰하며 지지층의 분열을 초래했던 민주당(구민주+열린우리당)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정치/사회게시판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