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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제이 굴드를 많이 까네요.
그러다 보니 새삼 궁금증이 새록 새록 이는데
생물학계, 혹은 진화학계에서 둘에 대한 평가가 어떻습니까?
지금 읽고 있는 책처럼 굴드는 틀렸고 도킨스가 옳다인지,
아직도 검증중인지,
거꾸로 도킨스가 틀렸고 굴드가 옳은지,
치열하게 권력 투쟁 중인지.
그리고 둘 사이는 어떤가요?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화 생물학을 쉽게 풀어 쓴 굴드의 이야기 중 거의 모두가 옳습니다. 이것에 시비를 거는 진화 생물학자는 없어 보입니다.
굴드는 창조론자와 맞서 싸웠습니다. 굴드의 창조론 비판도 대부분 옳습니다. 다만 종교와 관련하여 이상한 이야기도 합니다.
굴드는 진화 심리학(또는 사회생물학)과 행동 유전학을 엄청나게 싫어합니다. 저는 이 부분과 관련하여 굴드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아주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화 생물학자들 다수와 주류 심리학자들 다수가 저와 생각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권력 투쟁은 단지 진화 생물학계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대체로 진화 생물학계에서는 도킨스/굴드 논쟁에서 도킨스의 편을 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문학계나 사회과학계에서는 오히려 굴드의 편을 들어주는 학자가 더 많아 보입니다.
저의 글도 참조하십시오:
<진화 심리학, 행동 유전학, 종교에 대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헛소리>
http://cafe.daum.net/Psychoanalyse/GoAb/14
이덕하님의 덧글은 대체로 맞습니다만, 도킨스/굴드 논쟁에서 진화 생물학계에서는 대체로 도킨스의 편을 들어준다라는 얘기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도킨스는 굴드에 비하면 과학자라기보다는 사상가에 가깝지요.
그에 반해 굴드는 학계 내에서도 학문 성과로 인정받는 진짜 빅네임이었습니다.
그의 주 연구 분야는 고생물학에 기초한 진화 연구였고 여러가지 성과를 냈으며, 학계 내에서 비판 과정을 거쳐갔습니다.
이 비판과정에 도킨스가 참여한 것을 학계에서 도킨스 편을 들었다라는 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예를 들어, 굴드와 엘드리지의 단속평형설을 도킨스가 비판했다고 학계에서는 도킨스 편을 들었다..라고 해석하면 안된단겁니다.
단속평형설에 대한 논란은 제가 보기에는 time scale에 관련된 해석 문제로 보이며, 여전히 대부분의 진화 교과서에서는 이론을 소개하면서 논쟁이 있다고 하지 틀렸다는 식으로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도킨스는 굴드를 비판하면서 기존의 거두를 잘 까서 반사적으로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고까지 말할 수도 있습니다.
도킨스가 실제 진화 생물학계에서 주목할만한 이론을 내놓은게 뭐가 있어서 학계에서 편을 들어준다는 얘기를 할 수 있나요?
밈 정도?
그러나 여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네요.
증명하기 힘든 개념이기도 하구요.
예전에도 한번 소개했던 것 같지만, 이에 대한 김우재 박사의 글을 링크합니다.
http://www.sciencetimes.co.kr/article.do?atidx=0000031009
마지막으로, 도킨스와 굴드의 사이는 사실 꽤 좋았다고 해야겠죠?
편지도 좀 오갔던 것 같고 도킨스가 굴드를 존경한다는 식의 의사표시를 꽤 여러번 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다만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의 유명세 때문에 별볼일없는 과학자 취급을 받는 어이 없는 일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도킨스 자신은 <확장된 표현형>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며 많은 학자들이 이 책의 학술적 가치를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리처드 도킨스 - 우리의 사고를 바꾼 과학자>라는 책에서 도킨스의 학술적 업적에 대해 정리했다고 하는데 아직 읽어보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단속평형설과 관련된 논쟁을 염두에 두고 진화 생물학자들이 도킨스 편을 들어준다고 이야기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단속평형설과 관련하여 도킨스는 <눈먼 시계공>에서 반론이라기보다는 오해의 소지를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속평형설에 대한 반론은 조지 윌리엄스의 <Natural selection>이라는 책에서 제기되었던 것 같습니다(기억이 약간 헷갈려서...).
제가 염두에 둔 것은 이기적 유전자, 적응론, 행동 유전학, 진화 심리학 등을 둘러싸고 굴드가 이야기한 것들입니다.
링크하신 김우재 씨의 글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김우재 씨는 진화 심리학에 적대적인 한국인 중에 진화 생물학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같습니다. 저는 아직까지 김우재 씨가 진화 심리학에 대해 욕만 하는 것을 봤지 상세히 비판하는 것을 한 번도 못 봤습니다. 있으면 알려 주십시오.
김우재라는 분과 논쟁하지 않는 게 좋을 것입니다. 제 생각에 이분은 문제가 있습니다. 교수/교육자를 목표로 하기도 하는 분 같은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전혀 교육자로서의 자질이 엿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학문적 실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어떤 세계적 과학 학술지에 논문을 올린 적은 있습니다), 교육자로서의 인품과 철학에서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남을 다짜고짜로 깔아뭉개는 식의 이분의 논쟁 방식은 분명 교육자/지식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합니다. 자기편(혹은 자기 패거리 편)이 아니면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조폭 똘마니가 나대듯이, 논쟁 상대방한테 위협적 언동을 일삼곤 하던 때도 있습니다. 자칭 뭐 “착한 왕”이라나 뭐라나 하는 안하무인격 왕초 밑에서 그랬던 적이 있었던 것을 이덕하 님도 아실 겁니다. 김우재라는 분과 “착한 왕”이라는 분의 그 관계도 오래가지 못하겠구나 하는 인상이 들었죠. 왜냐 하면, 두 분의 언동과 노는 방식이 너무나 비슷해 보였는데(다짜고짜성, 논쟁 상대방 개무시, 도가 지나친 혈기방장, 자기 함몰적 나르시시즘 취향 따위) , 그 점이 오히려 둘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들게 되겠구나 하는 강한 심증이 들었더랬습니다. 요즘 이분들 어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는 이젠 관심 없습니다. 거듭 조언 드리고 싶은데요. 저분들은 혼자 노시게 놔두시는 게 좋을 것입니다. 저분들 비판글 쓰실 시간 있으시면, 차라리 다른 귀중한 데에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과학자들 사이에선 굴드의 전문 분야의 업적은 높게 평가하지만 지능 심리학에 관련된 그의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듯 합니다. (캐롤과 같은 저명한 지능 연구가들은 굴드의 주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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