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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철학의 교권의 경우에는 입장 차이의 문제일 때가 많다. 따라서 누가 우월하다고 이야기할 수 없을 때가 많다. 하지만 과학의 교권에 대해 토론이 벌어졌을 때에는 결국 지적 능력의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른다.
진화론-창조론 논쟁, 한의학 논쟁, 진화심리학-백지론 논쟁, 행동유전학-백지론 논쟁, 초능력 논쟁, 달 착륙 조작설 논쟁 등을 벌일 때 창조론, 한의학, 백지론, 초능력, 달 착륙 조작설 등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아무리 강력한 논거를 들이대도 그들이 개의치 않는 경우가 있다. 나는 어느 정도 토론을 해 봐서 구제불능이라고 생각하면 그 사람과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간 낭비이기 때문이다.
유식하고 머리 좋은 사람들로부터 구제불능이라고 낙인 찍히는 사람들은 머리가 나쁠 뿐 아니라 똥고집을 부린다. 왜 머리가 나쁜 사람은 자신이 머리가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이 잘난 줄 아는 것일까?
진화 심리학은 이 문제에 대해 적어도 그럴 듯한 설명을 네 가지 준비하고 있다. 이 중 세 가지는 속임수와 관련이 있다.
첫째, 자신의 능력을 속여 광고했는데 그것이 어느 정도 통한다면 우정 시장과 짝짓기 시장에서 더 성공할 수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의 시장 즉 상품 시장과 노동 시장에서 상품의 품질 또는 노동자의 능력에 대해 과대 광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따라서 인간이 완전히 정직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지가 왜곡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며 왜곡의 방향은 과대 광고일 것이다.
나는 인간의 인지가 어느 정도 양분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좀 거칠게 나누면 행동 조절과 관련된 메커니즘에서는 최대한 진리에 가까운 것을 추구하고, 광고와 관련된 메커니즘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약간 과장 광고하는 쪽으로 즉 일부러 사태를 왜곡하는 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일부러’는 ‘의식적으로’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과대 광고를 하고 있음을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 남을 속이기에 더 나을 것이다. 즉 자기 기만이 진화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좀 우스꽝스러운 예를 들자면 인간은 한편으로 “나는 맨손으로 사자를 때려 잡을 수 있다”는 식으로 과대 광고하도록 설계된 반면, 다른 한편으로 실제로 사자를 만났을 때는 냉정하게 사태를 평가해서 도망가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광고에서는 과장이 도움이 되지만 실제 행동에서는 진리가 도움이 된다. 물론 행동이 곧 광고가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자를 때려 잡는 모습을 남들에게 과시할 수 있다면 말로 허풍 치는 것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두 메커니즘이 칼 같이 쉽게 구분된다고 보기 힘들다. 상황은 매우 복잡할 것이다.
그렇다면 논쟁은 행동의 맥락인가 아니면 광고의 맥락인가? 사자는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혼자 때려 잡을 수 있지만 논쟁은 항상 다른 사람과 한다. 따라서 광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 자신의 패배를 인정한다면 곧 자신의 능력이 딸린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과대 광고의 메커니즘이 작동할 것이며 자신의 패배를 웬만하면 인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토론에 임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둘째, 자신이 남을 속일 수도 있지만 남이 자신을 속일 수도 있다. 머리 나쁜 사람이 머리 좋은 사람의 말에 항상 따르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러면 머리 좋은 사람이 머리 나쁜 사람을 착취하기 쉬울 것이다.
따라서 행동 조절의 측면에서도 머리가 좋은 사람의 말에 항상 따르는 것은 적응적이지 않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면 이용당하기 쉽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곧 자신의 판단에 가중치를 둔다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남은 더 잘 생각할 수 있지만 남이기 때문에 나를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내가 머리가 좀 나쁘더라도 내 생각에 많이 의존하는 것이 적응적일 때가 많다. 아마 인간은 이해관계가 더 많이 걸린 문제일수록 자신의 판단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도록 설계되었을 것이다.
셋째, 물론 심하게 똥고집을 부리는 사람의 경우에는 뭔가가 고장 났기 때문일 수도 있다. 자신의 능력을 판단하는 메커니즘이 고장 난 사람은 자신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바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바보임에도 뛰어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넷째, 정신병질(psychopathy)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들과 매우 다른 경우에는 적응 가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신병질은 뭔가 고장 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사악한 전략을 취하도록 진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심하게 똥고집을 부리는 뭔가 고장 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진화한 허풍 전략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허풍 전략이란 남들보다 훨씬 더 허풍을 많이 치는 전략을 말한다. 남들이 약간 과대 광고를 할 때 자신은 엄청나게 과대 광고를 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도 어느 정도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가 많다. 하지만 정신병질자는 엄청나게 이기적으로 행동한다.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 쾌락 원리 등을 끌어들이는 정신분석적 또는 유사 정신분석적 설명에 따르면 자신이 열등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에 인간이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무턱대고 쾌락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사람은 별로 적응적으로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불에 데었을 때 통증을 느끼는 것이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에 그럴 때에도 기분이 좋다고 느끼도록 생겨먹은 사람이 잘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
동물의 쾌-불쾌 메커니즘이 강력하며 그 핵심은 쾌락 추구에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쾌-불쾌 메커니즘이 잘 돌아가려면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크기의 불쾌를 유발해야 한다. 무턱대고 쾌락만 추구하는 것은 결코 적응적이지 않다.
자연 선택의 기준은 진리가 아니라 번식이다. 진리는 번식에 도움이 될 때에만 가치가 있다. 따라서 인간이 진리를 적당히 추구하고 때로는 일부러 거짓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다고 기대할 수 있다.

대체로 지능지수가 아주 높은 사람들은 지능지수가 뛰어난 편인 사람들 속에서도 배척을 당하기 쉽습니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상대방을 구제 불능이라고 비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생각에는 지능이 높은 사람들 또한 고집을 부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덕하님 역시 반론을 잘 받아들이지 않고 고집부리는 경우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님의 주관이 확실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님 역시 막연한 느낌에 의존해서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지능이나 기타 능력에 따라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이 그다지 올바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 역시 모자라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죠. 이덕하님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이 이덕하님이 모자라는 부분을 가지고 얼마든지 트집을 잡을 수 있습니다.
정신병질(psychopathy)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평범한 사람들과 매우 다른 경우에는 적응 가설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정신병질은 뭔가 고장 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사악한 전략을 취하도록 진화한 것인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심하게 똥고집을 부리는 뭔가 고장 난 사람일지도 모르지만 진화한 허풍 전략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 쾌락 원리 등을 끌어들이는 정신분석적 또는 유사 정신분석적 설명에 따르면 자신이 열등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 기분이 나빠지기 때문에 인간이 스스로 머리가 좋다고 착각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무턱대고 쾌락을 추구하도록 설계된 사람은 별로 적응적으로 행동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진리를 적당히 추구하고 때로는 일부러 거짓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었다고 기대할 수 있다.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정신병질 문제에 관심이 많으며 긴 글을 쓸 생각입니다. 이미 약간은 썼습니다.
제가 질문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http://cafe.daum.net/Psychoanalyse/NSiD/300 를 참조하십시오.
이덕하님도 당연히 들어본적이 있으시리라 생각되는데, 프로이드라는 사람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ego defense mechanism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인간은 사회속에서 다른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려고 하는 상황이 생존에 악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되어 anxiety를 느끼도록 적응된것이라고 보여지는데, 지나치게 큰 anxiety 역시 뇌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호로몬 이상으로 인해 생존에 악영향을 줄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ego defense mechanism 역시 적응의 결과일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적응은 한방향으로만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초에 생존을 위해 발생된 적응적인 메카니즘이 지나치게 작용하면, 생존에 악영향을 주게되고, 그악영향을 완화시키기위해 또다른 메카니즘이 발생되고, 환경에 적응하기위해 계속해서 다른 메카니즘이 도입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이 항상 일정하면, 최적화 될때까지 yoyo 현상을 반복하다 equilibrium에 도달하겠지만, 환경은 계속변하고, 환경의 변수가 많다보니 점점 복잡해져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는 적응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거 저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쥐가 고양이에게 공포를 느끼는것은 적응이지만, 공포 메카니즘의 영향력이 지나치서, 막상 고양이에 의해 구석에 몰릴때는 몸이 얼어버립니다. 공포 메카니즘이 평소때는 유용하지만 이런상황이면 오히려 공포 메카니즘에 의해 생존의 확률이 낮아져버리는것인데, 일단 평소에는 공포 메카니즘이 유효하니까 공포 메카니즘의 영향력의 영향을 줄이는 대신 특이한 상황에서만 발휘되는 berserk 메카니즘을 도입합니다. berserk 메카니즘은 쥐가 고양이를 무는것을 가능하게 만들도록 합니다. 물론 berserk 메카니즘에 의해 또다른 부작용이 생기면 그것을 보정하기위해 또다른 메카니즘이 도입될것이고, 소수의 쥐가 엉뚱한 상황에도 berserk 메카니즘을 발휘되면 psychopathy 라고 할수 있겠읍니다.(모든쥐들이 무턱대고 아무때나 고양이에게 덤벼들면 psychopathy 가 아니라 쥐들은 원래 그런 동물이다라고 생각되겠지요)
아시다시피 제가 진화생물학에는 아는것이 없어 인간의 불안메카니즘이 정확하게 어떻게 형성이되는지를 잘모르겠읍니다. 계속해서 변하는 환경에 맞는 수준의 불안 정도가 마치 전능한 누군가가 철저한 계산으로 정확하게 초기 셋팅을 하듯 이루어진다는것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레도 처음엔 너무 크거나 작은 수치의 불안정도가 셋팅되어 조정을 해나가거나, 다른 적응메카니즘의 도입에의해 불안정도의 적정치가 계속 달라질수도 있는데, 처음부터 적정한 수준의 불안이라는것이 가능하다는것이 쉽게 수긍이 가지 않습니다.
어쨋거나 일단 생겨난 메카니즘의 경우 새로운 메카니즘을 도입하는것보단 존재하는 메카니즘을 보정하는것이 나을듯한데, 제 가설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인간의 뇌 구조상 현존하는 메카니즘의 조정보다 새로운 메카니즘을 도입하는것이 쉬운가 등을 생각해봐야겠읍니다 .
경우가 많이 다르긴 하지만 충격적인 경험을 하여, 생활 또는 생존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기억력을 낮추기보단 그 특정기억만 차단시키는 방어 메카니즘이 존재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읍니다. 기억력에 불안을 대입할경우 특정사건에만 불안을 덜 느끼도록하는 메카니즘 정도가 될듯한데, 그런 정교한 메카니즘이 불가능하지는 않을듯한데, 지적하신데로 ego defense mechanism 이라는것에 의구심이 가긴합니다.
몇몇 곤충의 경우는 얼어버리는 것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거 영화에선 본듯해서 언급하기는 좀 우습지만 인간의 경우 총을 지니고 있는데도 곰이 눈앞에 나타나서 얼어버리는것은 아마 인간에게 총이라는것이 없던시절의 셋팅된 공포수치가 아직 보정이 안된것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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