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는 눈팅만 하는 수준인데, 대중들의 집단광기에 절망스러워 몇 마디 끄적거려 봅니다.



1. 며칠 사이 탄핵정국에서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행태들을 목격할 수가 있었다.
그건 대중들의 기괴한 모습때문이다. 대중은 과연 탄핵을 원하기는 하는걸까?
아니, 탄핵이 뭔지는 알기는 알까?

국민의당 박지원씨가 맹비난을 받는데 도대체 무엇때문에 저런 비난을 들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앞서 밝히지만 나는 국민의당 지지자도 아니고, 과거 모두가 안철수에 열광할 때에도 애초에 안철수는 "착한 이명박"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친노 일부에서 제기하는 안철수는 "이명박 아바타" 라는 낙인과는 다른 논리에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지만 말이다. 기업인 출신 정치인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탓 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국민의당과 안철수, 특히 박지원씨에 대해 연민마저 생겨날 정도이다.

아무튼, 이 시국에 나는 대중들의 행태에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이건 박근혜에 대한 경멸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겠지만.



2. 탄핵의 목적이 무엇인가?

탄핵은 국회가 발의하고 의결하여, 헌재의 탄핵심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결국 헌재에서 "인용" 판결을 받아 공직자를 파면시키는게 탄핵의 목적이다. 나머지 과정들은 모두 그 인용판결을 받기 위한 수단이자 절차일 뿐이다. 각각의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건들이 있고, 국회에서는 대통령 탄핵의 경우 조건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와 2/3 이상의 찬성이다.

그런데 모두 알다시피 야권의 의석수는 약 170석이고, 국회에서의 가결을 위해서는 약 30 명의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의 반란표가 필요하다. 따라서, 박지원 씨 말처럼 비박이 정국의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중은 바로 그 말에 분노한다. 비박은 "부역자" 들이고 그 부역자들과 협상하는 것 역시 부역자라는 것이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탄핵의 목적을 생각할 때 국회가결을 위해서는 비박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비박과 대화를 하자고 하면 새작, 첩자, 사쿠라 라고 매도 당한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가? 정치는 전쟁이 아니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고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서는 적과도 타협하고 협상하는게 정치 아닌가? 전쟁을 하자는건가 말자는 건가?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할것 아닌가?



3.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겠는건 탄핵의 목적이 "발의" 그 자체에 있다고 굳게 "믿는" 대중들의 그 순진무구함이다. 다음이나 네이버 기사마다 달린 베스트 댓글을 보다보면 탄핵의 목적 자체는 아예 망각하고 있는 대중들을 볼 수가 있다.


그들의 생각은

"탄핵 가결이 중요한게 아니다. 발의 자체가 중요하다. 지금 국민의 염원과 촛불민심은 즉각적인 탄핵을 원한다. 기세가 중요하다. 국민들의 지지를 믿고 돌격해라. 만약 부결된다면 국민들이 새누리당(비박)을 심판하겠다. 그리고 2일에 투표 안할 놈들은 9일에도 탄핵 찬성표 안던진다(심상정). 그러니 비박 설득하자는 박지원 개X끼, 국민의당은 호남새누리당"

하... 이게 정상적인 사고방식인가?
그런데 더 웃긴건 2일에 발의하여 부결되어도 좋다는 사람들이 9일에 부결되면 그게 다 비박과 국민의당 탓이란다. 아니, 애초에 부결되어도 상관없다면서, 부결되면 그건 국민의당 탓이라고도 한다.  이게 말인가?

도대체가 본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는 아는 것일까?
도대체 무슨수로 심판할 것인가? 아무런 대책이 없다. 고작 하는 소리가 부결시킨 의원들을 명단공개하여
선거로 심판하겠다는 것이다. 탄핵투표가 무기명인지는 아는건지, 알고 있다면 법을 무시하자는 말인건지.

유시민같은 작자들이나 일부에서는 부결되면 다음 임시회에 다시 상정하면 된다고 하는데
박장대소를 금할 수가 없다. 자기들 논리를 자기들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이번 회기에 안하는데 임시회에서는 가결이 될것 같은가? 기세가 중요하다며? 2일에 안하면 9일에도 안한다는 주장하고 뭐가 다르단 말인가?
한마디로 자가당착과 정신착란으로 헛소리들만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목표와 수단의 전도이다. 가결이 목표인가, 발의가 목표인가? 이 단순한 질문에 저 멍청한 대중들은 "발의"가 목적이라고 고함을 지르는 꼴이다.



4. 결국 "조삼모사"이다.

저런 대중을 보며 든 첫번째 생각이 조삼모사라는 말이다.
아침에 바나나 3개 준다고 화내는 원숭이들이나 대중들이나 도대체가 뭐가 다른가?

부결이 뻔한 2일에 탄핵안을 발의 안한다고 화내는 대중들이나, 아침에 바나나 3개 준다고 화내는 원숭들이랑 뭐가 다르냐는 말이다. 물론, 9일에도 부결될 가능성이 크기는 하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적은 쪽을 선택하는게 맞는게 아닌가?

불확실성이 훨씬 더 큰 아침의 바나나 3개보다 가결될 가능성이 더 큰 저녁의 바나나 4개를 선택하는게 합리적인 대응이 아니냐는 것이다. 부결되어도 좋다는 건 마치 승리를 원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행동은 그와 반대로 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5. 문제는 단순하다. 이번 일로 누가 이득을 얻는가를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탄핵표결이 부결되면 비박은 전멸하고 비박과 협상을 주장하던 국민의당도 궤멸적 타격을 받는다.
반면에 친박은 기사회생하고, 친노는 뭘해도 이득이다. 누가 사쿠라인가? 누가 탄핵을 원하겠느냐는 말이다.
대중은 탄핵을 원하면서도 탄핵이 뭔지도 모른다.

탄핵의 목적이 국회의 차원에서는 "가결"에 있음을 이리도 장황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현실이
대다수는 촛불에 경이와 찬탄을 보내지만, 나는 그 이면의 이 어리석은 군중의 욕망 앞에 절망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