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https://youtu.be/QYEC4TZsy-Y
Lou Reed , Perfect Day


이 노래를 들으면 거의 매번 제목과 가사 느낌의 불균형에서 오는 생소함을 느꼈었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내게 몰입해 있는 애인과 공원에서 샹그릴라를 마시고, 동물원에 가서 동물들에게 먹이도 주고 영화도 보고 어두워지면 함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 해결되지 않은 골칫거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 한 쪽으로 치워버렸고,

심지어 내가 원래의 나를 잊고 뭔가 더 좋은 사람이 된 것같은 기분까지 들 정도로 완벽한 하루였는데 루 리드는  나른한 목소리로 세상의 가장 깊은 불행을 본 사람처럼  구는건지 모르겠다. 

다른 버전도 그럴까 해서 몇 개를  들어봤다. 물론 전에도 수없이 들어 본 노래들이다. 콜드플레이나 패티스미스 등 그 정도로 나른하지도 그 정도로 불행을 본 사람의 목소리도 아니다.


2.

https://youtu.be/JnSFS69F5uI
어떤날, 오후만 있던 일요일


음악을 듣다보면 맥락이 있다. 기억때문인지 가락때문인지 정서때문인지 경험때문인자 암튼 그렇다. 그리하여 나에게 perfect day 다음은 이 곡이다.  들국화의 허성욱 목소리도 좋지만, 내게는 꼭 어떤날 1집에 수록된 조동익의 목소리로

...
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
나는 작은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
스며들던 어둠이
내앞에 다가왔네
나는 어둠속으로 들어가
한없이 걸었고
나는 빗속으로 들어가
마냥 걷고 있었네

한주간의 피곤한 일상을 보내고 일요일 늦지막히까지 자고 일어나면  조동익의 말처럼 오전은 공원의 비둘기처럼 어디론가 날아가고 없다.  간단히 요기를 하고 노래를 듣거나 산책을 하거나 장을 보면 어느새 어둠이 스며들곤 한다. 그랬던 것 같다. 평화로운 일요일 오후의 작은 휴식같은 노래.

반복해서 들으며 가사를 보고 있는데, 이 노래의 가사가 정말 이랬던가 싶도록 낯설게 다가온다. 당연히 있었는데 알아채지 못했던 어떤 정서를 뜬금없이 알게 된 느낌이다. 이 노래가 원래 이렇게 불안하고  서늘했던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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