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포탈 뉴스에 <여장남자 여성 목욕탕 침입> 기사가 깜빡이고 있었지요. 정동의 리토르넬로, 달리 말하면 <역사의 반복>이라고 할까요.

제가 정동 연구를 하게 된 건 파시즘의 젠더 정치를 역사적으로 연구하면서 이르게 된 한 이론적 경유 과정입니다.

근대초기에서 2000년대에 이르는 긴 시기를 역사적으로 살펴보면서, 소수자를 다루는 담론의 변화를 살펴보았는데요.

일반적으로 근대 체제에서 드러나는 소수자에 대한 배제 방식이 미묘하고도 극적으로 변화되는 시기들이 있는데, 그 시기에 공통적으로 소수자의 범죄를 강조하는 시대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역사는 여성을 배제하고 절멸해온 과정이었는데, 그 강도에도 차이가 있어서 여성 차별의 강도가 높아지는 시기에 <여성의 범죄>를 강조하는 담론들이 엄청나게 퍼져나갑니다.

사진으로 몇가지 보여드리지요. 물론 그 전체적인 연구 결과는 제 책 <<음란과 혁명>> 그리고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에도 정리되어 있습니다.

여성의 범죄를 강조하는 담론은 항상 존재하지만 시기적으로 미묘한 차이를 보여요. 1900년대 초, 1930년대, 해방기, 한국 전쟁 이후, 사월 혁명 직후ㅡ 1990년대 후반 페미니즘이 실패한 시기,

<여성의 범죄>에 대한 담론이 많아진 건 실제로 여성 범죄가 증가했기 때문일까? 경찰 자료를 찾아보면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시기에 왜 여성 범죄가 많아지는걸까?

이 연구 과정은 매우 복잡하니 제 책을 특히 <<음란과 혁명>>을 봐주세요.

헌데 여성의 범죄에 대한 담론이 폭발하는 게 <실제 여성의 범죄 행동의 증가>와도 관련이 있겠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는 역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인식, 그리고 협소하게는 여성을 공적 공간이나 사회적 공간, 혹은 일터에서 다시 '이른바<여성의 공간(집, 사적 공간)>으로 되돌려보내야 할 경제적 상황의 산물인 때가 많습니다.

1930년대 여성의 범죄에 대한 담론이 증가한 건 <국가에 봉사하는 여성(군국의 어머니, 총후부인)>을 지배적인 여성상으로 만들기 위해 신여성, 이른바 '불우한 여성', 문란한 여성(여기 기생, '창녀'와 같은 성매매 공간 여성들이 할당되었죠.)을 '범죄집단화', '문제집단(당시 용어로는 '풍기문란' 즉 <선량하지 않은 집단>으로 분류해서 할당하는 통치 과정의 산물이었습니다.

1950년대 한국 전쟁 이후에는 아예 <이브의 범죄>라는 신조어가 형성되어서 <여성의 범죄>를 강조하며 여성들을 공적 공간에서 쫓아내고, 일터에서 집으로 되돌려보내려는 전사회적인 재할당 작업이 이뤄집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트랜스 젠더 여성의 범죄 가능성, 혹은 범죄>를 근거로 트랜스젠더가 여성 공간을 침범하는 가짜 여성이라고 몰아가는 과정은

지나간 한국 역사 속에서 여성에게 행해진 폭력과 아주 정확하게 동일한 방식을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길고 긴 역사를 반복하면서 여성은 스스로 무해하고, 문란하지도 불량하지도, 부적절하지도, 난폭하지도, 극단적이지도, 적대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 온 존재를 소진해야했습니다. 이걸 저는 <파시즘의 심문의 정치>라고도 규정했습니다.

<네가 진짜 일본인이라는 걸 증명해봐>
<네가 진짜 선량한 조선인이라는 걸 증명해봐>
<네가 진짜 선량한 여성이라는 걸 증명해봐>
<네가 진짜 선량한 시민이라는 걸 증명해봐>
<네가 폭도가 아니라 진짜 선량한 국민이라는 걸 증명해봐>

트랜스젠더가 <진짜 여성이 아니다>, <적어도 선량한 존재도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게 스스로는 '신박하고' '핫하고,' 한번도 존재하지 않은 정치적 입장으로 너희가 몰라서 그런거'라고 주장하는 데

실은 몇백년간 반복되어온 낡고 낡은 심문의 정치와 상투어를 주절주절 외치는 것일 뿐.

1933년~34년 단지 조선중앙일보에만 실려있는 <여성의 범죄>에 대한 기사만 수백통. 그러니까 이 기사를 <팩트>나 <근거>로 보면 여성은 범죄자이고, 남성의 공간을 침입하는 침범자인거지요?

제가 터프가 반페미니즘이고 파시즘이라고 하는 건 '파퓰리즘을 파시즘이라고 치부하는 그런 방식을 반복하려는 게 아닙니다. 이들의 <신념의 체계>와 <배제 전략>, <사용하는 어휘와 담론 체계>가 파시즘 정치를 답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트랜스젠더 범죄>에 대한 이들의 배제 전략과 담론 구조 역시 그런 반복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아주 짧은 시기를 돌아보아도, <본부를 살해한 여성 고**>, <난폭한 트페미들, 온라인 페미>를 극단주의로 간주하고 이들을 위험 집단으로 낙인 찍었던 작업과 터프가 트랜스젠더를 공격하는 방식은 사실 동일합니다. 즉 터프는 자신이 받은 공격을 다른 소수자에게 전가하고 반복하는 전형적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역사의 시기시기마다, 이렇게 소수자를 공격하는 현상을 부추기거나 이용한 건, 여론과 지배집단들이었지요.

여장남자 범죄를 포털에 올리는 미디어, 현 상황을 어부지리로 여기며 방관하는 정부와 지배집단 역시 이런 역사의 반복에 일조하고 있지요.




 ========= 소위 넷페미라고 하는 어떤 여성들, 트랜스젠더 소수자들에 대한 인사이트류 찌라시뉴스 돌려보면서 희한한 소리들 하는데 저런 무식한 것들이 페미니스트라고 진짜 쪽팔려서 원. 터프페미들의 반지성주의에 경을 치겠음. 

"Somewhere unwritten poems wait, like lonely lakes not seen by any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