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지금 박근혜씨 지지율 5%라고, 새누리당 지지자들이 다 없어진줄 아냐고. 반기문 총장 지지율은 여전히 20%넘는다고. 박근혜씨를 탄핵하거나 하야 시킨다고 한들, 갑작스럽게 치뤄질 대선에서 정권 탈환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입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그게 뭐 어째서요. 그게 중요합니까? 

그저 머리속에 대선.대선.대선. 자기가 오랜시간동안 '투자 했던' 사람들이 대통령 되는 일 밖엔 머리에 없는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그렇게 권력 잡고 그 권력의 단물을 어떻게든 나눠 먹을 생각때문 이신가요?

제가 보기엔, 대한민국의 연속성과 정통성을 위해서는 헌정을 어지럽힌 박근혜씨를 대통령직에서 그만두게 만드는 일이, 그러한 '전례'를 세우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여전히 동작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선언 하는일이,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찾는 일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가 사회시간에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익히 배워왔던 것 처럼, 단순하게 민주주의 == 선거 (승리) 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2) 

우리 스스로 돌아보기에, 후손들에게 이야기해주기에, 대한민국의 브랜드 혹은 자랑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뭐가 있을 것 같습니까? 사이의 강남스타일? 김연아의 금메달? EPL이나 MLB 스타 선수들? 김치와 비빕밥? 한류 걸그룹과 드라마? 휴대폰,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자랑할만 한 것중 하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분단과 혼란과 가난속에서도 이루어낸 그나마 이만큼이나 이루어낸 민주주의의 역사입니다. 

민주주의 뭔지도 잘 모르던, 해방 직후, 전쟁 직후, 초대 대통령이 3선개헌해서 독재하려고 할때, 국민들이 나서서 하야시켜버렸습니다.

쿠데타로 생겨난 제3 공화국. 박정희의 길었던 철권 통치. 그를 끝장낸 것은 그의 부하였던 김재규의 총알이었지만,  그 내분이 일어날 수 있었던 내부적 압력을 제공한 건 궁극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독재 반대 투쟁을 하던 정치인들과 국민들의 투쟁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권력의 진공상태를 짙밟은 다시 한번의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영원히 이어질것 같은 독재 정권이었지만, 시민들의 힘으로 결국 그 정권을 끝내버렸습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여 상대적 우월감을 느끼는 건 좀 우스운 일이긴 하지만, 아직까지도 군부 쿠데타가 계속 일어나거나, 군벌이나 왕족이 득세하는 국가들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에 적어도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기엔 충분합니다.

(3) 

지금 대통령인 박근혜 씨가 당선되었을 때, 그 순간, 민주주의가 사망하고 독재 정권으로 돌아간 게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분명 박근혜 씨가 '독재자의 딸이었기 때문에' 표를 주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그것만 같고 대통령이 된거 아닙니다. 오히려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박근혜 씨가 '독재자의 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를 준겁니다. 박정희의 죄악이라는 배경보다는 그 사람이 정계 지도자로서 선거를 통해 세력을 모아온 능력, 그 주변 사람들이 함께 마련해온 정치적 견해와 정책적 공약들을 보고 표를 준겁니다. 

박근혜 씨는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지지자들을 배신했습니다. 국민들을 배신했습니다. 단순히 몇몇 공약을 뒤엎고 이행 하지 않은 수준이 아닙니다. 

박근혜 씨는 국민이 준 권력을 사사로운 인연을 가진 사인에게 양도 했습니다. 

그 둘은 공모해서, 국가의 권력을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사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국가의 정책은 엉망이 되었고, 국민들의 세금은 낭비되거나 착복되었습니다. 국가적 위상은 땅에 떨어졌습니다.

헌법에 나타난 대통령의 의무와 권한의 사용 방법을 완전 무시한것입니다.   

그러니 헌법을 지키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박근혜 씨를 대한민국 대통령 직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스스로 사임하건 (하야) 혹은 강제로 끌어내리건 (탄핵) 간에 말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민주주의 역사에 커다란 오점을 남기는 겁니다. 아니 아예 아주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기는 것입니다.

이래도 되는 거구나. 대놓고 헌법 무시하고, 권력 유리하고, 국정을 문란케 해도, 야당이 다음 선거에 유리할까 불리할까 표 계산 해서, 그냥 봐주는 구나.  아무리 국민들이 분노하고 시위해도, 민주화된 국가의 정치인이라는 사람들이 그냥 뭉개고 지나갈 수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역사책에 지금의 이사태가 어떻게 기록되길 바랍니까... 나중에 손자 손녀들이 지금에 상황에 대해서 물어 볼때 어떻게 대답하겠습니까?

... 18대 대통령 박근혜는 어떻게 어떻게 당선되서.. (중략) ...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의 지인인 최순실씨를 통해 국가의 권력을 전횡하고 부정재산을 축적 하였다.... (중략) 그렇지만 본인은 당시의 정치적인 상황 때문에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할아버지, 근데 그때 박근혜 대통령은 어떻게 임기를 마칠 수 있었어요? 국민들이 그걸 그냥 놔 두었나요?"
"아니.. 무척 화를 냈어. 지지율이 막 5%도 안나오고, 10만명씩 모여서 시위하고 그랬어."
"근데 그럼 그때는 대통령 임기를 무조껀 보장하는 제도였나요?"
"아니. 대통령이 사임하면, 선거 하도록 정해져 있었어. 국회가 탄핵할 수도 있고,"
"근데 왜 탄핵 안했어요? 여당이 반대했나요? 그렇게 반대한 여당은 다음 선거 이겼나요?"
"... 아니.. 여당이 반대할까봐 무서워서 야당이 아예 탄핵 시도도 안했어." 
"네? 그거 정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