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에 따로 붙인 비행소년님의 댓글에 대한 저의 답변입니다. 다른분들과 열정적인 토론중이셔서 따로 뺐습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1. 재벌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논문이 많은지는 안찾아봐서 모르겠습니다만 이런점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재벌의 역할은 무엇이었는가?

자본주의를 선진국에 비해 몇백년 늦게 시작한 대한민국은 압축성장을 통해 선진국을 따라가야 했습니다. 상황은 절망적이었죠. 가진것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여러가지 Option이 있었습니다. 수입대체 vs. 수출주도, 경공업 중심 vs. 중화학 공업 중심, 농업 중심 vs. 제조업 중심, 대기업중심 vs. 중소기업 중심 등이죠.

이러한 여러 대안 중에 우리나라가 선택한 것이 대기업 중심의 수출이 가능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발전과정에서 여러문제가 있었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지금 선진국 수준의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했던 중요한 요소중에 하나가 바로 재벌이라는 규모의 경제확보가 가능한 대기업 집단과 그 경영자들의 노력입니다. 이런 주장의 책과 논문도 엄청나게 많죠. 산업이라고는 한줌도 없으며 축적된 자본도 부재한 대한민국에서 수출 가능한 중화학 공업을 육성하려면 선택과 집중은 불가피합니다.

일본과 대만의 중소기업이 아직도 튼튼하게 경제를 버티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이들은 역사적으로 소규모의 기업들이 산업으로서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산업적 토대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안은 대기업의 육성밖에는 없었을 겁니다.

다른 대안이 있었을까요? 다른 나라들이 몇백년에 걸쳐 천천히 발전시킨 산업화를 불과 50년만에 이루었습니다. 과연 대기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없이 이것이 가능했을까요? 저는 불가능했다고 봅니다. 수출주도 중화학공업의 성패는 규모의 경제확보에 좌우되기 때문이죠.

경제개발 초기  부족한 자원을 수많은 중소기업을 육성한다고 나누어버렸다면 우리가 지금수준으로 살수 있었다고 보시나요? 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아마 동남아 수준정도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대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기여한 역사적인 사실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요? 이런 효과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나요? 님께서 말씀하신 시가총액의 22% 어쩌구 하는 우리 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그런 기업을 발전시킨 재벌과 기업가들의 노력은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 겁니까?

재벌의 노력이 더해져서 선진국으로 발전한 지금의 시각에서 기업의 지배구조나 투자보호의 문제를 가지고 재벌은 국가경제에 해악만을 끼치는 존재로 매도하는 것이 균형적인가요? 재벌이 없어서 경제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애초에 상장할 기업조차 없었을텐데요?

님말씀대로 재벌이 국민들을 착취했다면 국민들은 아직도 아프리카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고 재벌가와 기득권 층들만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수준이 되어야 맞는겁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습니까?

인천공항에는 해외여행자가 넘치고 길에는 수천원이 넘는 비싼 스타벅스가 손님으로 차고 넘치고 길거리에는 승용차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것이 착취당하는 국민들의 모습입니까?

저 어릴때는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서 신문지를 열심히 문질러서 뒷처리를 했습니다. 지금 신문지로 뒷처리 하는 사람이 있나요? 주변에는 도시락을 못싸오는 애들이 수두룩했습니다. 지금 그런애들이 있나요? 매년 겨울이면 연탄가스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끊임없었습니다. 남산에 올라가서 서울의 야경을 한번 보시고 꽉꽉차는 KTX를 가득메운 여행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착취당하는 국민들의 모습입니까? 님의 말씀대로 대기업이 하청업체를 착취하고 그 하청업체는 또 재하청업체를 착취했는데 어떻게 전국민의 생활수준이 이렇게 향상될 수 있나요?

재벌이 국민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님의 주장이 바로 매판자본에 의해 착취당하는 남조선 민중을 해방시켜야 한다며 혁명을 꿈꾸던 7,80년대 운동권의 주장에 약간의 덧칠을 하고 색깔을 다시 입힌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현재 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나 일부 재벌가의 일탈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그래서 기분 나쁠때가 있습니다. 저도 그래요. 그렇다고 해서 그동안 재벌이 국가경제에 기여한 것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현재의 불확실한 스냅샷을 가지고 재벌이 국민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비상식적입니다. 왜 그렇게 근시안적으로 보시는지 저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2.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불균형하다고 보시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세요. 님께서 우려하시는대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관계가 그렇게 불균형하다면 왜 우리나라 기업들이 최저임금 이상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을까요? 그렇게 착취하기 좋아하고 탐욕스러운 기업들인데 최저임금만 지급하면 되죠. 이에 불만을 갖는 근로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해고해버리면 되잖아요? 왜 최저임금의 몇배~수십배의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 존재하죠? 자본가들이 자비롭기 때문인가요?

기업가들간에도 우수한 근로자를 고용하기 위한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겁니다. 근로자들을 보호하는 근본적인 장치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기업가들간의 경쟁입니다.  

노조 때문에 연봉이 상승한다? 그럼 노조가 없는 삼성의 연봉이 제조업중에서 최고의 수준이고 노조가 없는데 급여가 높은 직장들의 고임금은 어떻게 설명하시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노조를 반대하는 이유는 노조가 더 싼 임금으로 어떤 기업에 자신들의 노동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는 수많은 실업자 특히 청년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그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정의로운가 정의롭지 않은가의 문제입니다. 이런 노조의 행태는 정의롭지 못합니다.

3. 일본 문제는 커멘트하지 않겠습니다.

비행소년님의 발제글 http://theacro.com/zbxe/free/5260813

[이하 비행소년님의 댓글]
1. 네 제가 보여드린 논문은 재벌이 얼마나 한국에서 "렌트"를 먹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한민국 재벌은 자기 지분은 1%밖에 안되는 남의 회사를 자기것인냥 좌지우지하면서 그 돈을 빼다가 지 마음데로 쓰고 있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지마음데로 쓰고 있느냐라는 것을 정량화해서 보여주기 위해서 이 논문에서는 그것을 주식가격으로 환산하면 대한민국 주식 시가 총액 전체의 20%가 넘는 수준이 된다라고 보여준 것일 뿐입니다. 이 내용을 가지고 재벌을 개혁하면 주식가격"만" 올라간다라고 해석하고 그게 무슨 착취와 관련이 되어 있냐라는 식으로 논의를 좁혀서 말하신다면 그것이 바로 침소봉대입니다.

그리고, 이 논문은 님께서 도대체 재벌이 무슨 잘못, 즉 착취를 하고 있냐길래 하나의 예로 보여드린 논문일 뿐입니다. 마침 제가 전에 써놓은 글이라서 다른 논문 보여주는 것보다 시간이 절약되니까요. 다시 말하지만 단 한가지의 예일 뿐입니다. Google scholar에서 기업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와 Chaebol 이라는 키워드를 끼워넣고 검색을 해보시면 한국 재벌들이 헤쳐먹은 방법들을 분석한 많은 논문들이 전세계 유명 학술지에 번듯하게 게재되어 있는 것을 검색해 보실 수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면 재벌들이 자기 돈이 아닌 돈을 헤쳐먹었다라는 것은 전세계가 알고 있다라는 것을 바스티야님도 인정해야할 것입니다. 증명이 끝났단 말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그 손해를 다 보고 있나요? 첫째는 재벌을 제외한 모든 다른 주주들입니다. 한국 주식시장의 가장 큰 손은 외국인이 아니라 국민연금입니다.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가장 큰 손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에요. 둘째는 그 회사의 노동자들이 정당한 몫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재벌은 모노폴리스트입니다. 모노폴리스트가 그 힘을 이용해서 자기 아래에 있는 기업들을 착취하지 않는다면 그게 훨씬 더 이상한 일입니다. 맨 꼭대기에서 모노폴리스트가 그 밑의 하청업체 기업에게 아주 손쉽게 렌트를 얻는 - 또는 다른 말로 착취를 하는 - 것은 일반교양경제학에서 독과점부분을 약간만 공부하면 알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니 그 하청기업체는 자기 직원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임금이 작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로 아래로 내려갈 수록 격차가 심해지는 것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착취의 정점에 있는 재벌개혁이 없이 노동시장'만' 유연화 시키면 무슨일이 일어나겠는가면, 저 착취의 고리만 더 깊어져서 양극화가 더 빨리 진행될 뿐입니다.

애초에 노조가 왜 나왔냐하면, 애초에 자본가와 노동자의 사이가 공평한 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냥 놔두면 저절로 일반적으로 돈이 많은 자본가의 힘이 더 셀 수밖에 없다는 것은 유치원생도 다 아는 이야기이고, 따라서 이 둘사이에 공정한 계약이 성립이 되지 않기때문에 완전경쟁시장은 커녕 심한 시장 왜곡이 생깁니다. (이 내용은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도 나오는 내용이라는 것을 아시려나요?) 따라서 그 노동시장을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만 치우지치 않게 하기 위해서 노조는 당연히 필요한 것입니다. 노조가 너무 불합리하게 움직이면 그 잘못된 부분을 일부 수정하면 되지 무력화 시키겠다 또는 없애버리겠다라는 식의 접근은 자유시장주의자가 할 말은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 조선이 일본에 합병되어 가장 이득을 본 사람은 친일파와 그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천민, 노비, 농민들이 가장 큰 이익을 보았다라고 주장하시니 참 딱하십니다.
3. 이부분은 어짜피 평행선이라는 것을 저도 잘 압니다. 이 얘기는 저도 그만 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