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칭송해 마지 않았던, 네이버 웹툰 '마술사'가 10년간(정확하게는 10년 1개월) 연재를 끝내고 종료되었다. 물론, 그 이후의 이야기로 한두회 더 연재될 것 같은데 본편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마술사가 사실 상 종료되자 독자들은 '허무한 결론'이라는 성토를 하고 있는데 그 성토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자들 성토 중 '반이 틀리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마술사의 시작과 끝이 어울려지는 수미쌍관의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타지에서 중요한 세계관에서 환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마술사의 세계관이 익숙하지 않을 뿐 수미쌍관의 구조로 작가는 세계관에 충실했다. (자세한 이유는 스포기 때문에 생략)


독자들의 성토 중 '반이 맞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작가가 투척한 떡밥들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 히치콕이 영화 사이코에서 구사한 맥거핀의 기법을 생각한다면 작가가 회수하지 않은 떡밥들을 맥거핀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영화 사이코에서와는 달리 마술사에서 뿌려진 떡밥을 맥거핀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떡밥이 너무 중대하기 때문이다.


뭐, 만화에서 떡밥을 투척하고 제대로 회수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논란은 예로 네이버 웹툰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신의 탑' - 이 작가는 떡밥 투척을 하고 그 떡밥에 치여서 스토리가 꼬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나 일본 만화인 드래곤볼 역시 무책임한 떡밥투여가 많았으니 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어쨌든, 제대로 회수되지 않은 떡밥 문제가 있지만 내가 한국 만화 중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만화 중 TOP5에 들어갈 것이다. 이번 설날 연후에 한번 정주행을 하라고 권유드리고 싶다.



10년간의 연재를 끝낸 마술사를 보면서 문득 '만화계의 기록들'은 어떤 것이 있나?라는 궁금증이 들어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뭐, 대부분의 기록들은 만화의 천국인 일본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일본의 만화의 기록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었다.


첫번째 놀란 것은 단행본 기준으로 총 일억부를 우습게 넘긴 만화들이 많다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해서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익숙하실 '원피스', '드래곤볼' 그리고 슬램덩크 등은 2억부 이상을 훨씬 넘겼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에 해외발행부수까지 하면 드래곤볼이 원피스를 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원피스는 해외사람들에게 별로 익숙하지 않다고 하니까. (개인적으로도 원피슨 보다가 말았다. 한국에서는 인기가 많음에도 내 취향이 아닌 것 같아서)


두번째 놀란 것은 단행본 한편당 발행부수가 천만부가 넘는 만화가 있다는 것이었다.

단행본 한권당 평균 천만부 발행. 그리고 17권 발매를 했으니까 총 발행부수는 1억 7천만권. 아마 일본 만화 매니어들이나 알만한(나는 일본 만화 매니어는 아니다) 것으로 제목은 블랙잭.


의대를 졸업했지만 무면허 의사가 되었고 무면허 의사의 신분으로 의술행위를 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이 만화는 기이한 의료행위 때문에 토쿄대학 의학과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퍼뜨릴 염려가 있다'라는 공개적인 경고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발행이 1970-80년대이니까 일본에서도 헌책방이나 가야 구할 수 있다는데 한번 청계천 골목을 뒤지거나 일본에 갈 기회가 있으면 헌책방을 한번 뒤벼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블랙잭'의 작가인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 てづか おさむ)는 486세대에게도 익숙한 TV 애니 '우주소년 아톰'이나 '밀림의 왕자 레오'를 집필한 만화가이도 하다.


한국의 이현세가 스려져가는 만화를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되살렸다면 데즈카 오사무는 '일본 만화의 아버지'라고 불린다니까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세번째 놀란 것은 무려 40년동안이나 만화잡지에 연재된 작품이 있다는 것이다. 제목은 '여기는 잘나가는 파출소'. 단행본 판매부수도 총 1억 5천만권으로 총판매수에서는 TOP5(TOP10인지는 확실치 않다. 일본만화는 일억부 넘어가는게 많으니까)에 들어가는 작품이다. 작가는 위에 소개한 데즈카 오사무와 비슷한 아키모토 오사무.


이 40년간 연재기록은 기네스북에도 올라가 있다는데(관련기사는 여기를 클릭) 40년동안 연재했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40년간 연재라............ 한국에 40년간 연재할 후보가 있기는 하다. 웹툰 전성시대를 이끈 조석. 단편으로 그려지는 그의 만화를 보다보면 그의 천재적인 재능을 엿볼 수 있다. 그의 놀라운 이야기 전개에 중독되어 중독되기 전에 보았으면 정말 재미있게 보았을 단편들도 요즘은 그냥 담담하게 보거나 챙겨보지는 않지만 그가 건강하기만 하다면............ 40년 이상은 연재가 가능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13년 째 연재 중이니까 60대 초반이면 기록을 달성할 것 같다.



물론, 만화잡지와 웹툰은 엄연히 다른 장르의 문화이니까 '여기는 잘나가는 파출소'의 기록과는 다르게 취급될 것이다. 그러나 '만화를 보는 것'은 '덜 떨어진 사람이나 보는 것'이라는 경직된 생각들을 깨는 그런 기록이 조석에 의하여 달성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뭐, 이 글이 운영자에 의하여 문예계로 추방될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웹툰과 만화를 연결하자면 안철수는 자신의 철학을 좀더 견고히 다지면서 유권자들에게 소통하는 의미로 정치관련 웹툰들을 제작해 보는 것도 유의미할 것이다라는 말로 '별로 쓰잘데 없어 보이는 글'을 맺는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