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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1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자신과 경쟁하는 사람을 때려눕히기만 하다 보니 네거티브만 하면 자기가 이기는 줄 착각한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비전과 가치관, 정책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국민을 적폐라고 부르는 데 분노한다”며 “국민을 적폐 세력이라고 하는 사고방식이 적폐이며 청산 대상”이라고도 했다. 문 후보가 ‘안 후보는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한 데 대한 분노였다. 지난 13일 TV토론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문 후보와 설전을 벌인 점을 거론하며 “내 주도권 토론에서 질문을 했는데 문 후보가 계속 말을 했다. 룰을 안 지키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남도영 정치부장

-문 후보에게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는데, 어떤 점을 가장 묻고 싶은가.

“문 후보가 나를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묻고 싶었다. 정치인들끼리 서로 비난하는 건 가능하지만 국민을 적폐라고 하는 것은 처음 들어봤다. 그렇게 하면 어떻게 통합을 이룰 수 있나. 국민과 지지자를 적폐 세력으로 돌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국민을 분열시키는 것이다. 문 후보 개인이나 제 개인적 감정 때문에 분노하는 게 아니라 문 후보가 국민을 적폐라고 하는 데 분노한다.”

-최근 안 후보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를 체감하고 있는가.

“현장에서는 1월 초나 지금이나 (분위기는) 비슷하다. 그렇게 달라지지 않았다. 항상 국민만 보고 정치를 해왔다. 국민은 모든 상황을 보고 있는 심판이다. 쓰러졌던 사람도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준다. 그런 사람이 이기는 게 정치 아니냐. 저는 상대 정치인을 안 보고 국민만 보고, 지지율도 안 보고 정치를 했다. 제가 가진 리더십으로 평가받는다는 게 소신이다.”

-안 후보의 지지층이 견고하지 않아 허상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를 처음 시작하면서 끊임없이 들은 이야기다. 지난 5년 동안 당대표로 전국 선거를 세 번 지휘했고 두 번은 직접 출마했는데 현역 의원 중에서 이런 경우가 드물 것이다. 2014년 재·보궐 선거 때 한 석을 빼앗긴 것을 제외하면 모든 선거에서 이겼다. 선거에서 연전연승을 했는데 지지층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조정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 남은 기간 국민만 바라보고 비전과 정책을 말씀드리겠다. 다음 정부는 미래를 잘 준비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 국민을 통합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 국민들은 이를 추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느냐를 판단할 것이다.”

-특정 지역 유권자들이 안 후보 지지를 망설일 가능성도 있는데.



“이번 경선 과정에서 전국을 다니면서 변화의 열망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이번 선거는 지역 구도뿐 아니라 진보·보수를 넘을 수 있다고 본다. 분열은 사실 정치인들이 갈라놓은 것이다. 이런 분열을 다시 합칠 수 있는 통합의 시대, 대탕평의 시대가 돼야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

-바른정당과의 후보 단일화 등 각종 연대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대해선 변함없는 입장인가.

“연대론은 이미 끝났다. 저는 일관되게 박근혜정권에 책임이 있는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고 말해 왔다. 특정인이나 특정세력에 기대 정치하는 사람을 국민들은 지지하지 않는다.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

-‘안철수 정부’의 국정운영 구상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가장 큰 문제는 국정이 국무회의를 중심으로 운영돼야 하는데 ‘스태프’들이 장관 위에서 군림했다는 것이다. 이를 정상화하겠다. 이런 점에서 보면 현재 청와대 조직은 비대하기 때문에 축소하는 게 맞다. 청와대 수석들도 본연의 대통령 보좌 역할을 해야 하고 국정 운영은 내각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게 기본 방향이다.”

-청와대 수석 조직을 없애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가.

“그렇지는 않다. 스태프 역할로서 필요한 직책들 아닌가.”

-당선될 경우 장관들로부터 사표를 받겠다고 했는데 그러면 국무회의 운영 자체가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장관들은 새롭게 임명되는 시기에 맞춰 사표를 수리해서 바꿔나가려고 한다.”

-안 후보 제1의 정치 참모, 조언 역할을 하는 인물은 누구인가.

“여러 사람이다. 지금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부터 경륜이 많은 인사와 초선의원 등 정치인까지 굉장히 많다.”



-4차 산업혁명과 교육 부문의 공약이 안 후보의 핵심 공약인데, 둘 다 짧은 기간에 실현할 수 있겠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두 가지는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첨단기술이 동시에 발달해서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합쳐지는 융합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거부해도 다가오는 것이다. 예측이 가능하지 않아서 국가가 미리 계획을 세워 끌고 가면 엉뚱한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으로써 교육개혁과 과학기술 개혁, 공정 경쟁이 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드는 일이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고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드(THAAD) 배치는 국가 간 합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찬성 입장인데, 위안부 합의 역시 국가 간 합의 아닌가.

“위안부 합의는 역사 문제이고 사드 배치는 안보 문제이므로 다른 문제이다.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협상은 국가안보 문제와 달리 그 협상의 당사자들이 생존해 있으므로, 당사자들과의 합의를 바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정부는 소녀상과 관련된 양국의 이면합의 여부 등에 대해 설명할 책임이 있다.”

-안 후보는 성공한 CEO 출신이다. ‘CEO 리더십’은 독단적으로 주요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시각이 있다.

“그런 주장을 하던 분들이 이제는 ‘박지원 상왕론’을 얘기하고 있다. 한쪽에선 독단적이라고 하고 다른 쪽에선 누가 조종한다고 하는 것이다. 네거티브도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우왕좌왕하는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 저는 CEO 출신이긴 하지만 IT 과학자 출신이고 의사에 교수 출신이다. 다양한 경험을 모두 무리 없이 해냈다고 생각한다. 보통 CEO들이 수직적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혼자 결정하고 명령내릴 경우 소프트웨어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소프트웨어 회사를 경영했던 내가 정치와 맞지 않는다는 건 근거 없는 말이다.”

-안 후보는 ‘5년 전에 비해 백만 배 천만 배 더 강해졌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달라졌는가.

“목소리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는데(웃음). 자기 자신도 못 바꾸는 사람이 어떻게 나라를 바꾸겠다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자신을 바꾸기도 어려운데 나라를 바꾸는 일은 그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저는 항상 말로만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라 결과와 성과물로 증명하는 사람이다. 정치적으로도 유능하다고 말로 떠드는 사람이 아니고 이미 제 정치적 유능함은 입증됐다고 생각한다. 혼자 창당해서 40석 가까운 정당을 만든 사람은 현역 의원 중 저밖에 없는 것 아닌가. 국가를 바꾸겠다고 주장하는 것보다는 저 스스로도 바뀔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리=백상진 문동성 기자 sharky@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