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탄핵 결정문은 증거와 법리에 소홀하여 설득력이 없다


- 헌재의 탄핵 결정문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고 논리적 비약도 심하며 헌법 해석에 있어서도 자의적이며 형평성을 결여했다. 거기다 증거 채택에 있어서도 탄핵 안용에 유리한 것만 취하고 피소추인인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거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심하다.

파면 결정의 구성요건이 형법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먼저 자락을 깐 것은 형사법의 법리로는 '중대한 위법'을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을 헌재 스스로가 자인한 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형법상 죄형법정주의와 증거재판주의는 무시하고 고의, 과실, 선의/악의를 따져본 흔적도 없다. 대신에 계량될 수도 특정될 수도 없는 촛불 민심이 탄핵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이는 결국 헌법이 다수군중의 법감정에 따라,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도 된다는 것을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보증해준 것이다.  

                                                         


오늘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결정문 전문을 찾아 읽어 보았다. 어제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 낭독한 결정문 요약은 논리적 비약이 심하고 증거도 부족해 보여 설득력이 약해서 헌재의 박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에 수긍하기 힘들었다. 요약본이라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전문에는 보강된 내용이나 구체적 설명이 보완되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조금이나 가졌지만 전문은 나의 이런 헌재에 대한 마지막 신뢰도 무너뜨려 버렸다.

헌재는 1) 사실관계의 확정, 2)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는지 여부 판단, 3) 대통령을 탄핵할 정도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사항이 중대한가를 심사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헌재는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단계부터 무수한 오류를 범하고 있고, 잘못된 사실관계를 가지고 위헌, 위법여부를 판단하고 있으며, 위법, 위헌의 중대성보다는 촛불 민심 운운하며 정치적 판단으로 박 대통령을 탄핵한 것으로 보인다.


1. 8인 판결이 합헌적이고 정당하다고?

<이와 같이 헌법재판관 1인이 결원이 되어 8인의 재판관으로 재판부가 구성되더라도 탄핵심판을 심리하고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또 새로운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기다리며 현재의 헌정위기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면 8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현 재판부가 이 사건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탄핵의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결원 상태인 1인의 재판관은 사실상 탄핵에 찬성하지 않는 의견을 표명한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므로, 재판관 결원 상태가 오히려 피청구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피청구인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피청구인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하 현 헌재 재판관 8인을 통칭)은 결정문에서 헌법재판소는 9인(대통령 3인, 국회 3인, 대법원장 3인 지명)으로 구성되나, 심리는 7인 이상이 하면 되며, 대통령 탄핵은 6인 이상이 인용하면 파면되도록 헌법에 규정되어 있으니 8인이 심리하였음으로 이번 헌재 판결은 문제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 판결에 참여한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 포함 3인의 헌법재판관(1월에 임기 만료로 퇴임한 박한철 전 헌재소장을 포함하면 4인)들은 자신들의 현 재임기간 중에 9인의 재판관이 심리하지 않으면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이번에 그 주장을 저주 없이 번복해 버렸다.

8인이라도 문제없다는 이들의 변명도 어이가 없다.

대통령이 탄핵되었음으로 대통령 추천 몫인 후임을 대통령이 지명, 임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명, 임명하는 것이 논란이 되고 있음으로 9인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판결을 9인 구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국정 안정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를 폈다.

한 마디로 웃기는 개소리다.

헌법에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지명(추천), 임명하면 안 된다는 조항이 어디에 있나? 권한대행은 말 그대로 대통령의 권한 모두를 대행할 수 있다. 어디 헌법이나 법률에 대통령권한대행이 행사해서 안 된다는 권한을 따로 규정한 것이 있는가? 헌재 재판관들은 대답 좀 해 봐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재 재판관을 지명, 임명하면 안 된다는 논란을 제공한 곳이 어디인가? 바로 국회다. 그것도 탄핵소추를 주도한 야당이 제일 먼저 주장한 것이고.

헌재는 국회가 탄핵소추 발의시 토론이 없어도 괜찮고, 일괄 표결한 것도 국회의 재량이고,  이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이라며 국회의 재량권은 한껏 보장해주면서 행정부(대통령)에 대해서는 헌법이 보장한 것을 왜 무시를 하는가? 대통령의 권한(헌재 재판관 지명 및  임명)을 국회가 시비 걸고 논란을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삼권분립을 훼손하는 것이 아닌가?

더 가관인 것은 그 다음이다. 대통령 탄핵은 6인 이상의 인용이라야 파면임으로 재판관의 궐위는 피청구인(박 대통령과 변호인측)에 유리한 것임이니 문제가 없다는 궤변이다. 일견 이런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의 주장은 타당해 보이는 것 같지만 이건 순전히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장식일 뿐이다.

만약 국회측이나 대법원장 지명(추천) 몫인 재판관이 임기가 만료되는데 후임이 결정되지 않아 궐위된 상태에서 헌재가 선고를 하면 어떻게 될까?

국회나 대법원장이 후임을 지명(추천)했더라도 대통령권한대행은 임명할 권한이 있는지 여부가 논란이 되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들을 재판관에 임명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임명을 거부하면 헌재는 이를 인정할 것인가? 이 때도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한 현 이정미 헌법재판소(재판관들)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을 지명, 임명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고 있음‘으로 국회측이나 대법원장이 지명한 재판관들을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했을까?

만약에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가 박한철 전 소장과 같은 1/13에 만료 되었다면 과연 국회(야당)가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의 임명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을까? 반대로 이 때는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현 자유 한국당)이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을 지명, 임명할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면 현 헌법재판소는 이런 친박 중심의 의견을 받아들여 대통령 권한대행이 후임 재판관을 지명, 임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을까?

헌재가 원칙을 보편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헌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헌법(법)의 안정성이 손상된다. 더구나 재판관 자신들이 평소에 했던 주장을 뒤엎는 결정을 할 때는 그 번복의 이유가 명확해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다.

헌재의 이런 태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과 같이 국회나 정치권에서 헌법에 대한 해석이나 적용에 있어 논란이 있을 경우에 그 논란을 정리하고 헌법의 본 뜻을 확실하게 규명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 헌재가 오히려 논란을 이유로 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 본연의 기능과 존재 이유를 지금 헌재는 스스로 부정하고 있는 꼴이다.


* 이정미 소장대행(헌재)의 말장난

헌법재판소장이 임기 만료되어 퇴임하여 공석이 된 현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하여 정당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헌법재판소장의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가 중지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에 관하여 논쟁이 존재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헌정위기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견해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장의 임기 만료로 발생한 현재의 재판관 공석상태를 종결하고 9인 재판부를 완성할 방법도 없다”


위의 헌재 결정문을 자세히 읽어 보고 아래의 헌법 제111조에 나와 있는 재판관의 임명에 관련한 조항을 읽어보라.


②헌법재판소는 법관의 자격을 가진 9인의 재판관으로 구성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제2항의 재판관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한다.

④헌법재판소의 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탄핵심리 중에 임기가 만료된 사람은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다. 박한철은 헌법재판관이자 헌법재판소장을 맡고 있었다. 헌법 제111조 2항과 4항에는 대통령은 재판관을 임명하고 그 재판관 중에서 1명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정미(헌재)는 마치 헌법에 헌법재판소장만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인 양 교묘히 말을 꼬아 놓고 있다.

위의 문장이 제대로 되려면 “헌법재판관이 임기 만료되어 퇴임하여 공석이 된 현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에 관하여 정당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의견에 따라 헌법재판관의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통령 권한 행사가 중지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에 관하여 논쟁이 존재하는 현 상황은 심각한 헌정위기 상황이다. 게다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견해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의 임기 만료로 발생한 현재의 재판관 공석상태를 종결하고 9인 재판부를 완성할 방법도 없다” 고 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장의 부재는 현재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정미 자신이 헌법재판소장 대행을 맡아 이번 탄핵심판을 이끌어 왔지 않은가? 헌법재판소법 제12조 4항을 보면 헌법재판소장이 궐위될 경우 다른 재판관이 대행하게 규정하고 있어 헌법재판소장의 궐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금의 문제는 재판관의 구성이 제대로 되었느냐에 있는 것이지 헌법재판소장의 문제가 아닌데 왜 이정미(헌재)는 헌법재판소장의 임명 여부를 말하고 있을까?

이정미는 3/13 임기가 완료되고 후임으로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미 이OO을 추천해 놓았다. 헌재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권한대행은 재판관과 헌재소장을 임명하는 것이 논란이 됨으로 이정미의 후임 이OO은 5월9일 예정인 대선이 치르지고 난 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야 임명이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이정미(헌재)는 대통령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하는 것은 논란이 되고 있다고 말하지만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법 제6조 3항을 보면 재판관의 임기 만료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의무 규정하고 있고 4항에는 결원된 경우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헌재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는 논란을 받아들임으로써 헌재 스스로 재판관이 공석이 되는 기간을 장기화되게 옭아매어 버린 것이다.


제6조(재판관의 임명) ①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경우 재판관 중 3명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사람을, 3명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을 임명한다.

② 재판관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임명·선출 또는 지명하여야 한다. 이 경우 대통령은 재판관(국회에서 선출하거나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사람은 제외한다)을 임명하기 전에, 대법원장은 재판관을 지명하기 전에 인사청문을 요청한다.

③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하는 경우에는 임기만료일 또는 정년도래일까지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④ 임기 중 재판관이 결원된 경우에는 결원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임명하여야 한다.

⑤ 제3항 및 제4항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선출한 재판관이 국회의 폐회 또는 휴회 중에 그 임기가 만료되거나 정년이 도래한 경우 또는 결원된 경우에는 국회는 다음 집회가 개시된 후 3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제12조(헌법재판소장) ①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장을 둔다.

② 헌법재판소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 재판관 중에서 대통령이 임명한다.

③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재판소를 대표하고, 헌법재판소의 사무를 총괄하며, 소속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④ 헌법재판소장이 궐위(闕位)되거나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다른 재판관이 헌법재판소규칙으로 정하는 순서에 따라 그 권한을 대행한다


2. 8인 전원 만장일치 탄핵 인용은 꼼수다.

3/7과 3/8일 헌법 재판관들의 평의가 있을 때 격론이 벌어지고 큰 소리가 났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이는 재판관 중에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이 있었다는 뜻이 될 거다. 그리고 적어도 대통령이 추천한 2명의 재판관은 기각이나 각하 의견을 낼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고 인용되더라도 6:2가 될 것이라는 게 대세였다. 그래서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인 3/13 이전에 선고해야 한다고 야당측에서 강력히 요구했고 언론들도 그런 방향으로 바람을 잡았던 것이다.

그런데 결과는 8:0으로 나왔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그러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헌재의 입장에서는 8:0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약 예상했던 대로 6:2가 나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럴 경우 이정미(헌재)는 매우 곤란한 지경에 빠지고 앞서 1항에서  자신들이 주장했던 논거가 일시에 허물어진다. 만약 이정미가 퇴임한 이후인 3/14 이후에 선고가 이루어졌더라면 5:2로 기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정미는 9인이 아니라 7인 이상만 심리에 참여하면 문제없다고 했으니 이정미 재판관이 퇴임하여 7인으로 구성된 재판부의 3/14 이후 선고 역시 이정미의 주장대로라면 문제가 없게 된다.

선고를 3/10로 비교적 빨리 한 이유는 탄핵 인용의 의사를 갖고 있는 이정미 재판관이 있을 때 해야 6인의 찬성으로 탄핵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선고일자를 앞당긴 것이라고 비난해도 헌재는 할 말이 없게 되는 것이다.

헌법에는 180일까지 심리할 수 있게 되어 있음에도 그 절반인 3개월만에 헌재는 탄핵 선고를 했다. 대통령 변호인단이 최종 변론시일이 너무 이르다고 항의했고  변론재개도 요청했다. 거기다 9인 재판관으로 구성될 때까지 선고를 늦추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헌재는 대통령 변호인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정미 재판관 임기 바로 직전에 선고를 한 것이다.

6:2의 결과가 나오면 대통령 변호인측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되고 헌재 선고 결과에 탄핵반대측이 승복하기 힘들어진다.

헌재 재판관 4인들이 평소 9인 심리가 아니면 위헌이라 주장한 마당에 8인만 심리해 결정한 것은 대통령을 의도적으로 탄핵하기 위한 꼼수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헌법재판관들의 자의적이고 의도적이며 비일관적 판단으로 일국의 대통령의 탄핵이 좌지우지되었다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나?

이정미(헌재)가 9인이 아니라 7인 이상이면 된다고 주장하는 순간, 헌법의 본질적 취지가 아니라 선고 일자가 대통령의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럴 경우 왜 헌법에서 규정한 탄핵심판 180일의 기간의 절반이 된 시점에서 성급히 선고를 해야만 했는지 헌재는 설명해야 한다. 국가 혼란을 막기 위해? 변론을 충분히 하고 증인들을 더 불러 증언을 더 듣고 최종 변론기일을 1주일 늦추면 국가 혼란이 더 깊어지나? 오히려 이게 더 혼란을 완화하고 헌재 입장에서는 낫지 않았나?

이제 왜 헌재가 8:0의 결과를 만들어 냈는지 알겠는가?

6:2의 결과가 나오면 어마어마한 후풍폭이 생기고 이를 헌재가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들의 주장이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 드러날 수 있는 6:2의 결과를 내면 안 된다는 결론을 격론 끝에 내부 합의를 이룬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또 하나, 헌재가 전원 만장일치로 방향을 잡은 것은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의  소수 의견이 나오는 부담감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법은 재판관 개인별로 의견을 내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6:2나 7:1이 되었다면 2명 혹은 1명의 재판관들의 소수 의견이 반드시 결정문에 부기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소수 의견과 다수 의견이 대비 되게 되고 어느 쪽의 의견이 더 합리적이고 헌법 취지에 따른 것인지, 어느 쪽이 더 사실에 충실했는지 비교가 된다.

이런 대비는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고 이번 결정문 같이 다수 의견이 엉터리라는 것도 드러날 것이고, 이런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여론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나는 전자보다 후자의 이유로 헌재가 8:0 만장일치로 가자고 내부 합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내 추론이 맞다면 이것이야말로 헌재가 헌법을 유린하고 자신들과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것이 아닐 수 없다.


3. 헌재는 사실관계를 호도 했다.

1) 국회 소추의결시  의원들의 토론 요구가 있었다.

헌재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탄핵소추 표결시 국회가 토론 없이 의결한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국회법에는 토론할 강제 규정도 없고 토론여부는 국회의 재량이며 어떤 국회의원도 토론 요구를 한 적이 없고 정세균 의장이 막은 적도 없다며 대통령 변호인측 주장을 일축했다.

그런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당시 탄핵 반대를 주장했던 김진태, 조원진 의원이 토론을 요구했고, 심지어 탄핵에 찬성 입장이었던 나경원 의원도 토론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하의 내용은 조갑제닷컴의 우종창 기자가 재판관 8인을 상대로 고발한 내용을 참조했습니다.

2) 차은택의 증언을 결정문에서 검증 없이 인용했다.

재단법인 미르의 설립과 운영에 대해서 ‘최서원이 문화 관련 재단법인이 설립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미리 알려 주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적시했다.

이의 근거로 헌재는 아래의 차은택의 진술을 제시했다.

‘차은택은 미르가 설립되기 두 달 전쯤 최서원으로부터 문화계 사람들 중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때 최서원이 곧 문화재단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차은택은 그로부터 한 달 정도 지나 최서원이 재단 이사진을 추천해 달라고 하여 김○화, 김○원, 장○각, 이○선 등을 추천하였다’

그런데 차은택의 위 진술은 ‘합리적 의심’을 가능케 한다.

첫째, 미르재단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2015년 10월 19일부터이며, 재단이 설립된 날은 그로부터 8일 후인 10월 27일이다(증 제2호증. 최순실 공소장 6쪽과 7쪽). 차은택이 최서원으로부터 문화재단 설립 이야기를 처음 들은 게, 재단설립 두 달 전쯤이라면 8월 27일 무렵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무렵, 최서원은 한국에 없었다. 최순실 출국사실 확인에 따르면, 최서원은 2015년 8월 14일 독일로 출국하여 다음 달인 9월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8월 27일 무렵에 최서원을 만났다는 차은택의 진술을 헌재가 증거로 인용하려면, 최서원의 출입국 기록을 근거로 차은택을 추궁하여, 차은택이 최서원을 만난 장소와 시간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해야 한다.

범행 모의 당시, 최서원이 한국에 있었느냐, 없었느냐 하는 것은 최서원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 핵심 증거이다. 청와대가 전경련에 재단법인 미르의 설립을 추진토록 지시한 8월 19일 이전에 최서원은 독일로 갔다.

헌재가 최서원의 출입국 기록을 검토했다거나, 이를 근거로 차은택을 추궁했다는 흔적은 헌법재판소 결정문에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헌재가 대통령 탄핵사건을 사실관계에 대한 검증이나 확인도 없이 무성의하게 심리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둘째, 재단법인 미르가 설립 현판식을 가진 것은 2015년 10월 27일이다. 만일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의 설립에 깊숙이 개입하고 이사진 인선 등에 관여하였다면, 최서원은 적어도 현판식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현판식이 있던 무렵에 한국에 있었을 것이라는 게 합리적 추론일 것이다. 

그러나 출입국 기록에 따르면, 최서원은 2015년 10월 25일 독일로 출국하여 다음 달인 11월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현판식을 전후하여 한 달 동안 한국에 없었다는 것은, 또 그 무렵엔 미르재단 설립이 언론의 주목을 받을 때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의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지 않았음을 반증하는 증거라고 하겠다.

셋째, 헌재는 차은택의 진술 중, ‘최서원의 요청에 따라 김○화, 김○원, 장○각, 이○선 등을 재단 이사진으로 추천하였다’는 부분을 증거로 인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장○각은 장성각, 이○선은 이한선으로 미르재단 이사가 맞지만, 미르재단 이사진 중에서 김○화, 김○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사는 없다. 검찰 공소장에도 차은택이 김○화, 김○원을 미르재단 이사로 추천했다는 내용이 없다.

헌재가 검찰 공소장을 면밀히 살폈더라면 위와 같은 실수는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 정황으로 미뤄, 헌재는 미르재단 이사진 명부와 같은 기초적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

넷째, 차은택은 구속된 후, 검찰 수사에는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반면에 최서원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차은택의 형사법정 진술에서 공개된 바 있다. 때문에 차은택은 진술의 신뢰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는 증인이다.

이런 증인의 증언은 가급적 증거로 채택하지 않는 것이 법원의 관행이다. 따라서 차은택이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했던 재단법인 미르의 설립과 관계된 진술은 배척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최서원의 경우에는 출입국 기록 등에서 미르재단 설립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합리적 추론, 즉 알리바이가 있다. 그런데도 피고발인은 최서원의 증언은 배척하고, 설사 인용하더라도 그 내용을 왜곡하였으며 오히려 합리적 의심이 드는 차은택 진술을 대통령 파면의 주요 증거 중 하나로 채택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최서원이 문화 관련 재단법인이 설립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미리 알려 주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헌재의 결정은 ‘그럴 개연성이 있다’라는 추측일 뿐, 사실이라는 것은 아니다.

최서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죄로 기소한 검찰 공소장에도 ‘대통령이 문화 관련 재단법인이 설립될 것이라는 사실을 최서원에게 미리 알려 주었다’는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헌재의 결정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상충되며,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증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추정일 뿐이다. 


3)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실관계 오인

헌재는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의 설립에 대해 ‘미르가 설립된 뒤 최서원은 2015년 12월경 체육계 인사 김필승에게 체육 관련 재단법인 설립에 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달라고 요청하였다. 이어 향후 설립될 재단법인에서 일할 임직원으로 사무총장 정현식, 상임이사 김필승 등을 면접을 거쳐 선정한 다음, 정호성을 통해 피청구인에게 그 명단을 전달하였다’라는 내용을 헌법재판소 결정문에 적시했다.

그러나 검찰 공소장에 의하면, ‘피고인 최서원은 2015. 12. 초순경 스포츠재단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위 재단 이사장을 정동구, 사무총장을 김필승 등으로 하는 임원진 명단을 이메일로 정호성에게 보냈다’고 되어 있습니다.

검찰 공소장에는 ‘사업계획서 작성자가 최서원, 재단 이사장은 정동구, 사무총장 김필승’인데 반해, 피고발인의 결정문에는 ‘사업계획서 작성자가 김필승, 재단 사무총장은 정현식, 상임이사 김필승’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헌재가 재단법인 케이스포츠의 사업계획서 작성자를 김필승으로 판단한 것은 기록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김필승은 검찰 조사에서 “사업계획서는 전경련 사회공헌팀 팀장 이소원에게서 받았다”라고 진술했다.(증 제4호증. 김필승 검찰 진술조서 8538쪽에서 8539쪽).

케이스포츠 재단의 사업계획서 작성자와 재단 임원진 인선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헌재는 물론, 검찰 역시 재단 설립 과정의 실체적 진실을 모른다는 의미이다. 그럼에도 기록 검토마저 제대로 하지 않은 헌재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케이스포츠 설립도 미르와 마찬가지로 대통령과 최서원이 임원진을 선정하는 등 그 설립을 사실상 주도하였다’라고 단정했다.


4) 최서원의 일관된 진술을 왜곡

헌재는 최서원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하여, 대통령이 자신에게 ‘미르와 케이스포츠 운영을 살펴봐 달라고 요청하였다’는 진술을 했다고 결정문에 적시했다. 

최서원의 헌법재판소 증언이 중요한 것은 차은택의 그것과 완전히 상충되기 때문이다. 차은택은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가 설립되기 두 달 전부터 재단이 설립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이사진 인선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최서원은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 설립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두 재단이 설립된 이후에 대통령으로부터 재단의 운영을 살펴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최서원의 이 주장은 검찰 조사에서도 변함이 없다. 검찰 공소장에도 ‘피고인 최서원은 대통령으로부터 재단 운영을 살펴봐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받았다’고 되어 있다. 최서원의 진술은 이처럼 일관성이 있다.

이럴 경우, 헌재는 최서원, 차은택의 증언 중에서 합리적 의심이 드는 증언은 배척하고, 그렇지 않은 증언을 채택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사실관계를 바로 잡을 수 있으며, 그것이 대통령 파면권을 가진 헌재의 엄중한 책무다.

그러나 헌재는 상충되는 내용의 두 증언을 모두 증거로 인용하였다. 그것은 헌법재판소 결정문에서,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의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였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차은택의 증언이기 때문이다.

차은택의 증언을 배척할 경우, ‘최서원이 문화 관련 재단법인이 설립될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이 미리 알려 주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는 헌재의 의견으로 채택한 기본 전제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고발인은 A4 용지 89쪽에 이르는 헌법재판소 결정문에서 차은택의 증언은 28쪽에, 그리고 그에 상충되는 최서원의 증언은 33쪽에 분리하여 배치하였다.  

헌재가 차은택 증언과 상충되는 최서원의 증언을 증거로 인용하려면, 판단의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헌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최서원 증언을 인용하면서 이어지는 문장에 ‘최서원은 미르와 케이스포츠에 출연한 것도 아니고 아무런 직책이나 이해관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단 관계자로부터 보고를 받고 구체적 업무지시를 하였으며, 재단의 임직원 임명과 추진하는 내용, 자금의 집행 등을 결정하였다’고 하여, 최서원의 증언이 마치 최서원의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증거가 되는 것처럼 확대 해석하였다. 

이와 같은 헌재의 행위는 매우 편파적이며,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것이다. 나아가 최서원 증언의 진실을 왜곡한 행위이다.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가 설립되기 전부터 재단 운영에 개입했는지, 아니면 두 재단 설립 이후에 대통령으로부터 운영을 살펴봐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지는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가 설립된 이후에 최서원이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재단의 운영을 살펴보았다면, 재단이 설립되기 전부터 대통령과 최서원이 공모하여 재단 설립과 운영에 관여하였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너지게 된다. 최서원에게 적용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강요죄가 무죄가 되는 것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검찰 공소장에는 최서원과 대통령이 공모한 시점을 ‘그 무렵’이라는 매우 애매모호한 개념으로 기재하였다(증 제2호증 참조). ‘그 무렵’은 공소장의 앞뒤 문맥을 종합하면, ‘2015년 7월 하순경부터 8월 초순경’ 사이로 추정된다. 

검찰이 이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앞에서 이미 언급한 최서원의 알리바이인 출입국 기록 때문이다. 최서원은 2015년 7월 8일 독일로 출국하여 7월 23일에 귀국했고, 이어 8월 14일에 재차 독일로 출국하여 9월 11일에 귀국하였다. 최서원이 국내에 있었던 시기는 7월 24일부터 8월 13일까지이므로, 최서원과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검찰은 궁여지책으로 공모 시기를 7월 하순경에서 8월 초순경 사이일 것이라고 추론하는 것이다.

형사소송법 제254조(공소제기의 방식과 공소장)에는,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범죄사실이 육하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으면 무죄라는 것이 대법원의 판례이다. 그럼에도 검찰이 공소장에 ‘그 무렵’이라는 불특정한 시간을 표시한 이유는 범죄사실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현재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에서 심리 중이다. 만약, 최서원이 재단법인 미르와 케이스포츠가 설립되기 전부터 재단의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지 않았음이 법원의 판결로 확정되면 헌재 재판관 8인이 일치된 의견으로 작성한 결정문은 최서원의 증언을 왜곡한 허위공문서가 되는 셈이다.

헌재의 결정문에 대해 최서원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미르와 케이스포츠 재단이 피고인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하나,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검찰의 공소장에서 조차 그런 기재부분이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사실인정은 고영태 일당인 노승일, 박헌영, 이성한 등의 증언에 기한 것인데, 그들의 증언은 신빙성 없음이 그들 간의 대화를 녹음한 녹음파일 공개에서 확인되었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치열한 법정공방이 끝난 후, 형사재판의 결과와 헌법재판소의 사실 인정이 다를 경우 제기될 문제점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5) 케이디코퍼레이션 부분은 공소장의 사실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임의로 확대, 해석

헌법재판소 결정문에서 ‘케이디코퍼레이션은 김용환(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이 안종범에게 회사 이름과 연락처를 물어야 할 정도로 현대자동차 그룹 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다. 그러나 케이디코퍼레이션은 거래업체 선정 시 통상 거쳐야 하는 제품시험과 입찰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현대자동차와 계약을 맺고 2015년 2월경부터 2016년 9월경까지 현대자동차에 제품을 납품하였다’라고 기재했다.

헌재가 케이디코퍼레이션 사례를 언급한 것은 이것이 파면사유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케이디코퍼레이션이 최서원의 지인이 운영한 회사라는 점을 부각시킨 후, 대통령이 특정 회사와 계약을 체결토록 요청한 것은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사기업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법률위반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헌재의 위와 같은 결정은 검찰 공소장을 검증도 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하는 잘못을 범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공소장을 피고발인이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케이디코퍼레이션의 명예를 훼손하였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다.

첫째, 현대자동차 그룹은 지난 1월 26일, 모 언론 인터넷 판에서 ‘현대차, ‘최순실 지인 회사’제품 비싸게 사주고 협력사에 사용 압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하자, 그 이틀 후 보도 내용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증 제5호증. 현대자동차 그룹 보도자료)

이 보도자료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은  “신규 원동기에 새로운 흡착제를 장착해야만 공장에서 실제 사용 시 20% 이상의 에너지 효율이 높아짐.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는 원동기 납품업체에 신제품을 장착해 줄 것을 권유했음. 원동기 납품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에 의해 투명하게 진행되었으며, 현대자동차는 이를 통해 회사에 유리한 제품을 구입한 것임. 독일 바스프, 미국 알코아 등 해외 업체의 제품을 국내 유일의 低溫再生(저온재생) 흡착제를 생산하고 있는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으로 변경한 것임.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 사용을 통해 수입 대체 및 국산화 효과를 거뒀음”이라고 발표했다.

둘째, 현대자동차 그룹은 위 보도자료에서 “기아자동차는 2010년부터 원동기에 케이디코퍼레이션 제품을 이미 장착하고 있으며, 2011년 전력소모수치를 분석한 결과, 20% 이상 에너지 효율이 발생한 것을 확인했음. 현대자동차도 2015년 2월 최초 납품받은 후 2개월간 사용한 뒤 그때까지의 전력 사용기록 등을 분석해 에너지 효율이 20% 이상 향상된 것을 재차 확인했음”이라고 밝혔다.

헌재가 케이디코퍼레이션 사례를 대통령 파면의 한 사유로 인용하려면, 사실 확인이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헌법재판관의 당연한 책무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케이디코퍼레이션 사례는 결정문에서 배제해야 한다.

그러나 헌재는 대통령을 모욕하기 위해 전혀 사실도 아니고, 검증도 되지 않은 검찰 공소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심지어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검찰 공소장에는 ‘김용환은 2014. 12. 2.경 피고인 안종범에게 케이디코퍼레이션의 대표자 이름과 연락처를 다시 확인한 다음, 잘 챙겨보겠다는 취지로 답하고…’라고 기재돼 있는데, 헌재는 이 부분을 자의적으로 확대, 해석하여 ‘안종범에게 회사 이름과 연락처를 물어야 할 정도로 현대자동차 그룹 내에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이었다’라고 하였습니다. 유망 중소기업인 케이디코퍼레이션을 듣도 보도 못한 하찮은 기업인 것처럼 온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1535&c_cc=AZ


6) 박 대통령은 언론이나 국회의 최순실 게이트 의혹 제기를 막으려 한 적이 없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의혹을 덮으려 언론과 국회의 활동을 제약하려 한 것은 헌법 수호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탄핵사유로 삼았다.

박 대통령은 10/24 jtbc 보도가 있자 곧바로 사과했고 검찰에 최순실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그 이후 2번 더 사과를 했고 검찰은 아시다시피 현 정권의 검찰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탈탈 털어 수사했다. 검찰이 수사하는 동안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는 기사를 나는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이렇게 했는데 박 대통령이 의혹을 덮으려 압력을 행사했다고?

설사 박 대통령이 일부 그런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그건 자기 방어 차원이지 헌재가 그걸 탄핵사유로 삼는 게 말이 되나?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이 의혹을 은폐하고 의혹을 폭로한 청와대 직원을 기밀 유출 책임을 물어 문책했다며 이는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이야기한 것은 번지를 잘못 짚은 것이다.

기밀 유출 책임을 물은 대상자는 조응천과 박관용이었고 이들은 정윤회와 문고리 3인방이 수시로 모여 국정을 논했다는 근거 없는 문서를 언론에 흘린 사람들이다, 정윤회 문건 사건은 검찰수사결과 근거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정윤회 문건 사건은 이번 탄핵심판과 무관함에도 헌재는 이를 언급하며 박 대통령의 헌법수호 의지가 없다고 몰고 가 탄핵사유로 삼았다.


4. 헌재 결정문에 왜 최태민이 나오나?

내가 헌재 결정문 전문을 보고 의아스러웠던 부분은 박 대통령의 경력을 설명하면서 최태민을 언급하고 최태민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기술한 부분이다.

<피청구인은 육영수가 사망한 무렵 최○민을 알게 되어 최○민이 총재로 있던 대한구국선교단의 명예총재를 맡았고, 1982년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뒤에는 최○민을 육영재단 고문으로 선임하는 등 오랫동안 최○민과 함께 활동하였다.>

이번 대통령 탄핵심판과 최태민이 무슨 관련이 있나? 최순실이 최태민의 딸이기 때문에?  물론 박 대통령이 최태민을 알았기 때문에 최순실을 알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40년 전의 일인데 왜 끄집어 내며, 그것도 박 대통령이 최태민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구태여 왜 설명하느냐 말이다. 그냥 최순실은 최태민의 딸이라고 언급해도 될 것을 말이다.

나는 결정문에 박 대통령과 최태민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있는 것을 보고 재판관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이런 판결을 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탄핵 정국이 시작되기 전 언론들은 대대적으로 최순실 마녀 만들기에 나섰고 박 대통령을 최태민에게 영과 육을 바친 인물로 묘사하고 최순실의 주술에 놀아난 꼭두각시로 몰아세웠다.

이건 사실과 다른 언론의 추악한 매도였는데 재판관들은 이런 언론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최태민의 영향을 박근혜가 얼마나 받았는지 어떻게 알고 재판관들이 함부로 판단하냐 말이다. 그것도 40년 전 일이고, 최태민이 사망한지 21년이 지났고, 대통령 재임기간의 일도 아닐 뿐아니라 박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이미 최태민이 죽었는데  헌재는 왜 그런 언급을 했을까?

만약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어 최순실 게이트처럼 측근 비리에 휘말려 탄핵소추를 당했는데 헌재가 탄핵 결정문에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의 의사를 문의한 사실을 언급하면 이걸 과연 헌재가 공정하게 심판에 임한다고 볼 수 있을까?

박 대통령이 최태민의 영향을 어떤 식으로 얼마나 받았는지, 또 현재까지도 그런 영향 하에 있는지 없는지는 박 대통령 자신 밖에 알 수 없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기간은 물론 정치 입문 이후에는 최태민의 영향을 받아서 정치적 입장을 내놓거나 국정에 반영했다는 흔적도 없다.

그런데 헌재는 왜 최태민을 결정문에 언급하고 박 대통령이 최태민의 영향을 받은 뉘앙스를 주는 말을 하는가? 이건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닌가? 헌법 수호를 위해 만든 헌법재판소가 오히려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짓을 하면 되나?


5. 헌재의 결정문은 검찰의 공소장과 국회의 소추장을 베겨 쓴 것 같다.

헌재의 결정문을 보면 철저하게 대통령에게 불리한 것은 대부분 채택하고 유리한 것은 수용하지 않은 것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냥 검찰의 공소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언론의 기사를 검증 없이 옮겨놓은 느낌이다. 더구나 고영태 일당의  검찰 진술과 국회 청문회 증언을 고스란히 인정하고 있다.

고영태 (김수현)의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고영태 일당들이 최순실을 팔아 최순실 몰래 자신들만의 사익을 취하려고 작당 모의하는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데 이렇게 명백한 증거를 참고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고영태 일당이 한 짓을 전부 최순실이 한 것이고 이는 박 대통령이 공모해서 일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영태 일당과 정치세력(이진동)이 결탁, 기획하고 심지어 자신들의 추악한 짓을 최순실과 차은택에게 덮어씌우고, 기획 폭로하기 전에 증거도 인멸했다는 것이 녹음파일에 생생히 나오는데 이를 헌재는 완전히 무시했다.

검찰과 고영태 일당이 연계되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내용을 녹음파일에서 듣고도 어떻게 검찰의 수사기록과 공소장을 신뢰하는지 모르겠다.


안종범과 정호성이 헌재에서 증언한 내용은 결정문에는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

안종범은 증언에서 수첩에 기재된 내용은 대통령이 지시한 것, 자신의 의견을 적어 놓은 것, 대통령 이외 사람들이 말한 것, 외부인의 의견을 받아 적은 것이 혼재되어 있다고 진술하면서 어떤 것이 대통령 지시사항인지 지금은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런데 헌재는 이런 안종범의 증언은 무시하고 수첩의 기록 내용을 모두 대통령의 지시로 봤다.

정호성의 헌재 증언도 깡끄리 무시하긴 마찬가지였다. 정호성은 헌재 증언에서 박 대통령은 물론 자신도 최순실이 사익을 취할 것이라는 것을 꿈에도 몰랐다고 증언했다. 최순실과 십수년간 함께 하면서 자신들은 깨끗하다는 것을 서로 믿었다는 것이다. 이는 문고리 3인방이라는 사람들을 탈탈 털었는데도 뇌물 받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증명한다.

이런 정호성의 증언은 박 대통령이 최순실의 사적 이익을 방조하거나 공모했다는 것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인데 헌재는 정호성 증언은 무시했다.


6. 직권남용이 탄핵할만한 사안인가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형사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건 무얼 의미하는가?

내란과 외환 정도의 중대 범죄가 아니라면 그 직을 유지하게 함이 헌법적 가치가 더 있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헌재는 직권남용으로, 그것도 확정되지 않은 사실로, 거기다 그 직권남용이 심대한지의 여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탄핵 사유로 삼았다.


7. 국회소추가 의결되면  대통령 직무 정지를 규정한 헌법은 국회소추의 엄정함을 동시에 요구하는 것이다.

우리 헌법은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하는 순간 대통령직을 정지한다. 어떤 다른 국가도 소추와 동시에 직무를 정지하는 경우는 없다. 미국도 하원이 소추한다고 직무가 정지되는 것이 아니라 상원이 우리나라 헌재와 같이 탄핵심사를 하고 인용해야 바로 파면되는 구조이다. 그리고 미국은 정,부통령제라 대통령이 탄핵되더라도 남은 잔여임기는 부통령이 승계하게 되어 있어 대선을 곧바로 치르지 않는다.

대통령 단임제에 국회 소추만 있어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는 우리나라는 국회의 소추가 어느 나라보다도 까다롭고 확정된 증거에 입각해야 하며 많은 토론이 사전에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헌재는 증거가 확정되지 않아도, 토론이 없어도, 토론을 요구했는데도 의장이 무시해도, 개별 표결하지 않고 일괄 표결해도 그건 국회의 재량이니 문제없다고 했다. 그것도 사실관계를 호도하면서 말이다. 국회의 재량을 헌법적 가치에 맞게 제한해도 시원찮을 판에 국회에 무한 재량을 허용한 것이다.

대통령 단임제라는 것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도 훨씬 엄격한 탄핵기준이 필요하지 않나? 그런데도 스스로 9인 심리가 아니면 위헌이라는 주장을 뒤집고, 충분한 변론과 증거와 증인 심문도 없이 왜 서둘러 일개 재판관의 임기에 맞춰 선고일을 결정하냐고?


8. 헌재는 불고불리의 대원칙을 위반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판사는 원고가 소송을 제기한 때, 그리고 원고가 소송한 내용에 대해서만 심리를 하고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선진 문명 사회에서 확고한 원칙으로 이미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번 탄핵심판의 원고는 탄핵소추를 한 국회로, 국회의 소추장에 나온 내용에 대해서만 헌재는 심판해야 한다.

이 불고불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피고측(대통령 변호인단)이 방어하기 어려워져 불리해지기 때문이다.

대통령 변호인측이 국회소추위가 소추장을 변경한다고 했을 때 강력 반발한 것도 소추장이 변경되면 그에 따라 또 방어를 해야 함으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헌재 결정문에는 국회소추장이 변경되었음에도 당초 소추장에 나오지 않은 것은 심판의 대상으로 삼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이것 또한 사실이 아니다.

헌재는 대통령이 검찰의 수사와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특검의 압수수색도 거부했다며 이는 헌법 수호가 없는 것으로 탄핵사유로 삼았다.

그런데 국회 탄핵소추장에는 이런 것을 탄핵사유로 한다는 내용이 전혀 없다.

탄핵소추장에 없는 것을 헌재가 탄핵사유로 삼은 것은 또 있다.

헌재가 피청구인의 탄핵을 결정한 가장 중요한 소추사유인 재단 설립 관련 항목 중 ‘(5) 케이스포츠클럽 관련 이권 개입’ 제목으로 피청구인이 최서원의 사익을 위하여 김상률, 김종 등을 통해 정부 정책까지 바꿔 추진하면서 도와주었는데 ‘케이스포츠가 광역 거점 케이스포츠클럽의 운영 주체로 지정되고 더블루케이가 케이스포츠에 대한 경영 자문을 하게 될 경우, 케이스포츠와 더블루케이를 실질적으로 장악한 최서원은 광역 거점 케이스포츠클럽에 배정된 국가 예산 집행 과정에서 상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적은 부분이 있다.(결정문 39,40면)

이 부분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국회의 소추의결서에 없다.

헌재는 소추장에도 없는 이런 이유를 들어 탄핵 선고했음으로 불고불리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내란과 외환죄가 아니면 형사소추 받지 않음으로 검찰과 특검의 조사를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특권이다. 또 청와대 압수수색 거부는 행정법원에서 정당하다고 이미 판단했는데 헌재가 이를 문제 삼아 헌법수호 의지가 없는 것으로 간주했다.

검찰 수사는 특검법이 발의되어 곧 특검 수사가 있으니 중복 조사가 되어 바로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한 것이고, 특검의 대면조사는 특검이 대면조사 일자를 사전에 유출시키고 녹음과 동영상 촬영에 대해 상호 합의가 되지 않아 무산되었을 뿐이지 애초에 박대통령은 특검 수사를 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청와대 압수수색 여부는 직무정지를 당한 박 대통령이 결정할 권한이 없으며, 비서실장과 경호실장, 황교안 권한대행의 소관의 문제이다. 황교안 구너한대행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거부했고 행정법원도 황 대행의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왜 헌재는 헌법이 보장하는 대통령의 특권을  훼손하고 행정법원의 판단을 무시하는가?

과연 누가 헌법 수호 의지가 없고 헌법을 유린하고 있는가?


9. 헌재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공모의 구체적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최순실과 박 대통령 간에 금전거래가 오간 것이 없고 박 대통령은 땡 전 한 푼 사적이익을 취한 것이 없다.

헌재는 최순실이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했으나 최순실이 자신이 취한 사적 이익을 박 대통령과 공유하거나 일부를 준 증거도 없을 뿐아니라 박 대통령과 최순실이 향후 공유하거나 배분하고자 합의했거나 계획한 증거나 정황도 없다.

공모를 했다면 공모의 당사자가 공모에 따른 이익을 취했거나 취할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헌재가 공모했다는 한 일방인 박 대통령은 그런 적이 없다.

그리고 적어도 공모가 성립하려면 박 대통령이 최순실이 사적 이익을 취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고, 박 대통령의 고의도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증거들은 어디에도 없고 헌재도 결정문에 그런 증거를 제시한 것이 없다.


10. 대통령의 지시와 방조의 내용에 대한 구분이 없다.

헌재는 정호성이 최순실에 넘긴 연설자료, 인사 자료, 해외방문 일정, 정책안 등 47건이 박 대통령의 지시와 방조에 의해 이루어졌고 이는 국가 기밀 누설로 탄핵의 중대 사유라고 밝혔다.

그런데 헌재는 47건 중 어떤 것이 박 대통령의 지시이고 어떤 건이 방조한 것인지 구분하지 않았고 그 내용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알려진 바로는 박 대통령은 연설문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인지 최순실의 조언을 받았고 해외순방시의 의상문제 때문에 순방일정을 최순실에게 알려지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다른 중요 문건들은 박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 정호성의 자의에 따라 최순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성도 검찰 진술에서도, 헌재에서의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이렇게 증언했다.

하지만 헌재는 박 대통령이 지시한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안과 정호성이 자의로 전달한 상대적으로 중요한 사안을 구분해 적시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합쳐 발표했다. 나는 이런 식의 발표는 다른 의도가 있다고 본다.


47건이 최순실에게 넘어갔으면 그 넘어간 47건이 발생시킨 국가적 손해, 즉 유출에 따라 국가에 얼마나 위해를 가했는지도 따져보고 그에 따라 책임을 묻고 탄핵의 사유를 따져야 되지 않을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조언을 받은 것이지 최순실이 정책의 기조나 방향, 그리고 내용을 바꾼 것이 아니라면 연설문 조언을 받은 것을 과연 탄핵사유로 삼을 수 있을까?

해외순방시의 의상 문제로 순방국과 순방시기, 현지의 방문 장소를 불가피하게 최순실에게 전달할 수밖에 없었고 이를 최순실에게 알렸음에도 경호나 보안에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것이 탄핵의 이유가 될까?

헌재는 왜 이렇게 구체적으로  기밀 유출이 초래한 국가적 피해를 따져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일국의 대통령을 탄핵하는데 저렇게 무성의해도 되는 것인가?


11. jtbc 태블릿 PC, 안종범의 수첩, 고영태의 녹음파일은 어디로 갔나?

탄핵사태는 jtbc가 태블릿을 보도로부터 시작된 것인데 헌재는 대통령변호인단이 jtbc 태블릿을 증거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했음에도 거부했다. 정호성의 녹음파일과 검찰 진술은 증거로 채택했으면서 왜 청와대 기밀 유출과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들어있다는 jtbc의 태블릿은 대통령 변호인단의 요구임에도 증거 채택을 거절했을까? 똑같은 사안이 들어있다 판단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왜 헌재는 취사선택하는 이상한 짓을 한 것일까?

헌재의 이상한 행동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최순실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통해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단정하면서 최순실과 고영태 일당이 공동으로 한 것인지 최순실 몰래 고영태 일당이 한 짓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고영태 녹음파일을 헌재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증거 채택을 요청했음에도 증거 채택을 거부했고 단지 이를 참고자료로만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헌재는 고영태 녹음파일을 참고조차 하지 않았음을 탄핵 결정문에서 보여주었다.

탄핵 결정문에는 고영태 일당이 최순실 몰래 추진했거나 고영태 일당이 기획해 최순실에게 전달한 것 모두를 최순실이 사적 이익을 위해 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

고영태 일당이 어떤 추악한 짓을 하고 어떻게 최순실을 이용하고 정치세력(이진동)과 결탁하여 폭로기획을 했는지, 검찰과 연계되었지에 대해서는 탄핵 결정문에는 일언반구 언급도 없다.


더 웃긴 것은 안종범의 수첩을 근거로 박 대통령이 공모했다는 국회소추위측의 주장은 받아들이면서도 정작 안종범 수첩 원본 제시를 요구하는 대통령 변호인단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았다.

검찰은 안종범 수첩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만 사본으로 헌재에 제출했다. 이에 사본의 진위도 확인이 필요하고 수첩 내용 전반을 보아야 실체 파악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대통령측 변호인단이 원본 제출 요구를 했는데 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일까?


이런 헌재의 수상한 행동을 대통령 탄핵 인용을 내부적으로 결정해 넣고 그에 맞는 증거들만 취사선택하려 한 것으로 의심하는 것은 무리일까?


12. 재단 기금 모금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헌재는 박 대통령이 재벌로부터 재단 기금을 모금한 것은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고 탄핵사유로 보았다.

엄밀하게, 그리고 형식적으로 말하면 헌재의 주장이 틀린 것은 없다.

그러나 과거 역대 정권이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보다 10배 이상의 기금을 기업으로부터 모금한 것에 대해서는 헌재가 어떻게 판단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고 이게 관행인지, 국민 정서나 인식이 이에 대해 어떤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물론 헌재는 과거 역대 정권의 일은 심판의 대상이 아니니 언급할 이유도 없고, 국민의 정서나 인식 역시 법리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헌재는 계량할 수 없고 추상적인 국민의 신임을 들어 대통령 탄핵을 선고했고 국회의 소추장에도 없는 내용을 탄핵사유로 삼은 점을 볼 때 역대 정권의 재단 기금 모금에 대한 시각을 살피지 않은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할 것이다.

형평성을 떠나 헌재는 국회에 역대 정권에서 일어났던 재단 기금 모금에 대해서는 왜 탄핵을 추진하지 않았는지를 충분히 해명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데 왜 하지 않고 소추위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일까?

불법의 형평성은 인정할 수 없다는 소추위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일까?

그런데 이번 사건을 불법의 형평성 부적합 논리를 적용하는 것이 온당한가? 이번 사건은 특정 정권을 끌어내기 위해 표적으로 찍어내기 적용을 한 것이지 보편적 적용의 시도로 볼 수 있나?


13. 헌재는 여론재판, 인민재판을 했다

아래의 헌재 결정문의 말미에 있는 문장을 보라.

<2016. 11.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주 연속 4~5%의 유례없이 낮은 수치로 추락하였으며 2016. 11. 12. 및 같은 달 26. 서울 광화문에서만 100만이 넘는 국민들이 촛불집회와 시위를 하며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요구하였다. 박근혜 대통령을 질타하고 더 이상 대통령 직책을 수행하지 말라는 국민들의 의사는 분명하다. 주권자의 뜻은 수많은 국민들이 세대와 이념과 출신지역에 상관없이 평화롭게 행하는 집회와 시위에서 충분히 드러났다.>

광화문에서만은 100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없는데도 헌재는 찌라시 신문들의 과장 왜곡된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고 광장의 민심이나 여론조사로 대통령을 탄핵했다.

헌재 재판관의 눈에는 태극기를 든 국민들은 국민들로 보이지 않고 민심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가 보다. 광화문 사거리 - 시청앞 광장 - 남대문, 광화문 사거리 - 종각역 - 종로 5가에 걸쳐 태극기를 뒤덮은 3.1절의 탄핵반대 시위는 광화문의 촛불보다 훨씬 많았는데도 왜 헌재는 이를 외면했는가?

헌법에 따라 민주적 절차인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을 광장의 민심으로 탄핵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0% 이하이고, 광화문 광장만 메울 정도의 인원으로  하야 요구 집회만 있어도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단 말인가? 헌법을 수호해야 할 헌재가 어떻게 헌법을 유린하는 작태를 벌여 광장의 민심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하는가?


14. 안창호의 보충 의견 - 현 대통령중심제 비판과 개헌 필요성 주장

내가 이번 결정문을 보고 가장 어이가 없었던 것은 안창호 재판관의 보충 의견이었다. 결정문의 74페이지에서 88페이지까지 무려 15페이지에 달하는 안창호의 보충 의견은 현 (제왕적) 대통령중심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헌의 필요성을 기술하고 있다.

안창호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비판되는 우리 헌법의 권력구조가 이러한 헌법과 법률 위반행위를 가능하게 한 필요조건“이라고 단정하고 개헌을 역설하고 있다.

어이가 없어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이번 사건이 대통령의 문제이고 대통령중심제 하의 권력구조에서 발생한 것은 맞지만 그 근본적 이유가 대통령제의 권력구조 때문이고 이런 사태를 야기하는데 대통령제가 필요조건이라고 말하는 것은 비약이며 억지이다.

국회의원에 의해 저질러지는 비리 부패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그렇다면 현 우리 헌법의 국회가 이런 부패 비리 사건의 필요조건이니 현 국회를 해체하거나 다른 방식의 국회를 만들어야 하는가? 사법부도 비리 사건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사법부도 다르게 구성해야 하는가?

안창호는 ‘현행 헌법상 권력구조의 개혁과제’라는 제목 하에 “이원집정부제, 내각제, 책임총리제 등이 국민의 선택에 따라 대통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하면서 개헌의 방향을 제시하는가 하면 성경구절을 여럿 인용하기도 했다. 헌재라는 헌법기관이 공문서(탄핵 결정문)에 특정 종교를 나타내고 입법부를 지도하고 국민 주권행사의 방향까지 제시하는 것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이 아닌가? 헌법을 가장 잘 이해하고 헌법을 누구보다도 수호해야 할 헌법재판관들이 헌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헌법 위반을 하는 무지를 보이고 있다니 한심할 따름이다. 

안창호는 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뜬금없이 대통령제를 비판하고 개헌을 주장하는가? 헌재의 원래 목적과 기능이 이런 것이었나? 안창호가 저런 보충 의견을 결정문에 넣은 이유가 무얼까?

나는 안창호의 보충의견을 보고 이번 사태가 모종의 정치세력에 의한 고도의 기획에 따라 이루어졌고, 그것이 헌재까지 연루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여러분들도 시간이 나면 안창호의 보충 의견을 한번 읽어 보시라. 과연 저런 보충 의견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문에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 생각해 보시라. 헌재마저 저러니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헌재의 탄핵 결정문은 사실관계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고 논리적 비약도 심하며 헌법 해석에 있어서도 자의적이며 형평성을 결여했다. 거기다 증거 채택에 있어서도 탄핵 안용에 유리한 것만 취하고 피소추인인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거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심하다.

파면 결정의 구성요건이 형법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먼저 자락을 깐 것은 형사법의 법리로는 '중대한 위법'을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을 헌재 스스로가 자인한 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형법상 죄형법정주의와 증거재판주의는 무시하고 고의, 과실, 선의/악의를 따져본 흔적도 없다. 대신에 계량될 수도 특정될 수도 없는 촛불 민심이 탄핵 결정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다. 이는 결국 헌법이 다수군중의 법감정에 따라, 그리고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되어도 된다는 것을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보증해준 것이다.  

이런 헌재 결정문은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 참여자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기 쉽지 않다.

그 동안 언론의 거짓 과장 보도에도 격앙된 상태인데 헌재의 심판 내용도 이 지경이면 태극기 세력들이 탄핵을 쉽게 승복하겠나?

과정과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면서 헌재 결정에 승복하고 화합하자고 하는 말이 태극기 세력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나?


<헌재 결정문 전문>

https://www.lawtimes.co.kr/data/file/article-attached/article-108620.pdf 

<탄핵 관련 기사 모음>

http://www.newdaily.co.kr/news/article.html?no=338986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1512&c_cc=AZ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1555&C_CC=AZ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1535&c_cc=AZ

http://www.chogabje.com/board/view.asp?C_IDX=71631&C_CC=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