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2017.01.09. / 8:00) 국회 본청 215호
▣ 정중규 비상대책위원 모두발언

오늘은 세월호 참사 발생 1000일째 되는 날이다. 지난 주말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오라’ 11차 범국민 행동 집회에서의 세월호 생존학생이 "세월호에서 저희만 살아 나온 것이 유가족들께 너무 죄송하고 죄지은 것만 같다"는 눈물어린 고백 앞에 광화문 광장은 눈물의 바다가 되었다.

국가적 재난을 당한 국민이 이처럼 국가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나라가 또 어디 있겠는가? 유가족들이 직접 박근혜 정권과 맞서 싸워야 했던 지난 세월을 또 어떠했는가? 유가족들이 이리도 가슴 아프고 서러운 까닭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 할 책무를 지닌 국가로부터 보호는커녕 철저히 버림받았고, 오히려 핍박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로부터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은 세월호 유가족들만이 아니다.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 되자마자 취임도 하기 전에 다가올 시대를 예감이나 한 듯 노동자들을 비롯한 가난한 이들의 자살이 잇따랐다. 그 예감은 불행하게도 적중했다.

이 땅의 서민들에게 지난 4년은 너무도 고달팠던 시간이었다. OECD 회원 국가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정도로 높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 부익부 빈익빈의 불평등 지수를 가진 나라답게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현상. 힘없는 이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아픈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소외인들을 더욱 소외시키는 가진 자는 우대하고 가난한 자는 홀대하는 부우빈홀(富優貧忽)의 사회.

비정규직 사회에 일상화된 해고는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조차 부재하는 이 사회에서는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첩경인데, 노동시장의 구조개혁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은 그마저의 노동자의 삶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부당해고당한 노동자들이 굴뚝위로, 철탑위로 오르고 농성텐트 속에서 수천일이 넘게 갇혀 있어도 꿈쩍 않는 비정한 사회.

삶의 텃밭을 빼앗기고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린 가난한 이들이 죽음의 유혹에 흔들리고 실제로도 죽어나가는 민생도탄의 시대. '88만원 세대'를 지나 '3포세대'로 전락해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린 헬조선의 청년들. 한번 무너지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게 패자부활전마저 용납하지 않는 승자독식의 사회.

1000만 촛불의 구호 “이게 나라냐”는 바로 이런 현실에 대한 분노의 표출인 동시에, 공정하고 정의롭고 상식이 통하는 공평한 사회를 향한 뜨거운 갈망이었다. 한 손에는 “이게 나라냐”는 구호의 깃발을 들고 다른 손에는 “이게 나라다”라는 비전의 깃발을 함께 들었던 이런 촛불민심의 개혁요구에 정치권이 응답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이미 국가대개혁위원회를 발족했지만, 여야정치권 역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정치개혁, 사회개혁, 재벌개혁, 언론개혁, 검찰개혁 등 5대 분야 개혁과제에 대한 고삐를 놓지 말아야할 것이다.

이번 주말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끝으로 6개월간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마무리된다. 박지원 전 위원장과 김동철 위원장을 비롯해 비대위원들 모두 수고하셨다. 비대위원의 한사람으로 특히 장애당사자로 대구시립 희망원 사건을 비롯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등 우리사회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나름 최선을 다했던 의미 있고 소중했던 시간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기자 분들을 비롯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