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속력계 및 거리계에는 허용되는 오차가 있게 마련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이들의 오차를 잘 의식하지 못 하였으나 GPS로부터 신호를 받는 내비게이션이 등장하면서 내비가 보여주는 속력 및 거리와 계기판이 보여주는 속력 및 거리의 차이를 인지하게 된다.

자동차등 원동기를 관리하는 법 규정에 따르면, 자동차의 출고시 허용되는 속력거리계의 오차는 0%~+4%이다.  실제 속력거리보다 낮게 표기되어서는 아니되며,  실제보다 4% 높게 표기됨은 허용된다. 아마도 안전을 고려하여, 또 과속 단속 카메라에 대한 항변을 줄이기 위함일 것이다. 출고시에는 그렇고, 계속 검사시에는 -2%~+6%의 오차를 허용하니 이것은 현실을 반영하여 조금 봐줌일 것이다.

속력계가 가령 100 km/hr로 나온다면, 자동차의 실제 속력은 고작 96 km/hr일 수 있다. 적지 않은 차가 이럴 것이다. 본회원이 잘 아는 사람의 차도 이렇다.

어떤 자동차가 고속도로 24 km를 96 km/hr로 달렸다면 걸린 시간은 15분이다. 이 차가 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비포장 도로에 진입하였다고 가정해 보자. 이후 비포장 도로 6 km를 6 km/hr로 기어간다면 이 구간을 기어가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이다. 

총 30 km를 주행하면서 걸린 시간은 얼마인가? 1시간 15분, 즉 75분이다. 그러니 총 30 km의 80% 거리를 감에 20%의 시간을 사용하였고, 20%의 거리를 감에 80%의 시간을 사용한 셈이다. "파레토의 법칙"의 한 전형적인 보기이다.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라는 「전국책」의 격언도 이와 별 다르지 않다.

상황을 하나 더 추가해 보자. 30 km 를 달리고 기어간 끝에 4 m 너비의 해자를 만났다. 해자를 넘어 자동차가  성으로 들어가 타고 있던 왕자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입맞춤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얼마인가? 물론 무한대이다. 75분동안 30 km 달리고 기어온 게 아무런 소용도 없이 도로(徒勞)가 되고 만다.


재인이, 혹은 그 선배인 무현이나 대중이 일파가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하여 항용 설파해온 논리가 있다.

"수학 시험을 칠 때 쉬운 문제도 있고 어려운 문제도 있는데, 맨 처음에 아주 어려운 문제 하나  나왔다고 그 것 하나 붙들고 시험 시간 다 보내면 빵점도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 어려운 문제는 일단 제껴두고 쉬운 문제부터 하나씩 풀어나가면 그래도 몇 점이라도 점수를 딸 수 있으니 그게 순리이다."

권력자에 대한 평가 점수를 따진다면 그 말도 성립한다. 그러나 남북한 관계란 그런 것이 아니다. 북한 인민들이라는 공주를 깨워야만 달님 왕자는 공주와 결혼/통일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해자 앞에서 하염없이, 영원히 성문만 쳐다보는 왕자가 될 것이다. "내가 이러려고 30 km 달리고 기어왔는지 자괴감을 느낍니다."고 고백할 날이 오겠다.

해자 노릇을 하고 있는 정은이는 핵 폭탄은 고사하고 핵 리스트조차도 내놓을 생각이 없다. 내놓는 날이 자기 죽는 날임을 그야 어려서 모르더라도, 그 주위의 브레인들이 설마 모르겠는가? 

군대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잘 기억하겠지만, 각개 전투 훈련에서 철조망 통과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고 배운다.
밑으로
위로
가운데로
절단
우회
폭파

진짜 전투시에는 '폭파'가 가장 좋은, 아마도 유일할, 방법이다.

해자 통과 방법도 이와 유사하지 않을지... 아크로의 유사 천문학자들의 견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