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의 북미간 설전이 지나갔다. 의미있는 부분은 북한 최초의 최고지도자 성명이라는 점, 그리고 긴장국면이 절대 평화로운 대화 또는 협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우선 최초의 최고지도자 성명이라는 점은 본인이 북한의 대외적 대표자임을 공표했다는 점인데, 이는 북한 스스로 국제적 질서에서 갖는 위치가 높아졌음을 자신하는 자신감의 표출로 볼 수 있다.
물론 유엔 가입국인데 그동안은 국가가 아니었냐?는 의문이 있겠지만, 적어도 한반도 내에서는 헌법상 남북이 서로 유일 합법정부라 주장해 왔으며, 형식적으로는 준전시 상태에 있는 휴전국으로써 군사력 측면에서 한미동맹에 비교불가의 전력 불균형이 있었던 바, 언제든 전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외교활동에서도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수소탄과 대륙간 탄도미사일이 거의 확정적 상태로 개발됨에 따라 적어도 미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유린되거나 쉽사리 개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에 이와 같은 지도자 성명이 가능했으리라 본다.

당장 북이 노린 효과는 미국의 대외정책이 중국이나 러시아를 통한 간접적 압박으로 일관하는 것에 주의를 환기시켜 북미간의 대결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과, 공개적으로 본인의 위치를 확인시키려는 것, 그리고 어떤 형태로든 지속될 북미간 대결과 협상국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복합적인 의도로 보인다. 리용호의 예상처럼 태평양상에서의 수소탄 실험은 위험수위가 높아 감행하지 않겠지만, 남태평양상에 탄착하는 ICBM의 정상 각 발사는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될 것임이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우려되는 부분은 북미간 설전을 거치면서 특별한 물리적 도발이 없음에도 어제 미군 폭격기가 북한 동해인근 공해역을 비행하는 훈련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미일간의 공조에 의해 이루어진 훈련일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도 우리 정부와 협의가 됐는지는 의문이다. 일정에 둔 훈련이라면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북의 성명에 대한 대응차원이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이후 icbm 정상각 시험발사가 이루어질 경우 그에 상응하는 대응훈련을 한다면 미국도 대응수위를 높일 수 밖에 없고, 그게 북의 영해나 방공망을 넘는 수준이라면 북이 요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때는 즉각 전시태세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그 외 전쟁위험을 낮추는 긍정적 요인을 찾자면, 이란과의 핵협상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부정적 인식과 유엔총회에서의 발언이다. 결과 요며칠 이란은 사거리 2000짜리 다탄두 미사일 시험을 했고, 중동지역 안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란의 미사일 시험을 통해 북한도 최소한 다탄두 중단거리미사일 기술은 확보했을 것으로 봐야한다. 보통 북과 이란의 미사일 기술교류형태는 북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본다.) 결과적으로 북과 이란이 동시에 도발하는 상황인데, 둘 다를 관리하기엔 미국의 여력이 없을 것으로 본다. 더우기 이란과 북한 모두 러시아와 군사적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과 중국과 경제적 이해관계를 맺고있는 점에서 전쟁을 감행하기엔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 외 미국의 기후변화협약의 파기에 대한 유럽의 비토가 동맹을 형성하는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결과 쪼그만 나라가 본토 사격권을 두고 도발하는 것과, 전통적 현실적 이해관계가 얽힌 지역을 두고, 고심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불로 다스려지는게 본의아니게 빈말은 아니게 되어버렸다.

어찌되었든 국가 원수간 말폭탄을 주고 받은 이상, 웃으며 악수하기는 힘들 것이고, 어떤식으로든 물리적 마찰을 겪은 후에야 일정한 타협안이 나올 것인데, 미리 규모를 제한하지 않고 전쟁을 선택할 경우 세계대전으로 될 요건들은 충분하다. 미국의 국가부채 상황, 중러의 통화스왑 등 경제협력으로 달러 기축통화에 대한 잠재적 위협, 반대로 중국경제의 잠재적 어려움과 정권교체기에 맞물려 중국의 전체주의화의 움직임, 미국의 제재에 대한 중러의 공조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전쟁을 확산시킬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누누히 이야기 했지만, 북미간 혹은 그 이상의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유익한 방법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다. 도발하든 말든 내버려두고 하나마나한 제재결의가 반복되면 북으로써도 협상이나 도발의지가 꺽이기 마련이다. 물론 우리가 대외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는 이미지를 주기위해 무리해서 미국의 대응에 호응하거나 무기체계를 정비하느니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느니 하면서 미군수업자에 돈버리는 것은 그다지 효용도 없을 뿐더러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고 전쟁위험만 높이는 것이 될 것이다. 지금 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발생하는 사건 하나하나를 남의 일 보듯 관망하는 의지와 최후의 결정적인 시기에 반미든 전쟁이든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결단력이고, 국민들이 가진 정쟁화되고 상업화된 안보논리를 완화하면서 만에 하나 전쟁이 발생했을때 민간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공호 등의 전시대비 soc사업들을 하는게 우선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