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사과 하나, 우유 하나로 때우기 시작한지 오래다. 좀 부족하다 싶으면 블랙커피 한잔 추가.


저녁은 거의 먹지를 않는다.

출출하다 싶으면 알칼리성 생수 2리터 한병을 책상 위에 놓고 밤새 마신다. 그래도 출출함이 해결되지 않으면 계란 후라이를 하나 해먹는다. 


많은 생수들 중 특정회사에서 나온 생수가 알칼리성 생수라는 것을 안 것은 최근 일. 알칼리성 물이 체질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이 생수로 바꾸어 먹은지 보름 정도 된다. 그리고 보름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몸상태가 다르게 느껴진다. 건강하라고 먹는, 하루에 최소 다섯 종류의 알을 먹는, 각종 영양제보다 확실히 효과가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냥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다. 물론, 가끔 천문학 쪽을 들여다보면 인간이 과연 광속을 돌파할 날이 올지 궁금해져서 오래 살고 싶은 생각이 불쑥불쑥 떠오르기는 한다.



아침과 저녁을 안먹으니 하루 한끼, 그러니까 나에게 점심은 매우 소중한 끼니가 된다. 운동을 매일 한다는 핑계로 점심은 종종 과식하기도 한다. 쟝르 가리지 않고 먹는다. (개고기와 뱀고기는 제외 ^^)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점심시간은 나 혼자 먹는 경우도 생겼다.

바쁘다고 핑계를 대고 혼자 식사를 하러 가서는 기껏 때우는게 햄버거.


한끼를 때우기 위해 회사를 나서면, 요란하게 줄지어 서있는 각종 프랜차이즈 식당이, 내가 예민한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눈에는 너무 거슬린다. 입맛에 맞건 안맞건 나는 수제요리를 먹고 싶다. 


식재료가 규격에 의해 대량 생산되어 공급되는 프랜차이즈 식당들의 음식은, 입맛 기준으로는 평균점 이상은 가지만, 왠지 나도 점심시간에 음식을 주는대로 처먹는 한마리의 개돼지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꺼려한다. 그리고 그런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맛있게 점심을 먹는 손님들이 나에게는 개돼지들로 보인다.


음식에서도, 나는 한국에서는 소수자이다. 아니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음식을 먹는 내 자신, 그리고 사람들을 보고 '주는대로 처먹는 개돼지'라고 느끼는 나는 어쩌면 지구촌에서도 몇 안되는 별종일지 모른다. 그리고 내 의견은 어쩌면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사 내 의견이 '틀린 것'이라고 구체적인 지적이 들어와도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을 주는대로 처먹는 개돼지'라는 주장을 고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눈에서 보여서 뇌가 인지하는대로 글을 표현하는데 잘못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회사 부근에는 수제 음식점이 몇 있다. 동료들이 그 음식점의 메뉴를 선택할 때는 기꺼이 같이 간다. 그러나 점심 시간에 결코 혼자서는 가지 않는다. 만일, 누군가에 그 장면을 목격 당한다면, '그 인간 왜 그래? 왜 혼자 점심을 드시나?'라는 말이 나올 것이고 그런 종류의 말로 내 자신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려진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까. 뭐, 그런 논란에 터럭 하나 꿈쩍이지 않고 해명하려 들지도 않았다. 해명하고자 하면 더 일이 커지는 것도 경험했으니까. 그런 나를 두고 전직장 사장은 '참 독한 인간'이라고 했으니까. 그러나 신경을 안쓴다고 굳이 불러 말을 만들 필요는 없어 햄버거를 먹는다 햄버거를 먹으면 바쁘다는 것이 합리적 이유가 되어 그런 논란에서 벗어나는 알리바이가 되니까.




문제는 집이다. 내가 자주 이용했던 수제 일식집이 폐업을 했다. 프랜차이즈 일식 식당 때문에. 내가 예전에 종종 배달시켜 먹었던 한식집은 토요일과 일요일은 식당을 하지 않는다. 그 식당 한식집이 입맛에 맞았는데. 특히 콩비지 찌게는 예술이었다.


그렇다고 한끼 해결을 하기 위하여 다른 동네로 원정가기도 그렇다. 내가 만들 수 있는 요리가 몇 되기 때문에 직접 해먹으면 되는데 식재료가 문제다 하다 못해, 고추가루도 사야 한다. 사는건 그렇다 치고 몇개월을 방치할지도 모를 식재료를, 결국 버리게 될 식재료를 관리하는데 신경을 쓰고 싶지 않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라면을 끓여 먹거나 또는 편의점을 도배하고 있는 도시락을 사먹는 것이다.


"응? 프랜차이즈 식당과 편의점 도시락이 뭐가 다른데?"

이런 의문에 적당한 답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편의점 도시락은 인스턴트 음식 범주라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 한끼 먹는 식사를 라면이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기에는 너무 처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독신의 슬픔이랄까? 최소한 배우자가 있다면 이런 '쓰잘데 없는 고민'을 하지 않을텐데.


그러다가 문득, 최근 동네에 새로 입점한 한  프랜차이즈 식당이 떠올려졌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생선구이집이었다.


우리 어릴 때 어머님이 해주시던 꽁치 구이, 그 꽁치가 이제는 동해에서 나지 않고 러시아 근해애서 잡힌다는데 러시아산 꽁치구이가 어릴 때 먹던 꽁치구이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먹을만 했던 기억이 났다. 그 프랜차이즈 삭당이 우리 동네에 입점한 것이다.



꽁치구이에 홀려,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음삭을 먹는 사람들은 개돼지'라는 생각은 어느새 안드로메다로 가버렸다. 먹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인지, 영원히 해결이 안될 명제 앞에 최소한 오늘 점심만큼은 '먹기 위해 사는 것'이 되버렸다. 그깟 꽁치구이 때문에.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