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2018.10.) 말 발칸 반도의 코소보에서는 주민 투표가 있었다. 이 머나먼 땅의 투표가 남한 인민 오천만 명중 아마 오천 명의 관심도 끌지 못 하였을 터이나, 그 투표 결과가 장차 어떤 후폭풍을 불러 올지는 조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코소보 내전이란 코소보 자치주가, 다수를 점한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들의 의지에 따라,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함으로써 촉발된 사건인데,  수많은 코소보인들의 죽음 끝에 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개입하여 세르비아를 폭격한 결과 세르비아가 일단 항복하여 쿠마노보 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내전 자체는 수면하로 가라앉았었다.  그 때가 1999년 6월 9일이다. 벌써 19년전 일인 셈이다.

그 이후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세월이 이처럼 흐른 까닭은 바로 얄타 체제때문이다.

코소보의 북부,  Northern Mitrovica 지역은 세르비아인들이 자민족의 발상지로 여겨 결코 포기할 수 없다고 여기는 땅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한국인중 많은 사람들이 백두산을 민족의 성지로 여김과 같다. 뿐 아니라 이 지역은 지금도 세르비아계가 주민중 다수를 점하고 있기도 하다.

반면 세르비아내의 Presevo 계곡 지역은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니 대조가 된다.

세르비아의 원래 요구는 북 코소보 Northern Mitrovica 지역을 세르비아에 할양하라는 것이었으나, 이는 보다시피 19년이 지나도록 씨가 먹히지 않는 조건인지라, 최근 방침을 바꾸어 Presevo 계곡중 일부를 떼어 거의 등면적, 등인구로 이른바 "등가 교환"을 하자는 물밑 협상이 진행되었다.

당연히 코소보 여야당이 총출동하여 영토의 변경/교환은 있을 수 없다고 반대하였고, 영토 변경을 금지한다는 법에 대한 주민 투표를 실시하였으나, 기권자가 속출하여 부결되고 말았다는 것이 위의 투표의 골자이다. 평화 협정으로의 길이 막히지 않은 것이다.

세르비아도 코소보도 이제는 이 문제를 끝내고 싶어 한다.  그럼으로써 둘 다 유럽 연합에 가입하여 서유럽의 단 물을 발칸 반도에까지 끌어들이고 싶어 한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반대하는 세력이 있으니 바로 미국이다. 왜냐하면 코소보와 세르비아 사이의 영토 교환/국경선 변경이란 바로 얄타 체제에 구멍을 내는 행위이기때문이다. 

제2차세계대전후 미국은 브레톤 우즈 체제와 얄타 체제라는 양대 기둥 아래 이 별을 요리해 왔다. 브레톤 우즈 체제는 사기성이 100%인 금 태환 약속을 석유 태환으로 변경한 채 지금껏 유지되고 있고, 얄타 체제 또한 '국경선의 변경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제궤의혈(堤潰蟻穴, 둑을 무너뜨리는 것은 개미 구멍)이라는 사자성어대로 코소보에서 얄타 체제가 무너지기 시작한다면, 그 여파가 한반도에까지 미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미국에게 얄타 체제를 더 이상 수호할 힘이 없다는 뜻일 터이므로.

"그들이 바람을 심고 광풍을 거둘 것이라"  (호세아 8:7a)

(※ 세르비아와 코소보 사이의 문제가 저런 식으로 해결을 본다면, 먼저 유럽이, 나중에는 온 지구가 아수라장 혹은 더 나아가 아비규환이 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