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는 게 감정도 있고, 이성도 있고, 광신도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이 처리되는 게 꼭 감정적으로 처리되는 것도 아니고, 꼭 이성적으로 처리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미친 것처럼 처리되기도 합니다.


일본이 한국을 35년 넘게 식민지배를 했는데요,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일본이 한국에 식민지배를 즉시 사과한 것은 아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과는 제대로 사과한 것인지조차 의심스럽기도 합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여 몇 십만 명이 죽었다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에 대해서 사과했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제가 과문해서 못 들은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미국이 아직까지도 사과를 제대로 안 한 것일 수도 있죠.

사과하면 전쟁에 대한 배상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일에는 우선 순위가 있기 마련이고,

협상을 하다 보면 때로는 열 개를 얻기 위해서 한두 개는 눈감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김정일은 최악의 독재자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만,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을 만나서 '이 사악한 독재자 놈아'라고 욕을 퍼붓지는 않습니다.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을 결정한 대통령입니다만,

노무현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을 만나서 '이 사악한 전범아'라고 욕을 퍼붓지도 않습니다.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킨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북한이 이 일에 대해서 남한에 사과를 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입니다만,

그걸 입밖으로 내었다가는 현재 진행 중인 남북한 화해-협력 모드가 중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북한이 남한의 헌법 3조에 대해서 사과와 헌법 개정을 요구한다면 어떨까요?

남한 사람들이 순순히 사과하고 영토 조항을 개정할까요?


나중에 북한이 6.25전쟁을 일으킨 것을 사과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그걸 기다리는 게 우리에게 더 큰 이익이 됩니다.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