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sky님께서 인용하신 최장집 교수의 발언.

해방 및 625동란(한국전쟁) 이후 유행했던 말 중 하나가 '남이야'라는 것이 있습니다. 486세대라면 어릴 때 한두번 쯤은 친구들에게 썼던 기억이 나실겁니다. 물론, 요즘 신세대들도 씀직한 이 표현은 바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방종'을 의미합니다.


풀어쓰자면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면 내가 뭔 짓을 하던 상관하지 말라'라는 것입니다. 함정은? 법적으로 하자가 있어도 '남이야'하면서 위법 행위를 당당히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가해자가 오히려 큰소리 치는 그런 사회가 된겁니다. 어쨌든, 민주주의 사회가 유지되는데 필요한 'common sense'를 어기고 '내 맘대로 한다'는 것입니다.


한 예를 들자면, 애들 데리고 레스토랑에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 빼액빼액 우는데 정말 짜증납니다. 다른나라에서는 본 기억이 없는 이 장면이 한국에서는 어느 식당을 들어가나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남이야' 정신의 대표적인 예겠지요.



이런 방종의 시작은 역사적으로 조선 시대에 노비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학자는 조선인구의 70%가 넘는 인구가 노비였다는 것이죠. 이 노비는 다른 나라의 소작농들과는 달리 굶어 죽을 염려는 없었지만 주인이 시키는대로만 합니다. 주인이 시키는대로만 하면 굶어죽을 일은 없었으니까요. 그런 세월이 500년..... 인구 대다수가 노예의 상태엤고 자신의 의지대로 뭘 하지 못하니 오랜 기간 동안 순치가 됩니다. 역사학자들마다 해석이 갈리지만, 조선시대에 유독 민란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그런데 조선 말에 민란이 많았던 이유는 딱히 가렴주구 떄문이 아니었습니다. 영정조의 정책으로 많은 노비들이 풀려나서 소작농으로 신분변화가 되었고 그들이 주선 말의 민란의 주역이 되었던 것입니다. 혹자는 영정조의 풀려난 노비들이 '미국 링컨의 노예해방 때문에 굶어죽은 흑인들이 더 많았다'라는 역사적 사실을 빌어 영정조의 정책을 비난하는데 글쎄요?


비참하게 굶어죽어 나가는 소작농들이, 생명의 존귀함은 그 경중을 다툴 수 있겠습니까만, 조선이 노비가 아닌 소작농 제도가 보편화되었다면 조선은 좀더 약동적인 나라가 되었고 조선말에 나라를 빼앗기는 일은 없었을겁니다.



일반 백성들에게는 문자를 가르치는 것조차 두려워했던 조선이 개화가 되고 일제시대가 되면서 전국민들에게 교육이 보편화되었지만 국민들이 지배하는 의식은 여전한 신분계급. 오죽하면 독립군들 중에서도 양반 출신 독립군이 쌍놈출신 독립군의 뺨을 때리면서 '쌍놈 주제에 뭔 독립운동?'이라고까지 했다니까요.



이렇게 오랜 노예 생활, 그러니까 독립적인 인간으로 태어나지 위한 가장 기초적인 바탕은 경제적 자립입니다. 친일파들이 토지를 과점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에 미군정의 토지개혁은 그 한계가 있었지만 미군정의 토지개혁은 오랜 노예 상태의 한반도 사람들에게 경제적 자립을 통한 독립적인 인간으로 태어나게 했습니다.


625 동란 중에 수많은 북한에의 항거는 그 것을 방증합니다. 그들이 공산주의가 뭔지 알아서 항거했겠습니까? 그들은 단지 자신들의 경제적 바탕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그 것을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항거한 것입니다.



즉.......................... 625동란은 한민족에게는 아주 비참한 역사입니다만 그들을 오랫동안 지배했던 노예의식을 벗어나 독립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게 한 역사적 사실이죠.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독립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게 되었지만 의식의 신장은 독재정권들 그리고 민주화 정권들조차 그런 기회를 국민들에게  크게 부여하지 못했습니다.



즉, 제가 최장집 교수의 '민주화 이후 우리 사회는 질적으로 더 나빠졌다'라는 발언에 토를 달자면, '남이야'로 대변되는 오랜 노예의 시대에서 벗어나서 민주주의를 넘어서는 방종, 그리고 오랜 독재정권의 타율적인 강요된 윤리의식의 역사에서 이제 기껏 30년 지났기 때문에 너무 성급한 발언이라는 것입니다.


5백년을 넘는 노예에의 순치 기간............ 그리고 나라없는 백성으로 30여년........... 또한 20년을 넘는, 타율적인 강요된 윤리의식의 세월에 비하면 30년 민주화 기간은 너무 짧습니다.


흔히, '한국 사람들은 남 잘되는 꼴을 못본다'라는 말을 합니다. 바로 노예로 순치되었던 기간이 너무 길었기 때문입니다. 니체의 도덕론에 의하면 노예들은 강요된 도덕, 그리고 결코 주인을 향해 싸우지 않고 노예끼리 싸웁니다. 주인이 노예 둘 중 한 노예에게만 고기반찬을 주었을 때 고기반찬을 받지 못한 노예는 결코 주인에게 '왜 쟤만 주느냐?'라고 항의하지 않습니다. 고기반찬을 받은 노예에게 '왜 너만 받았느냐?;'라고 시비를 겁니다. 그러니 오랜 노예 상태에 있었던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 사람들은 남 잘되는 꼴을 못본다'라는 말이 회자되는겁니다.



최장집 교수는 너무 성급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비판은 한국 좌파들을 향해 그리고 문국쌍 정권을 향해 했어야 합니다. 복지제도는 저도 찬성을 합니다만 한국 좌파들 그리고 문국쌍의 복지정책은 '해야할 것'을 넘어서 '기계적 평등'을 주장함으로서 국민들에게 '노력한만큼 대가를 보상 받는 것'이 아닌 '주인이 주는 것에 만족하는' 바로 국민들을 노예에의 순치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