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수보다 선거인 수가 많게 나오는 유령표의 실체

 

2020.06.06

 

가세연과 박주현 변호사는 중앙선관위 홈피에 올라와 있는 파주 진동면과 철원 근북면의 사전투표 현황을 보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두 지역(진동면, 근북면)의 선거인수가 주민수보다 많게 나온 것이 확인되어 자신들이 그토록 부르짖었던 유령표의 실체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선관위에 기록된 것을 보면 사전투표수와 당일 투표수를 더하면 주민등록상의 주민 수보다 많게 나와 이상하다.

파주 진동면의 경우 20204월 현재 주민 수는 159명인데, 관내사전투표 선거인(투표) 114, 당일 투표인 수 67로 사전투표 + 당일 투표가 181로 주민 수 159명을 초과한다. 주민 모두가 18세 이상으로 유권자라 하더라도 투표율이 181/159 = 113.8%가 되어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당일 선거인 수는 87명으로 관내사전투표 선거인 수 + 당일투표 선거인 수 = 201이 되어 주민 수보다 무려 42명이 많다.

철원 근북면을 살펴보면, 주민 수는 112명인데 관내사전투표 선거(투표)인 수 142, 당일투표 선거인수 91, 당일투표수 67로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와 당일투표 선거인수를 합하면 233으로 주민 수의 곱절이 넘는다. 관내사전투표수와 당일투표수만 합쳐도 209로 무려 97명이 넘게 나오고.

 

하지만 저건 조작한 것이 아니라 민통선 내에 있는 특수 환경이 저런 현상을 일으킨 것이고 선거 부정과는 상관없다. 이 지역은 민통선 안이라 이 지역에 토지를 소유하고 경작하는 사람들이 평소에는 외부에 살다가 농번기에만 잠시 머물며 농사를 짓는다. 410일경은 마침 농번기라 이런 사람들 중에 이 지역(진동면, 근북면)에 들어와 농사일을 하면서 사전투표를 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은 같은 파주시()와 철원군에 살기 때문에 진동면이나 근북면에서 사전투표하더라도 관외투표가 아니라 관내투표가 된다. 진동면(근북면)과 동일한 국회의원 선거구 내에 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 선거인수는 사전투표 투표수와 동일하게 기재한다.

이렇게 하다 보니 이런 지역에서는 원래 선거인수보다 더 많은 선거인수가 중앙선관위에 나타나는 것이다.

 

201620대 총선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났지만, 표면화되지 않은 것은 사전투표율이 낮아 이런 사람들의 관내사전투표수가 적어 주민 수보다 관내사전+당일 투표수가 적게 나와 이상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파주 진동면의 결과를 보면, 관내사전선거(투표)인 수 59, 당일투표 선거인 수 113, 당일투표수 79이다. 20164월의 주민 수는 174명으로 관내사전투표 선거인 수 + 당일투표 선거인 수 = 138로 주민 수보다 적었다.

철원 근북면의 경우는 관내사전투표 선거(투표)인 수 59, 당일투표 선거인 수 83, 당일투표수 59로 당시 주민 수 110명보다 선거인 수가 32명 많고, 투표인수도 8명 많았다.

파주 진동면보다 철원 근북면의 민통선에서 농사짓는 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총선까지만 하더라도 사전투표율이 낮아 전국에서 철원 근북면 같은 곳 정도만 주민 수보다 선거인 수가 많아 눈에 띄지 않았던 것이다.

 

진동면과 근북면 이외에도 민통선 내의 지역은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 것이다.

필자가 파주 군내면을 확인했는데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난 것을 확인했다.

민통선 지역 이외에도 저런 현상이 벌어진 곳은 다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역 주민 수는 적은데, 인근 주민들이 이 지역에 많이 근무할 경우이다.

 

사실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는 해당 투표소 주민들의 선거인수가 아니다. 관내투표함에 투표한 수를 선거인수로 기재하기 때문이다.

가령 잠실1동 주민이 잠실2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면, 관외투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관내투표가 된다. 잠실1동과 잠실2동은 송파구갑으로 국회의원 지역구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실1동 주민이 잠실2동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한 것은 잠실2동 관내투표로 잡히고 잠실2동 선거인수에 카운팅 되는 것이다.

 

20대 총선도 마찬가지로 이런 식으로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를 기록했지만 21대 총선과 달리 관내사전 선거인수가 주민 수보다 많이 나온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은(전국을 조사하면 철원 근북면 말고도 1~2곳이 더 나올지 모른다) 사전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20대 총선 파주 진동면을 살펴보면, 투표율이 79.3%가 나오고 (관내사전투표 선거인 수 + 당일투표 선거인 수)/주민 수 = 172/174 = 98.85%가 나온다. 이는 진동면 주민들이 98.85% 투표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동일 선거구 내에 있는 인근 주민들이 진동면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했기 때문이다.

 

저렇게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와 또 선관위가 저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은 이해는 가지만, 미리 저렇게 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선관위가 설명했더라면 오해가 없었을 것이다.

 

 

<보충 설명>

A 면 주민은 100명이고 18세 이상의 유권자는 90명으로 이 지역 주민 30명이 사전투표하고 40명은 당일 투표를 했다면 실제 투표율은 (30+40)/90 =77.7%이다. 그런데 인근 B 면 주민 40명이 A 면 사전투표소에 와서 사전투표를 했다고 하고, A 면과 B 면은 국회의원 지역구가 동일하다고 하자.

A 면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한 B 면 주민 40명은 A 면 관내사전투표수에 잡히고 A 면 관내사전투표 선거인 수로 카운트 된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A 면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를 30+40=70으로 기록한다. A 면 투표인 수는 관내 70, 당일 40으로 110명이 되어 A 면 주민 수 100명보다 많게 되고 투표율이 110/90 = 122.2%가 된다.

 

20대 총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낮아서 선거인수가 주민수보다 많지 않아 표가 나지 않았다.

A 면 주민은 100명이고 유권자는 90명으로 이 지역 주민 10명은 사전투표하고 50명은 당일 투표를 했다고 하자. 실제 투표율은 (10+50)/90 = 66.7%. 그런데 인근 B 면 주민 20명이 A 면 사전투표소에 와서 사전투표를 했고, A 면과 B 면은 국회의원 지역구가 동일하다면 A면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한 B 면 주민 20명은 A 면 관내사전투표로 잡히고 A 면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로 카운트 된다. 따라서 중앙선관위는 A 면 관내사전투표 선거인수를 10+20=30으로 기록한다. A 면 투표인수는 관내 30, 당일 50으로 80명이 되어 A 면 주민 수 100명보다 적게 되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 진짜 투표율은 66.7%인데, 선관위 기록으로 보면 80/90 =88.9%로 나온다. 선거인 수도 주민 수보다 적게 나오고 투표율도 100% 이하로 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B 면 관내사전투표 선거인 수와 관내사전투표수가 20이 작게 기록되고, B 면의 선관위 발표 투표율은 진짜 투표율보다 작게 나오게 된다.

 

저런 현상이 일어난 곳은 파주 진동면, 철원 근북면 만이 아니다. 실제 선거인 수보다 중앙선관위 홈피에 발표된 선거인 수가 더 많은 투표소는 비일비재할 거다. 반대로 실제 선거인 수보다 선관위에 기록된 선거인 수보다 적은 경우도 그만큼 많을 거고.

하지만 선거구(지역구)별 선거인 수는 실제와 선관위 발표와 일치한다. 동일 지역구 내의 투표소 간에 선거인 수의 가감이 되어 서로 상계가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는 사전투표를 어디서 하든 전국이 관내투표가 되니까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도 국회의원만 선출하는 것이라 이런 문제가 덜 하지만, 지방선거일 경우는 문제가 심각하다.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5명을 선출하는데 각 선거구가 달라 주소지와 다른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하면 엄청 복잡하게 된다.

가령 잠실 1(송파구) 주민이 가락동(송파구)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하면 서울시장, 송파구청장, 서울시의원, 서울교육감 투표는 관내사전투표가 되지만, 구의회의원 선거는 관외투표가 된다.

잠실1(송파구) 주민이 천호동(강동구) 사전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하면, 서울시장, 교육감은 관내사전투표, 구청장, 서울시의원, 구의원은 관외투표가 된다. 이럴 경우 선관위 업무도 복잡해질 뿐아니라 유권자들도 엄청 헷갈리게 된다.

 

2018년 제7대 지방선거의 사전투표 현황을 한번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 중앙선관위 홈피에는 자료가 1~3회 지선 결과만 나오고, 2014년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되어 지방선거로는 첫 사전투표가 실시가 된 20187대 지방선거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확인차 파주을 선거구의 사전투표 선거인수와 투표수를 선거인명부와 대조해 보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그리고 지방선거에서는 더 복잡한 문제가 생기니 사전투표제를 원천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다. 사전투표제가 투표율 제고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도 있어 이번 기회에 폐지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