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사회 게시판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寂易騷"를 남기고 간다.
한그루님/
1) 톱니바퀴에 역진(혹은 역방향 회전)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진 멈춤쇠를 넣어 한쪽 방향으로만 회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을 래칫 구조라 하고,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소위 'ratchet wrench (속칭 깔깔이 렌치)'입니다. 좀더 쉽게 설명하자면, 4각이나 6각 볼트헤드를 조이거나 풀 때 사용하는 소켓렌치가 고정형이라면, 렌치를 계속 같은 방향으로 돌리는 경우, 주변공간의 제약을 받게 되므로 렌치를 빼고 끼기를 계속 반복해야 하지만, ratchet wrench를 사용하면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반복할 필요가 없습니다. ratchet wrench는 원하는 방향으로만 회전력이 작용하고, 반대 방향으로는 회전력 전달이 없이 공회전(헛바퀴질)만 하기 때문입니다.
2)
2-a) 러시아의 부동항 정책에 따른 남진을 경계한 영국과 일본은, 영일동맹(1902년 1월 30일)을 통해, '일본은 중국과 조선, 영국은 중국에서의 이익을 서로 인정'하며 군사동맹을 맺습니다.
2-b) 또한 러일 전쟁 직후 미일은, '미국의 필리핀에 대한 지배권과 일본 제국의 대한제국에 대한 지배권을 상호 승인'하는 문제를 놓고 1905년 7월 29일 가쓰라-태프트 밀약(Taft–Katsura agreement)을 맺습니다.
2-c) 이렇듯 을사조약은 당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팽배했었던 제국주의(帝國主義; Imperialism)의 산물입니다. 그러므로, 을사조약이 국제적으로 무효라는 주장은 세계역사에서 제국주의를 지워버리고 무효화해야 한다는 멍청하고 어처구니 없는 주장과 다름이 아닙니다. 역사라는 것 자체가 되돌릴 수 없는 것이지요. 당시 전세계는 힘을 앞세운 열강(列强) 제국들에 의해 수시로 세계지도가 바뀌고 있었고, 그로 인한 침탈과 살육, 그리고 인권말살 등이 일상사였던 시대입니다. 사실 오늘날 유럽선진국들이 누리고 있는 부의 상당부분은 당시 식민지의 고혈을 쥐어짜며 쌓아 올린 것들이지요.
2-d) 우리나라의 혹자들은 독일의 사례를 들어 일본과 비교하곤 하지만, 정작 독일은 오로지 '전쟁 당시 유대인학살과 주변 유럽국들이 입은 전화(戰禍)'에 대해서만 사죄했을 뿐, 제국주의 시절 자신들이 식민지에서 저지른 만행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심지어 대전 중 아프리카에서 저지른 수많은 전쟁 범죄사실들에 대해서는 아예 사과한 바가 전혀 없습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등 여타 유럽 열강국들도 모두 마찬가지이므로, 이 문제를 놓고 우리나라 편을 들어 줄 나라는 없다고 봅니다.
2-e) 늑약이라함은, 굴레 勒(늑)과 맺을 約(약)으로써, 굴레가 되는 약속이라는 뜻입니다. 강자에 의한 강제이니만큼 이를 당하는 약자에게는 당연히 치욕이 뒤따르는 것입니다만, 나라의 상황을 그리도 처참하게 만든 고종과 민비 그리고 대원군 등 이씨 왕가의 무능함과 멍청함을 빼놓고 일본만 탓하는 것은 역사의 가르침을 왜곡하는 것입니다.
당시 우리나라와 주변 열강들의 상황을 보자면, 늙은 종이호랑이 청나라는 자신들의 속국이라 주장했고, 변방의 신흥 열강 러시아는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지요. 그러므로 일본이 아니였었다면 청나라 혹은 러시아의 식민지로 되는 것이 당연했던 국제적인 흐름이였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절대로 간과하면 안됩니다.
3)
3-a) 『한일기본관계조약』의 국문, 일문, 영문은 여기에서 다운 받으면 됩니다.
3-b) 195(III)는 1948년 12월 12일 1948년 유엔총회 결의안[UNGA 75; A/RES/195 (III) 12 December 1948]으로서, 제 112(Ⅱ)B호에 의거 설치된 유엔 한국임시위원단(UN Temporary Commission on Korea; UNTCOK)의 감시하에 실시된 총선을 통해 수립된 대한민국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유엔총회 결의안입니다. => 원본링크: http://www.worldlii.org/int/other/UNGA/1948/75.pdf [The Problem of the Independance of Korea]
디지털 원본은 => https://digitalarchive.wilsoncenter.org/document/117706.pdf
3-c)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Treaty of San Francisco, Treaty of Peace with Japan, San Francisco Peace Treaty)체결은 1951년 9월 8일이고 조약의 발효는 1952년 4월 28일입니다. https://en.wikisource.org/wiki/Treaty_of_San_Francisco
4) 종전 이후 샌프란시스코 조약에서 규정된 세계질서 체제를 일컬어 소위 『샌프란시스코 체제 (San Francisco System)』라 하며 『한일기본관계조약』역시 이 조약을 기반으로 이루어집니다. 또한 종전 이후 『SCAPIN 1757호』는 우리 대한민국을 특수지위국(Special Status Nations)으로 규정합니다. 돌려 표현해서 그렇지 사실상 대한민국은 전범 부역국입니다. 따라서 당 조약 14조에 명시된 '승전국으로서의 전쟁 배상 청구권'은 없습니다. 단지 당 조약 2조에 의거 한반도와 도서를 돌려 받고 국내에 남아있는 적산(敵産; enemy property) 전부 (당시 시가 약 60억 달러 추산, 미군정)을 국가재산으로 귀속시키게 됩니다. 거기에 덧붙여 『한일기본관계조약』에 3억불 보상금+2억불 차관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재삼 재사 뭔가를 계속 청구한다면, 역으로 일본은 당시에 남아있던 적산을 모두 돌려달라고 소송해도, 국제법상 우리는 이에 대응할 아무런 명분도 근거도 없게 됩니다. 샌프란시스코 체제는 물론이고 그에 따른 내용도 전적으로 무시하면서 국제적으로 뭔가 합법성을 인정해 달라고 하는 게 과연 가능한지 우리나라 외교부에 묻고 싶습니다.
//Quote//
GHQ/SCAP Memorandum (21 June 1948)
This memorandum, a rescission of SCAPIN-1757 of 4 August 1947, which also concerned "Definition of United, Neutral, Enemy, Special Status and Undetermined Status Nations". Note that SCAPIN-1757 was a rescission of SCAPIN-217 of 31 October 1945, which defined only United Nations, Neutral Nations, and Enemy Nations.
Of the many "nations" listed under these five categories, the following are of special interest.
United Nations
China
Union of Soviet Socialist Republic
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United States of America
Enemy Nations
Germany
Japan
Special Status Nations
Austria
Italy
Korea
Siam (Thailand)
China was of course a principal member of the United Nations -- the collectivity of nations, not yet the present United Nations, which had jointly vowed to fight Germany, Italy, and Japan on 1 January 1942. The USSR, which had signed a neutrality pact with Japan in April 1941, did not denounce the pact until April 1945.
Austria (which had been a part of Germany), and Korea (which had been a part of Japan), were regarded as "liberated" entities. Italy, among the three Axis enemy states, had surrendered in 1943 and joined the Allied cause against Germany. Siam had allied itself with Japan, to the extent of permitting Japanese forces to pass through and mount operations from its national territory, but had not joined the Tripartite Pact.
//
주: Sweden 역시 태국(Siam)과 비슷한 역할을 했었지만 미꾸라지처럼 잘 피해 나갔지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에는, 8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비즈니스로 만나다 친구가 된 나이 지긋한 분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이분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당시 일본군들의 선봉에선 조선인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굴었었는지 지금 다시 돌이켜 보아도 가장 무서웠다고 합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Sook_Ching
덧:
1) 참고로 『한일기본관계조약』에 있어서 한국어와 일본어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해석의 차이의 경우는 영문원본을 기준으로 합니다.
2) 'already'라는 단어는 『한일기본관계조약』에서 딱 한번, 그리고 'such'라는 단어는 유엔총회 결의안 195(III)에서 딱 한번 나옵니다.
정치/사회게시판 최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