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

저는 이 말에 깊은 한숨과 우려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네, 5.18 정신 누구보다 그 가치가 무엇인지 잘 알고 누군가 5.18 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을 한다면 저는 기꺼이 맞서서 토론할 마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아닙니다.

역사는 동일한 사건을 옆에서 지켜 본 두명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사자가 아닌 이상에는 그 의도와 진위에 대해서는 그 두명의 증언과 해석중에 누가 맞는 지에 대해서 100% 알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 그 당사자도 그 의도가 꼭 그렇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좋게 또는 정 반대로 나타나는 것도 허다한 것이 역사입니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사건에 대한 해석과 그 의미, 그리고 그 후에 세월이 흐르면서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과도한 성역화는 반드시 부작용도 불러오게 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해석의 자유는 누구에게나 열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게중에서 많은 사료와 증거를 가지고 좀 더 객관적으로 그 견해를 피력하는 역사가들에게는 거의 무한한 해석의 자유를 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게 바로 광주의 희생자들이 자신들의 목숨을 기꺼이 내놓으면서 지키려고 했던 바로 그 자유민주주의입니다. 

따라서 역사적 사건에 이견이 없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화자는 그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말을 했거나 아니면 광주의 희생자들은 자신의 정치세력'만'의 정치적 자산으로 독점하여 반대파를 제거하려는 파쇼적인 행태입니다.

한편으로 이 나라의 대통령께서는 나라를 위해 죽은 사람들에 대해 등급을 매겨서 차별을 하고 계신 듯 합니다. 예를 들면 북한의 침략에 나라를 지키다가 생명을 잃은 연평도 해전, 천안함 침몰, 서해 교전의 전사자를 추모하는 자리는 나 몰라라 하면서 세월호나 5.18에만 나타나셨습니다. 이게 한나라의 대통령으로서 할 일입니까, 아니면 당신은 그저 일부 사람들과 지지자들을 위한 대통령입니까. 평소의 이런 행동을 보면, 이견이 없어야한다는 말은 그저 수사법의 실수가 아니라 속 마음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진영논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누군가 5.18 정신을 폄훼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기꺼이 맞서서 토론할 수도 있고 때로는 욕도 해주겠습니다.

하지만, 해석을 다르게 본다고 독재자의 후예라고 하는 사람에게는 너도 독재자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