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백 사람중 아흔 아홉 사람이 잘못 알고 잘못 쓰는 말이 있다, 글 쓰기를 업으로 삼는 기자들조차도 틀리는.

비근한 예를 들어 보겠다.

일상 생활에서나 언론 보도에서나 "변호사에게 자문(諮問)을 구한다", "대통령 자문(諮問) 기관, "자문(諮問) 위원"같은 표현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말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는 자(諮)가 "아랫사람에게 물을 자"임만 일깨워줌으로 충분하다. 이 말을 설령 천 사람중 구백 구십 구 사람이  쓰더라도 잘못함이 잘함으로 바뀌지 않는다. 

다른 한자인 자(咨)와 혼동하면 안 된다. 이 글자는 "윗사람에게 물을 자"이다.

"凡諸卑幼 事無大小 毋得專行 必'咨'稟於家長." (명심보감)
(무릇 모든 낮고 어린 것들은 일의 크고 작음 없이 제멋대로 다녀서는 아니 되며 반드시 가장께 '여쭙고' 사뢰어야 한다.)

자문을 비슷한 뜻인 질문으로 치환하여 보자. "변호사에게 질문을 구한다", "대통령 질문 기관", "질문 위원", 이런 말이 성립하는가?

다른 보기를 들어 보겠다.

"이번 사건은 ~~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방송사 기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극명(克明)하다"는 동사이다. 자동사도 아닌 타동사이다. 극복하다, 극기하다등에서 보듯이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극(克)의 뜻이 "이길 극"이기때문이다.

"오등은 자에 아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차로써 세계 만방에 고하야 인류 평등의 대의를 극명(克明)하며, 차로써 자손 만대에 고하야 민족 자존의 정권을 영유케 하노라."
(최남선, 기미 독립선언서)

기자들이 "극명하다"를  "극(極)히 명(明)하다", 혹은 "극(劇)히 명(明)하다"라는 형용사로 오해하고 있는데, 이런 단어가 원래 없다. 종이 사전에는 안 나온다. 

물론 한자의 조어력을 감안한다면 "내가 쓰면 쓰는 거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려면 적어도 "극명(克明)하다"라는 다른 단어가 있음 정도는 알고 써야 할 터이나, 그런다는 증거는 없다.

인(人)과 민(民)은 다르다. 인이 민보다 높다. (중인 > 상민 > 천민)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아는 사람이 일러주어도 부정한다면 이는 어쩔 수 없다. 부처님도 "인연없는 중생은 제도할 수 없다."고 하셨거늘, 하물며 본회원같은 일개 범부이겠는가?

공자가 최초부터 위대한 성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過則勿憚改(허물이 있은즉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의 정신으로 스스로를 갈고 닦아 마침내 인류의 스승으로 추앙받게 되었다. 그 차이가 처음에는 작았겠으나, 나중에는 실로 거대해진다.

김일성인들 시작부터 절대 악한이었겠는가? 그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의 교회에서 찬송가 반주 풍금치는 소년이었다고 한다. 고모부도 친형도 살해하는 김정은인들 볼이 능금처럼 붉은 소년인 적이 없었겠는가? 밤에 몰래 일어나 요리사에게 과자 하나 달라고 한 적이 없었겠는가? 그러나 그들의 지금은 어떠하며, 그들의 결국은 또한 어떠하겠는가? 작은 잘못을 고치지 않은 게 자라서 크나큰 잘못을 이룰 수 있다는 보기이다.

단어 하나를 못 고치는 수준에서 무슨 원자력 발전소를 고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