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이 오해를 부를 것 같은데, 순전히 피지컬 차원의 표현이다.
진짜로 가슴팍이 좀 시큰거린다.


30년쯤 전에 어떤 못된 녀석과 언쟁을 벌이다가 맞은 적이 있다.
음.... 사실은 언쟁을 벌인 것도 아니고 맞지도 않았다.
얘기가 너무 길어지겠기에 자세히 밝히지는 않겠는데, 암튼 둘이서 얘기를 나누던 중에 내 어떤 말에 비위가 상한 녀석이 갑자기 나를 밀쳤었더랬다.
양손을 자기 가슴 앞에 모았다가 팔을 휙 뻗어 내 앞가슴을 손바닥으로 서너 번씩, 내가 엉겁결에 책더미 위에(그곳은 서점이었다) 엉덩방아를 찧을 때까지 밀쳐 댔으니까 때린 거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통증은 이내 가라앉았지만 그때 이후로 조금 심한 운동을 하기만 하면 녀석의 손에 맞은 부위가 시큰거리곤 하는 것이었다.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몸을 격하게 놀리는 일은 주저하게 만드는 정도의 통증이었다.


그런 일을 한달에 한 번 정도는 겪으며 20여 년을 보냈는데, 4,5년 전부터 그 현상이 뚝 멎었더랬다.
역시 젊었을 때 발목 부근 뼈 어디에 금이 갔는지 내리막길을 내달리거나 할 때마다 그 부위가 시큰거리곤 하던 것이 십 년에 걸쳐 천천히 아물었던 적이 있기에 이쪽 뼈는 치유되는 데 좀더 긴 시간을 요했던 모양이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몸 어디가 시원찮으면 알게 모르게 사람을 옥죄어 주눅이 들게 하는 법이다.
그 제약에서 풀려난 해방감 때문이었을까, 그때부터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어떤 일을 앞두고 내 사기를 내 스스로 북돋을 필요가 있을 때, 혹은 일이 잘 풀려 자신감이 솟구칠 때, 마치 킹콩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고는 자기 가슴팍을 쿵쿵 두드리곤 하는 것이다.
양주먹을 번차례로 세 번, 쿵쿵쿵쿵쿵쿵. 그리고 양주먹으로 동시에 세 번, 쿠웅쿠웅쿠웅.
가슴 쪽이 시원찮을 때는 꿈도 꾸지 못하던 동작이었다.


그런데 어제 갑자기 가슴이 다시금 시큰거리기 시작하였다.
친숙하다면 친숙한 그 느낌. 마치 몸속 어디가 싸구려 인공물로 대체되어 그 부위의 기능이 원활치 못한 느낌....
안녕, 나의 킹콩이여. 새비지여, 마초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