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와 민주당(청와대)의 꼼수


                                                                  2018. 04.20


우리나라의 자칭 진보 세력들은 꼴통에다 독선적이고 무능력 하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출중한 능력 하나가 있다. 선전선동에 능하고 정치공학적 계산은 빠르다는 것이다.

김경수가 경남도지사 불출마를 결심했다가 다시 출마 선언으로 리턴한 어제 하루는 이들의 정치공학적 계산이 알파고보다 빨리 돌아갔을 것이다. 이들에게 진실 규명이란 입바른 소리이고 대중 호도용일 뿐 오로지 자신들의 유불리만이 세상의 기준이 될 뿐이다.

분명 김경수는 18일 밤에 불출마를 결심하고, 19일 아침에 있을 진주에서의 공식 출마 발표 회견을 취소하고 19일 아침 서울에 머물렀다.

불출마 선언은 김경수 개인 차원에서는 향후 경찰이나 검찰, 특검의 수사에 대비해 불체포 특권 등 국회의원이 갖는 보호막을 활용하기 위해 경남도지사 출마로 상실할 국회의원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민주당이나 청와대 입장에서는 김경수의 불출마는 6.13 지선에서 부울경 벨트가 무너지는 것을 넘어 자칫 전국의 판세에 영향을 주게 될 뿐 아니라, 김경수가 트루킹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 되어 정국의 헤게모니를 야당에게 넘겨줄 것이 더 우려되었을 것이다.

김경수가 불출마를 표명하자 민주당이나 청와대는 김경수에게 이런 상황 전개가 민주당 뿐아니라 주군인 문재인을 더 곤란하게 한다는 점을 설득하여 김경수를 돌려놓은 것 같다. 김경수를 안심시키기 위해 민주당은 특검을 절대 받아들이지 않거나 특검을 수용하더라도 6.13 지선 후로 시간을 끌거나 특검의 대상과 수사범위도 한정하는 쪽으로 특검을 약화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끌면서 4.1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6.13 지선에서 승리하면 드루킹 사건도 여론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김경수를 안심시켰을 것이다.

김경수는 불출마를 번복해 출마 선언을 하면서 특검도 받아들이겠다고 마치 자신이 결백한 것처럼 자신감을 보였으나, 이미 불출마를 결심했고 출마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이 드러난 이상 그것이 허세이고 만용임을, 그리고 민주당과 청와대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것을  정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국민들이면 다 알게 되었다. 물론 묻고 따지지도 않는 김경수와 문재인을 맹신 지지하는 자들이야 예외이겠지만.

김경수의 특검 수용 발언이 무색하게 민주당은 김경수의 출마 발표 직후 곧바로 그건 김경수 개인 생각일 뿐, 특검을 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고, 청와대는 특검은 국회가 결정하는 것이라며 공을 국회로 넘겨 버렸다.

지금 자한당, 바른미래당, 평화당이 과반을 넘어 특검 발의를 할 수 있지만, 민주당이 찬성하지 않으면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60%의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드루킹 사건)특검법은 의결되지 못한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장인 정세균이 특검법을 직권상정할 리는 만무할 테고.

추미애 등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선진화법을 내세워 김경수를 설득했을 것이고 자신들이 절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테니 김경수에게 버티라고 주문했을 것이다. 국회선진화법을 폐지 혹은 개정하자는 자들이 그 국회선진화법을 자신의 정파적 이익의 활용 도구로 삼고 있으니 참.... (필자는 국회선진화법은 반민주적임으로 폐지 혹은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혹 현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게 국회선진화법의 폐지나 개정이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하더라도 개정 혹은 폐지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

특검이 아니라면 경찰과 검찰의 수사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문재인과 함께 근무했던 이력이 있는 인물이고, 최근 브리핑에서 김경수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 경찰에게 진실 규명을 기대한다는 것은 난망이다.

경찰은 드루킹을 구속하고도, 그리고 검찰에 사건을 이첩하고도 언론에 브리핑을 하지 않았을 뿐아니라, 드루킹의 아지트인 파주의 느릅나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도 증거를 제대로 압수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증거 인멸을 방치했다. 느릅나무 사무실에 버젓이 CCTV가 작동하고 있는데도 CCTV를 압수하지 않아, 언론 보도가 나간 바로 다음날 누군가가 CCTV를 끄고 집기를 빼 나간 뒤 잠금장치까지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CCTV 녹화 파일은 누가 출입했는지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텐데도 집기와 자료를 치우고 CCTV를 끄고 간 사람(들)이 누군지도 조사도 하지 않고 있다. 경황이 없어 CCTV를 압수하지 못했다고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변명만 한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특검을 하게 되면 반드시 조사대상으로 넣어야 하고, 정권이 교체되면 이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할 것이다.

윤석렬 중앙지검장이 실세로 있는 검찰 역시 제대로 수사해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선관위가 2017년 3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회원 2명에 대한 제보를 받고 수사를 했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지만, 고양지청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하였다. 검찰의 수사가 부실했거나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의도적으로 덮은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검찰은 사건이 경찰로부터 넘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사를 경찰에 맡기고 있고, 1월 평창올림픽 관련 두 건의 댓글 조작 사건만 기소해 놓은 상태다. 김경수가 연루되어 있다는 증거가 나왔는데도 김경수를 소환하거나 김경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지도 않는다. 드루킹이 텔레그램으로 김경수와 연락한 김경수의 휴대폰도 압수해 수사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나 김경수는 경찰과 검찰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이런 전략의 성공여부를 떠나 한번 시도해 볼만 하다고 보는 것 같다.

김경수의 불출마가 몰고올 후폭풍에 의해 민주당과 정권이 초토화되는 것보다는 경찰과 검찰을 이용해 버티기로 여론을 잠재우기 하는 편이 자신들에게 타격이 덜하다고 보는 것이다.


김경수가 출마 발표를 하면서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한 것은 특검에 대한 여야의 입장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앞서 설명했지만 김경수와의 약속 때문이라도 특검을 이제 받을 수 없게 되었다. 아마 여건이 바뀌어 특검을 수용해도 큰 타격이 없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민주당은 절대 특검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김경수 출마 선언으로 민주당은 특검에 대해 수용 불가라는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었다고 봐야 한다.

반면, 자한당 등 야당의 특검 주장은 명분이나 논리에서 한층 더 힘을 얻게 되고, 여론전에서도 유리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여야의 대충돌은 불가피하다.

문제는 드루킹이다. 김경수가 출마로 돌아섬으로 해서 드루킹은 특검은 어렵다고 보고 현정권과 타협하려 할 공산이 커졌다. 그 동안 정보나 자료를 언론에 흘렸지만 자신이 쥐고 있는 마지막 히든 카드는 현정권과의 협상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패는 상황을 지켜보다 언론(야당)이나 현정권(검찰, 경찰, 민주당)에 던져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다.

이제 민주당/정의당 vs 자한당/바미당/평화당 vs 드루킹의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언론들의 특종 경쟁도 불을 뿜을 것이다. (정의당은 노회찬과 심상정이 드루킹과 관계가 있음이 드러나 특검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TV조선)가 먼저 치고 나갔지만, 요즈음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문화일보도 이 사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싸움의 결과는 각 세력의 전투력과 방어력, 그리고 국민(여론)이 좌우하겠지만, 앞으로의 싸움의 승패는 각 세력이 얼마나 내부 갈등이나 반목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민주당과 청와대가 김경수에게 출마를 강행하게 하고 특검을 받지 않고 버티려는 전략을 구상한 이면에는 자한당/바미당/평화당을 이간, 분열시키거나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책임제 개헌 당근을 제시하고 타협하려는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본다.

드루킹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현정권에 물으려면 자한당/바미당/평화당을 묶어내고 이탈하지 못하도록 감시하고 강제해야 한다.

6.13 지선에서 야3당이 단일화를 협의하는 것도 전선 이탈을 막는 방법이고, 또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단일화의 명분도 생겨 그 효과도 클 것이다.

서울시장은 바미당의 안철수에게 과감히 양보하는 것도 자한당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드루킹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이 안철수이고, 그 때가 바미당과 평화당이 나눠지기 전인 국민의 당 시절이니 평화당도 안철수 단일화에 동의할 명분도 있다.

필자는 정치공학적 접근이나 야합적 단일화를 비판하고 경계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진실 규명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야3당의 공조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다.


별론으로,

필자는 이번 드루킹 사건은 현집권세력 내에서의 파워 게임의 산물이라고 본다. 이런 측면을 감안하면, 친문과 비친문, 실권과 자리를 차지한 주사파 청와대 참모 그룹과 논공행상에서 홀대 받은 비주류 세력 사이의 틈이 의외의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드루킹이 요구한 대로 현집권세력이 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오사카 총영사가 아니라면 그에 걸맞는 다른 자리를 제시해 드루킹 그룹을 만족시킬 수도 있고. 그런데 김경수의 천거가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에 의해 좌절되었다. 임종석을 비롯한 주사파 그룹이 장악한 청와대가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위해 자기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주다 보니 김경수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드루킹과 김경수의 관계, 그리고 드루킹 그룹이 지난 19대 대선에서 기여(?)한 공으로 볼 때 드루킹의 요구가 무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죽하면 김정숙이 문재인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었을 때 혼이 나간 듯이 “경인선에 가자. 경인선으로 가야 한다.”를 5번이나 외치고 수행원들이 제지함에도 ‘경인선’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겠는가? 광주 경선장에서도 경인선 멤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그 뒤를 김경수는 수행했고, 경인선 멤버들에 둘러싸여 찍은 김정숙의 사진이 문재인 후보 블로그에 올라와 있기도 했고, 홍보 동영상에도 경인선 멤버들이 “경제도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가 적힌 것을 들고 연호하는 장면이 나온다.

국민의 당이 댓글 공작으로 선거법을 위반한 사람으로 고소한 드루킹을 민주당은 국민의 당에게 고소를 취하해 줄 것을 요청했다. 드루킹과 함께 경인선, 경공모 활동을 하고 드루킹을 변호한 윤모 변호사가 민주당의 법률자문단으로 활동했고, 이 윤모 변호사를 민주당 법률자문단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천거한 것은 민주당도 드루킹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다.

드루킹은 김경수 뿐만 아니라 여권 인사 중 일부와도 메신저를 주고받았다는 것은 드루킹이 민주당 인사들과 광범위하게 교류하고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뜻이다. 사실상 민주당이 주장하는 일개 당원의 돌출행동이 아니라 드루킹은 선거캠프에도 깊숙이 관여했고, 핵심역할을 수행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찰마저도 김경수가 드루킹에게 14건의 문자를 보냈고, 그 중에 기사 URL을 보낸 것이 10건인데, 이에 대해 드루킹이 “처리하겠습니다”라는 답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이건 드루킹과 김경수가 지시-보고하는 관계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김경수가 드루킹의 여론조작질에 관여했다는 결정적 증거이다.

김경수는 또 드루킹에게 안희정 전 충남지사도 소개해 주었다.

‘경공모’ 초청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특강 자료에 따르면, ‘경공모’는 ‘대선 기간에는 민주당 대신 실질적 온라인 대응 활동을 담당했음’이라고 자신들의 활동 내역을 밝혔다. 소개 자료에 ‘경공모’는 ‘일일 기사 대응 300∼400건 가량, 대선 기간에는 일일 700건 이상’ ‘회원들이 24시간 교대로 온라인 모니터링’이라고 자신들의 활동 내용을 설명했다.  

경공모는 또 이 자료에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않고 주로 방어하는 데 집중. 유일하게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37%까지 올라갔을 때 5일간 ‘안철수는 MB 아바타’라는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격을 함”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경선 당시는 안희정 후보가 2위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음’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대선 때 안 후보는 ‘MB 아바타’라는 비방으로 이미지에 큰 상처를 입었고, 안 전 지사는 대선 경선 막판에 이재명 성남시장을 앞지르고 2위를 차지하며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떠올랐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선 후보 경선과 대선에서 여론 조작으로 민의를 왜곡시키는 반(反)민주적 집단행동을 한 것이다. 민주당 주장처럼 “순수한 시민들의 정치 참여”나 “일부 개인들의 일탈”로 도저히 볼 수 없다.


이번 사건은 4월 17일자 글에서도 밝혔듯이 반민주적 국기문란 행위로 진실을 규명해 반드시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댓글로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들을 호도하여 왜곡된 판단을 하게 하는 것을 이번에 바로 잡지 못하면 이런 수법들이 선거 때마다 더욱 횡행하고 사회 혼란은 가중되고 국민들의 선택은 왜곡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