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 스켑티컬 레프트에서 Athina님이 뭔가 재미난 일을 벌인 모양입니다.
 원래 피디수첩 재판엔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Athina 대 우희종 교수 논쟁이 브릭까지 번짐에따라 언론을 탔다는 소문이 들리길래 그 동안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대충 살펴봤습니다. 이하는 간략한 제 감상입니다. 



  1. Athina 대 우희종 교수 간에 뭔가 논쟁이 붙었다면, 전 Athina님 쪽에 판돈을 거는 선택을 진지하게 고려는 해봅니다. (물론 100% 자신은 못합니다만...뭔 소리 하는지 일단 얘긴 들여다 볼 정도의 신뢰는 둔다는 뜻입니다 )

  이건 피디수첩 판결, 정지민 번역의 정/부당 여부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게, 그저 Athina라는 사람을 (일면식도 없지만) 인터넷 글쓰기를 통해서나마 그동안 관찰해온 경험에 근거합니다. 

 그 사람이 (제 관점에서 볼 때 ) 도무지 저건 아니다 싶은 얘기도 이따금씩 합니다만,  다만 이런 건 있습니다.  자기가 보기에도 뭔가 확실치 않다, 이건 다소 불확실하다 싶은 경우엔 대개, '물러설 여지'를 남겨둡니다.  즉, 새로운 자료가 제시되면 판단을 바꿀 수도 있다는 여지를 완곡하게나마 글 어딘가에 남겨둡니다. 이 점에서 Athina님은 '대체로' 용의주도하고 조심성이 있습니다 ( 이런 조심성을 발휘 못한 경우도 있었긴 합니다만...)

 그런데 이번엔 전혀 딴판으로 아예 '배수진'을 쳤더군요.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나가던데, 저렇게까지 자신만만하고 쎄게 나오는걸 보면 자기 나름대로 뭔가 120% 믿는 구석이 있는 듯 합니다.



 
 2. 판결문, Athina님 글을 대충 읽어보니...

 다시 말하지만, 주마간산식 훑어보기여서 논쟁의 세세한 점들을 가려내진 못한 상황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나마 나름 초간단 압축 요약을 해보자면  Athina님이 제기한 논점 중 하나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판결문 : 정지민의 증언은 믿을 바가 못된다. 그 이유의 하나로, 정지민은 (a variant of CJD)를 단순한 CJD로 번역했는데, 원래 미국에서는 (A variant of CJD)라고 하면, 곧 인간광우병인 vCJD를 의미한다. 따라서 정지민은 오역을 했다. 오역을 하는 번역가의 증언은 못 믿겠다. 

 2) 우희종 : 판결문 내용이 옳다. 미국에서 a variant of CJD라고 말하면, 이건 곧 인간광우병 vCJD를 가리킨다. 

 3) Athina : 뭔 소리냐? 미국의 경우, a variant of CJD가 항상 인간광우병 vCJD를 가리키진 않는다.  그 증거로...(이런 저런 논문사례들 우수수...) 


 
 만약 Athina님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판결문은 정지민의 번역을 오역으로 판단한 '근거'를 잘못 든 셈입니다. 성실하게 논쟁을 따라가 보진 않았습니다만, 대충 오고간 얘기를 보자면 Athina님이 제기한 그 증거, 곧 미국에서 a variant of CJD가 인간광우병이 아닌 다른 질병을 가리킨 증거를 정면으로 깬 반박은 아직 안나온 듯 합니다. 사정이 그와 같다면 이번 논쟁은 Athina님의 한판승일 듯. 구경꾼 입장에서 현재의 감상을 말하라면, 일단은 Athina님의 승 쪽으로  판단이 기울어집니다.  
  
 
  
   

 3. 여전히 남는 의문들...

 혹자는 Athina님의 문제제기를 두고 이를 정치적 동기에서 나온 행위로 폄하하던데, 이건 엇나간 비판입니다.
 그 근저에 깔린 정치적 동기야 뭐든 간에 아닌건 아닌겁니다. 설령 나치 제 3 제국의 부활을 위해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 한들, 판결문이 든 근거가 틀렸다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겁니다. 정치적 동기를 문제삼는 건 개가 풀 뜯어먹는 소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는 의문들은 여전히 있는데...

1) 판결문에서 정지민의 증언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로 든 그 근거가 판결문 전체를 판단하는데 얼마나 중요한가? 

  판결문에서 피디수첩의 '도덕적 무죄"'를 선언한 근거는 정지민의 증언에 신뢰성이 없다는 이유 외에도 여럿 있습니다. 또한, 그  정지민의 증언을 믿을 수 없다는 근거만 해도 여럿 됩니다. 피디수첩의 '도덕적 무죄'의 선언한 그 하고 많은 이유들 중에 단지 a variant of CJD 부분의 내용이 부정확하다는 사실이 판결문 전체의 '품질'을 판단하는데 얼마나 결정적인가?  전 답을 모릅니다. 아시는 분은 의견을...

2) 둘째, 이건 다소 주제와는 동떨어진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정지민의 번역은 과연 정확했는가? 
 
 판결문에서 정지민의 번역을 오역으로 단정한 근거가 부정확했다 하더라고, 여기에서 곧바로 정지민의 번역이 옳았다는 결론은 나오지 않습니다. 이건 따로 따질 문제죠. 

 오고가는 얘기를 (또 반복하지만 대충...) 보면 입장 대립은 대략 이렇습니다. 

 정지민 오역설 : 빈슨이 a variant of CJD라는 '언어적 표현'을 했을 때, 이는 '문맥 상' 인간광우병을 의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정지민의 번역, 즉 단순히 CJD로 옮긴 것은 오역 

 정지민 정역설 : 아니, 화자의 '속마음'까지 추측해서 옮기는 번역이 세상에 어디 있나? 그저 화자의 '말'만을 옮기는게 번역이지...

 여기서 제 입장은 아직 분명하지 않습니다만, 다만 정지민 정역설을 지지하는 저 근거엔 반대합니다. '때'와 '상황'에 따라선 화자의 '의도'를 옮기는 것이 '정역'입니다.  일반적 대중을 대상으로 한 피디수첩 방송의 경우에 한해 말하자면, 맥락상 빈슨이 a variant of CJD라는 '언어적 표현'으로 실제 뜻한 바가 '인간광우병'이었을 경우,  '문자'를 버리고 그 '뜻'을 취하는게 맞습니다. 따라서, 정지민 정역설을 저에게 납득시키려면 저것과는 다른 이유가 나와야 합니다. 


 일단은 여기까지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