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사탕님께서 CVID를 언급하셔서 다른 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글 하나 더 쓰고 갑니다.

우선 먼저 읽으실 글은 저의 글로 '왜 DJ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장담했을까?'(전문은 여기를 클릭)


북한은 금창리 핵시찰에서 IAEA를 속이고 미국을 속여서 미국이 망신살을 사게 했고 그런 과거의 역사가 북핵문제 해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트럼프는 클린턴 정권 시절, 러시아의 전통적인 앞마당인 발칸반도에 성조기를 꽂은 것처럼 이번 북핵 국면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해체하는 것을 넘어 '북한에 성조기를 꽂겠다'라는 계획 때문에 북핵 문제는 더욱 꼬이고 있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그리고 문국쌍은 아무 것도 모르고 혼자 깨춤을 추고 있는 중이고요. 뭐, 그래도 전쟁보다는 훨씬 낫기에 문국쌍을 응원하는 중입니다만.


지난 3월 3일인가요? 문국쌍 정권의 미국 특사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트럼프는 CVID를 천명하며 오랫동안 '사어화'되었던 CVID 용어를 부활시켰으며 문국쌍 정권의 외교력에 대하여 비판이 있었습니다.


CVID. 지금 CVID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의 쟁점은 'D'에 있습니다.

한국 언론에도 보도되었고 저도 언급했습니다만 김정은의 비핵화와 트럼프의 비핵화는 다른 의미입니다.


CVID는 부시 정권 당시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만든 용어인데 full version은 “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완전히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입니다. Dismantlement는 원자력 용어로서 트럼프 정권의 국가안전보장회의 보좌관인 맥마스터의 후임으로 임명된 존 볼턴이 '북한의 핵무기를 손으로 뜯어내야 북한의 비핵화는 달성'이라는 주장에서 보듯 핵시설에 콘크리트라도 부어 완전 무력화 시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부시의 CVID의 'D', 그러니까 dismantlement는 미국 내외에서 심한 비판에 직면합니다. 실제적인 핵무기 폐지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발생시킨다는 것입니다. 비판에 직면한 부시 정권은 제 3차 6자 회담에서 CVID 대신에 'Comprehensive Denuclearization'(포괄적 비핵화)라는 표현을 들고 나옵니다. Denuclearization은 비핵화의 의미로 dismantlement에는 없는 '정치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 이후로 미국 정권에서는 CVID라는 용어 사용을 자제했고 CVID를 쓰는 경우에도 'D'를 dismantlement 대산에 denuclearization으로 바꾸어 부르거나 혼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김정은이 치고 나온 것이고요. 즉, 비핵화를 정치적 행동으로 달성하겠다는 것입니다. 예로, IAEA 시찰을 충실히 받겠다는 것인데 이 글 서두에 있듯 금창리 핵시설 IAEA 시찰에서 IAEA를 속이고 미국을 속였던 전례가 있어 미국이 수용하지 않겠죠.


결국, dismantlement이냐 아니면 denuclearization이냐?에서 트럼프는 'dismantlement', 김정은은 'denuclearization'을 주장하는 것이죠. 주목할 것은 그동안 미국 대통령들이 쓰지 않았던 CVID라는 용어를 문국쌍 정권의 미국 특사들이 도착하기도 전에 언급했다는 것과 '손으로 핵시설을 뜯어내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강경파 존 볼톤을 임명한 것에서 트럼프는 반드시 북한의 핵시설에 콘크리트를 부은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죠.


문제는 이 것 뿐만이 아닙니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을 주적으로 생각, 중국에 대한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고 그 예로 중국과 적대적인 인도와 파키스탄을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2000년대에 중국과 전쟁을 한 베트남과 전면 외교를 복원했죠. 


다른 포스팅에서 언급했습니다만 중국 포위망에서 다른 지역은 중국이 포위망을 뚫는 창의 위치, 미국은 창의 공격을 피해 포위망을 유지하는 방패 역할이라면  북한은 중국 포위망에서 중국이 방패, 미국이 창의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즉, 중국은 북한을 사수해야 하며 미국은 북한에 성조기를 꽂고 싶은 창의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트럼프와 김정은의 쟁점은 CVID에서 'D'. '북한 핵시설에 콘크리트를 부을 것이냐?' 아니면 'IAEA 시찰을 받을 것이냐?'로 김정은이 6자 회담 복귀 의사를 밝힌 것도 바로 denuclearization, 그러니까 정치적 비핵화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 표명이죠.


그러나 금창리 IAEA 핵시찰에서 IAEA를 속이고 미국이 망신살을 사게 했던 과거 전력에서 미국이 양보할지, 그리고 북한에 성조기를 꽂고 싶은 미국 입장에서 트럼프가 호락호락 응할지는 두고봐야겠죠.


한국에게 최악은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재현입니다. 제가 몇 번 언급했습니다만 북한에 의한 한반도 통일을 미국이 묵인하는 대신에 북한에 성조기 꽂는 것을 허락하는 빅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으로서는 미국 영역에 새로 편입하니 정치적 이익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고 미국은 북한을 미국 영역에 포섭시켜 인도와 파키스탄에게 그랬던 것처럼 핵보유국을 인정하면서 중국 포위망을 견고하게 하는 이익을 취할 수 있죠.


트럼프는 일찌감치 '그깟, 테러? 미국의 주적은 중국과 러시아'라고 선언했으니 아웅산 테러 사건으로 테러국가로 지정된 북한은, 북한에 성조기를 꽂아 중국의 포위망을 견고하게 할 수 있다면 북한의 테러 역사 쯤은 '그깟'이 되겠고 결국 북한에 성조기를 꽂고 싶은 미국의 정치적 이익 때문에 남한은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남한에게는 최악의 시나리오죠.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