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호남차별이 심해지기 시작한 것에 대하여 디시겔을 언급하면서 설명한 적이 있었는데요..... 두어분 블로그에서 '온라인 호남차별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할 때부터라는 주장을 접하고서는 '이게 뭔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운 것은 그런 주장을 한 블로거들이 '체험담'에서 기술한 것일 뿐 특별히 근거가 없어서 '그런가?'하고 넘어갔습니다.


사실, 저도 주장을 했지만, 최소한 2007년까지는 온라인에서 호남차별발언을 그렇게 많이 접해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일상이 바빠서 그리고 후진 KBO 프로야구를 안본지 오래였다가 (뭐, 저는 김성근의 SK 왕조 시절에도 KBO 프로야구를 거의 안보았습니다. 기사도 안읽고. 그러다가 김성근이 한화 프로야구 감독을 하면서부터 KBO 프로야구를 다시 보기 시작했죠) 2015년부터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2009년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했을 때부터 '호남차별 발언이 극성을 이룬 이유가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너무 설치고 다녔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는데 2017년 그러니까 작년 KBO 코리안 시리즈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하면서 제가 언급한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현상이 발생하더군요. 뭐, 프로야구 커뮤니티에서요.



솔직히, 일부 기아타이거즈 팬들 너무한건 사실입니다. 최형우의 지역드립을 쉴드치지를 않나 특히, 약팀이었던 한화이글스를 공개적으로 비하하지 않나 그리고 기아타이거스에서 오랫동안 노망주(늙은 유망주--그래서 방출시켜도 이상하지 않은 선수를 의미)였던 선수를 kt의 핵심자원인 선수들과 트레이드를 할 수 있느냐?라는 뻔뻔한 글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올라옵니다. 그리고 '내로남불'적 주장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뭐, 어그로 뿐 아니라 멀쩡한 글을 쓰던 기아 타이거즈 팬들도 그런 현상에 동조합니다. 


그런데 이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너무한 현상은 딱히 기아 타이거즈 팬들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두산이 우승했을 때는 두산 베어즈의 팬들의 눈꼴 사나운 언행이 줄을 이었고 삼성이 우승을 했을 당시에는 삼성 라이온즈 팬들 역시 그랬으니까요.


문제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팬덤 중에서 가장 인원이 많은 팀 중 하나가 기아 타이거즈이라는 것이죠. 특히, 홍팍이라고 비야냥댈 정도로 특정 사이트는 기아 타이거스 팬들의 숫자가 압도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팀마다 눈꼴 사나운 언행을 하는 팬들은 다 있는데 기아 타이거즈 팬덤이 크다보니까 '눈꼴 사나운 언행을 하는 팬들'이 당연히 숫자적으로 더 많고 회수도 더 많을테니까 다른 팀 팬들에게는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유독 극성스럽다'라고 인식될겁니다.


통계가 가져다주는 착시 현상이죠.


거기에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하면서 소위 '어그로들'이 집중적으로 기아 타이거스 마크를 달고 설쳐대니까 그 '눈꼴 사나운 언행'의 회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겁니다.


그리고 엊그제 드디어 터졌습니다. 일부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설치는 것이 눈꼴 사나왔던 타팀 팬들 그리고 그에 편승한 어그로들이 설치는 바람에 아래와 같이 최다 추천 수 글 10개 중에 8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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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팀의 성적과 자신의 자부심을 일치시키는' '팀아일체 현상'이야 모든 스포츠들이 그래서 각종 포탈 사이트에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옹호하고 다른 팀을 성토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런데 유독 기아 타이거즈 팬들을 비난할 때는 '지역차별적인 용어들'이 거론되고 그런 지역차별적인 용어들이 성토하는 타팀 팬들은 소수이고 그 것을 즐기는, 평소에는 멀쩡히 글을 잘 쓰는 타팀 팬들이 그런 표현을 은근히 즐기고 있다는 것이 문제죠.


뭐, 한 때는 호남사람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본문에 쓴 글이 추천수 200회를 넘어갔으니까 말 다했죠. 



저는 이 현상을 호남차별의식과 함께 반달리즘이 결합된 형태로 봅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1980년대 그 암울하던 시대에, 그 누구도 학살의 진실을 언급할 수 없던 시절에 호남사람들에게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타이거즈)'는 프로야구 경기 이상의 상징적인 것이었고 그 상징을 조롱하는 반달리즘 말입니다. 거꾸로 기아타이거즈 팀에 대한 자부심은 호남사람들이 타팀 팬들보다 높다는 방증이고 그러니 '팀아일체 의식'이 다른 팀보다는 더 높을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차별받는 입장의 사람들이 다수가 되었을 때 소수에 대하여 차별하는 발언을 한다는 것입니다. '일부'라고 변호되는 이 차별적 발언은 '차별이라는 것'이 어쩌면 인간의 본성, 심리학적으로는 생존 본능에서 유래된 것이니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겠습니다만.



제가 가장 놀랐던 발언은 바로 이겁니다.


"차별을 받는 사람은 차별을 받는다고 항의만 하지 말고 차별을 받는 이유를 생각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라"라는 발언, 그리고 이 말도 안되는 발언을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뭐, 타 사이트를 폄훼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특정 이유 때문에 글들과 댓글들을 빼놓지 않고 읽는데 정말 가관들입니다. 솔직히 어느 팀애 관계없이 '정말 대한민국 사람들 의식이 이 정도로 형편없나?'라고 놀랄 정도니까요. 뭐, 학원폭력을 저질렀고 처벌도 받지 않고 모 프로야구단에 입단한 선수를 칭송하는 것은 양념 수준에 머무를 정도니까요.



체험담에 의한 주장, '온라인에서 호남차별 발언이 극성을 부리기 시작한 것은 2009년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할 때이고 그 떄 기아 타이거즈 팬들이 너무 설치고 다녀서 눈꼴 사나와서 그랬다'라고 하는 주장이 온전히 맞다고 한들, 그게 어떻게 호남차별 발언을 합당화 시킬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욕이나 한번 해주면 충분한 일일텐데' 말입니다.


'언어는 의식을 규정합니다'

평소에 차별의식이 없었다면, 눈꼴 사납다고 차별 발언을 서슴없이 해댈 수 있었을까요? 그리고 2018년 서두는 2017년 우승한 기아 타이거즈 팬덤을, 지역차별 용어를 언급하면서 차별하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백이숙제는 "以暴易暴"를 남겼고 한그루는 "以"를 남기고 간다.